아침 저녁으로 날이 제법 쌀쌀해져서
저녁이 되면 낮동안 열어두었던 창문도 다 닫고,
두툼한 가을 이불을 꺼내서 잠자리를 보게 되네요.
이렇게 금방 가을이 자리잡을 줄은 몰랐어요.ㅎㅎ
금새 겨울이 온다고 호들갑 떨진 않을지 모르겠어요^^;
날이 쌀쌀해지면 따뜻하고 든든하게 채워줄수 있는 음식들이 생각나요.
어제 오후에 앞집 아주머니께서 서현엄마~ 하고 저를 부르시더라구요.
마당에 심어놓은 호박넝쿨에서 호박 한개와 수세미 한개를 따주셨는데,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요.
요건 그냥 둥근호박이 아니고 제가 무척 좋아하는 조선호박이거든요 ^^*
저는 이 조선호박만 보면 진하게 끓인 된장찌개나
칼칼하게 끓여낸 갈치찌개가 생각나요.
친정엄마께서 자주 만들어주셨던 음식들이라 그런가봅니다.
마침 갈치도 있고 해서 엄마의 솜씨를 흉내내서 저녁 식탁에 호박 갈치찌개를 올려보았어요.
매콤하고 칼칼해도 맛만 있으면 끝까지 열심히 먹는 딸아이..
한젓가락 먹을때마다 얼굴이 빨개지도록 매워하면서도 잘~~~ 먹습니다.ㅎㅎ
.. 재료 ..
갈치 4토막, 소금 약간, 조선호박(또는 둥근호박) 1개, 청양고추 2개, 대파 1대, 물 450cc, 다시마 5*5cm 1장
양념장 - 고춧가루 2.5~ 3Ts, 고추장 1/2Ts, 국간장 1Ts, 맛술 1Ts, 설탕 1/2ts,
매실액기스 1/2Ts, 굵은소금 2/3Ts, 다진마늘 2Ts, 다싯물 1Ts, 후춧가루 약간
5~6시간 전에 찬물(450cc)에 다시마를 담가서 다싯물을 우려냈어요.
시간이 넉넉할때는 불에 올리지 않고 이렇게 다싯물을 우려내서 사용하면 좋아요.
갈치는 칼등으로 비늘을 벗겨내고 지느러미를 잘라서 씻어 물기를 빼줍니다.
그런다음 굵은 소금을 고루 뿌려서 잠시 놓아두세요.
양념장 재료는 모두 한데 넣어서 섞어주고,
조선호박은 큼직하게 썩둑썩둑 썰어서 준비해주세요.
청양고추는 어슷 썰어주고, 대파도 어슷 썰기해서 준비해둡니다.
냄비에 썰어둔 호박을 넣어주고,
양념장의 2/3정도와 다싯물 200cc를 넣어 섞어주세요.
그 위에 손질한 갈치를 올리고 남은 양념장을 얹어준다음,
남은 다싯물을 부어주고 청양고추를 고루 올려서 불에 얹어줍니다.
뚜껑을 살짝 열어서 센불에 올려 끓여주고,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서 15~20분정도 은근한 불로 끓여주세요.
중간중간 국물을 갈치에 끼얹어가면서 끓여주시면 좋아요.
갈치찌개가 거의 완성되면 썰어둔 대파를 올려서 2~3분정도 더 끓여주세요.
이때에도 국물을 끼얹어가면서 끓여주시구요~
그러면 칼칼한 호박 갈치찌개 완성입니다.ㅎㅎ
국물이 제법 졸아들어서 더 매콤해 보이지요?
이 정도 졸아들면 호박에도,, 갈치에도 매콤한 양념이 잘 스며들었을 꺼예요.
갈치는 저희 가족이 무척 좋아하는 생선이라서
어떻게 요리를 해놓아도 금새 동이나지요.ㅎㅎ
감자나 무를 넣고 조림을 해도 맛나고,
이렇게 호박을 넣어서 갈치찌개를 해도 참 맛나요.
국물을 넉넉하게 만들어서 호박과 같이 떠먹으면 다른반찬 생각이 하나도 안난답니다.ㅎㅎ
갈치가 꽤나 통통하니 실하게 생겼지요?
손바닥만한 갈치라서 한토막만 먹어도 든든해지는 느낌이예요.
식구들 둘러앉아서 맛나게 저녁을 먹긴했는데,
갈치찌개에서 엄마의 손맛은 도저히 나질 않네요.
엄마가 만들어주실 때보다 이것저것 양념도 더 넣고 했는데 말이예요^^;
냉동실에 남아있는 갈치 몇토막 가지고 가서
엄마께 호박 갈치찌개 만들어 달라고 졸라봐야겠어요.ㅎㅎ
갑자기 엄마도,,, 엄마의 손맛도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