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은 단풍을 보기도 전에 사람들 틈에서 먼저 지친다. 그러나 어디든 숨겨진 비경은 있는 법! 전문가들은 손가락을 높이 쳐들지만,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 운치 있는 곳이 있다. 덜 알려져 더욱 좋은 가을 단풍・억새 코스 베스트 7을 소개한다.
대청호를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청남대로 가는 길은 만추에 더욱 빛을 발한다. 10월의 끝자락이면 목백합 노란 단풍에 길도 맑고 환해진다. 넓은 잔디광장과 소나무 정원수가 아름다운 대청댐 호수공원에서 청남대까지는 가을빛 완연한 호수와 숨바꼭질 하는 호반도로를 따라 20km 정도. 가을 하늘빛을 닮아 더욱 파래진 호숫가엔 갈대 이삭도 하얗게 피었다.
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개방된 이후 청남대로 가는 목백합 길은 많이 번잡해졌다. 권력자만 머물던 금단의 공간을 들여다본다는 이채로움에 노랗게 물든 진입로와 철새, 텃새가 놀고 있는 평화로운 호수 경관까지 더해져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문의면에서 청남대행 셔틀버스를 타면 15분 만에 청남대 관리사무소 앞에 도착한다. 목백합의 노란 그림자가 버스 차창을 노랗게 물들이며 청남대까지 2.5km 정도를 따라 붙는다. 긴 터널의 끝에서 만나는 대통령의 성, 청남대 본관은 지난 1983년 완공된 그리 크지 않은 2층 건물이다. 청남대 안은 흔히 볼 수 없는 야생화와 수목의 천국이기도 하다.
특히 본관에서 골프장,초가정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은 가을 야생화 단지. 걸어서 20분 거리인 이 길 주변에는 붉고 노란 단풍을 비롯해 벌개미취,구절초 등 90여 종의 야생화가 자생하고 있다.
Point
사진 촬영 포인트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다 쉬는 곳인 그늘집 구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정을 구상했던 초가정에서 바라보는 대청호의 전망도 일품이다. 관람코스 관리사무소~양어장~본관~정원~수영장~미니 골프장~초가정
where to stay
들꽃 피는 언덕 대청호 유일의 펜션. 화이트톤의 빌라형 외관에 강 쪽으로 향한 베란다를 갖추고 있어 전망이 뛰어나다. 주방이 침실과 분리된 베란다가 있어 독특하다. 도로변에 있지만 100% 소음이 차단되는 것도 장점. 외장재보다 내장재에 비중을 두어 외풍도 전혀 없다. 신탄진에서 대청댐으로 가는 길 초입에 있으며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 중이다. 청남대까지는 20분 거리. tel 042-933-0520
what to eat대청호 주변의 인기 요리는 민물매운탕. 나루터 식당(tel 042-932-2404)이 유명하다. 장어 전문점이라는 타이틀답게 장어구이도 감칠맛 난다.
how to enjoy현암사 대청댐 광장 맞은편인 구봉산 중턱에 자리한 절. 길가에 차를 세우고 200m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한다. 바위산 절벽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형세다. 형세만큼 오르기도 수월치 않다. 하지만 현암사 대웅전 앞에서 펼쳐지는 대청호의 모습이 고생한 대가를 보상해준다.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른 호수에 옛 산들이 점점 가라앉아 다도해의 실루엣을 그대로 재현한다. 운이 좋으면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주홍빛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drive info 경부고속도로 신탄진 IC를 빠져나온다. 직진해서 150m 달리다 좌회전하면서 나오는 신탄진역으로 가는 길로 진입한다. 신탄진역을 지나면 오른쪽에 대청호 가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청남대로 가려면 대청댐을 지나 문의쪽으로 방향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