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분류 : 문페이스와 캘린더 시계
IWC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1) 단순 캘린더 시계
먼저 캘린더 시계의 가장 단순한 모습을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단순한 캘린더 시계란
이미 설명한 단순시계에 날자만을 추가로 표현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면 데이-데이트 시계가 됩니다.
IWC 군용시계의 걸작 Mark XII Fortis Pilot Day-Date
위의 사진의 시계 형태가 가장 단순한 타입의 캘린더 시계이며, 여러분들에게는 가장 보편적인 타입의 시계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설명드린 센터세컨드 타입의 시계에 3시 방향에 단지 날자를 표시하는 날자창(date only : 왼쪽) 및 날자-요일창(Day-Date)을 가진 타입의 시계입니다.
ETA 2801-2
이러한 데이트 혹은 데이-데이트 모델들은 심플와치의 무브먼트의 다이얼측에 데이트링 혹은 데이트링과 데이플레이트를 설치하여 만들어집니다.
ETA 2804-2 ETA 2836-2
타임온리 무브먼트인 ETA 2801 에, 각기 데이트링(date-ring)을 설치한 ETA 2804와 데이트링과 데이플레이트(day plate)를 함께 설치한 ETA 2836의 다이얼측 사진입니다.
Ulysse Nardin San Marco Big Date AP의 Royak Oak Day-Date
위의 사진들은 앞서 예로 든 데이 캘린더와 데이-데이트 캘린더의 디자인을 약간 변경한 것입니다.
좌측의 시계는 "빅데이트"라고 하여 데이를 두 개의 창에 표시하고 이를 12시 방향으로 옮겨놓으며 초침을 센터세컨드 대신에 서브세컨드를 사용한 것입니다. 기능적인 면에서는 위의 Mark XII와 동일한 것이지만 매우 다른 느낌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측의 오데마피게의 로얄 오크는 날자와 요일을 3-9 다이얼로 표시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앞서 예로든 포티스의 평범한 데이-데이트와는 다른 복잡시계의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즉, 매우 단순해 보이는 데이-데이트도 창의 배치와 "단순시계"의 다양한 디자인과의 조합 혹은 서브다이얼의 사용 등으로 무궁무진한 디자인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율리스 나르뎅의 캘린더 기구의 사진입니다. 앞서 ETA 2804계열과 달리 요일과 날자 등이 소형의 원판형 플레이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빅데이트 등 다이얼의 외각이 아닌 중심에 표시되는 데이트창 혹은 데이창 등에는 이와 같이 소형의 원판들을 회전시켜 데이-데이트를 표시하는 방식들이 채용되고 있습니다.
데이-데이트에 월 표시 기능만 추가된다면 일명 Triple Calendar 혹은 Full-Calendar라 부르는 우리가 통상 캘린더(달력)라 부르는 기능을 모두 표시하는 시계가 됩니다.
Patek Ref. 5035J
사진의 시계는 2-6-10 에 각기 요일, 날자, 요일을 표시하는 서브다이얼과 날자창을 설치한 캘린더 시계입니다.
(2) 문페이스 Phase de Lune
IWC Portofino 5251
문페이스는 말 그대로 달의 상태를 다이얼에 표현하는 것입니다. 낮과 밤을 표시함과 동시에 그날 밤에 떠오를 달의 위상을 표시하는 것인데, 현대에 와서는 그러한 실제적인 기능보다는 아름다움 때문에 서브 다이얼로서 많이 채용됩니다.
위의 사진은 1987년에 처음 발매되어 소량 생산된 IWC의 포르토피노 5251로 케이스 지름 46mm의 시계입니다.
GO의 Senator JLC Master Moon
좌측의 시계는 4시 방향의 데이창과 10시 방향에 문페이스를 조합한 Swatch Group 소속의 글라슈트 오리지날의 세네이터 모델입니다.
한편, 우측의 시계는 Jaeger LeCoultre의 유명한 Master Moon 모델입니다. JLC의 제품은 Reverso시리즈와 Master시리즈로 대별되며, 전자가 사각형의 헤드가 회전하는 타입의 시계이며 후자가 전통적은 라운드 타입의 시계입니다.
문페이스 (moonphase)는 자연적인 29.53059 일의 달의 싸이클을 8개의 상태로 표시하는 것입니다.
가장 단순하고 대신 덜 정확한 형태의 문페이스 표시는 59-톱니와 2개의 달을 가진 문페이스 표시용 원판을 사용하여 표시됩니다.
그러나, 최고급 시계들의 문페이스는 122년에 하루(위의 IWC그랜드컴플리케이션 등) 정도의 오차로 에러를 줄이기 위해 고정밀의 치차를 사용하거나 추가의 기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랑게 1815 문페이스
월이라는 개념은 일년에 12.368 월의 달의 사이클에 기초한 적이 있었으나 그러한 관계는 이미 오래전에 깨어져 버렸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은 일반 달력(양력)의 날짜만으로는 음력(실제 달의 모양)을 추론할 수 없습니다.
현대의 월이라는 개념은 천문학전 일년인 365.24219 일의 전통적인 분할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3) 애뉴얼 캘린더 (Quantime Annuel)
Patek Phillippe Ref. 5056P Annual Calendar
애뉴얼 캘린더 (annual calendar)는 캘린더형 복잡시계의 가장 최근의 발명품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단순 캘린더 시계들이 31일을 일주하도록 31일이 아닌 달에는 수동으로 일과 요일을 조정해야하는 방식임에 비해 애뉴얼 캘린더는 28일이나 29일로 한 달이 되는 매년 2월에만 한 번 조정해 주는 것만으로 30일과 31일의 변화는 내부 매커니즘에 의해 자동으로 계산해 내는 타입의 시계입니다.
(4) 퍼페츄얼 캘린더 (Quantime Perpetuel)
Ulysse Nardin GMT Perpetual JLC Master Perpetual
고가의 복잡시계의 하나인 퍼페츄얼 캘린더 (perpetual calendar)는 캘린더형 시계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시계입니다.
앞서의 캘린더형 시계들과 달리 이 시계는 일, 요일, 월 외에도 연도까지 표시하며 최소한 백년 이상 별도의 수정이나 교정 없이 윤년까지 계산하여 다이얼에 표시하는 타입의 시계입니다.
(5) 시간의 방정식 (Equation du Temps)
시간의 방정식 (equation of time)은 실제의 태양시와 현재는 원자의 진동수에 기반한 평균시간 사이의 차이를 계산해 내는 시계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지구가 태양을 타원괘도로 회전하면서 한편으로는 지축이 괘도 평면에 대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간의 방정식 손목시계는 낮과 밤의 계절적 변화를 표시하는 시계입니다.
따라서, 퍼페츄얼 캘린더 중에서도 유일하게 인공적인 시간의 도입에 의해 상실된 것을 부활시킨 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퍼페츄얼 캘린더와 다른 점은 태양이 뜨고 지는 시간을 표시하는 기능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6) 율리스 나르당의 천문시계 3 부작
Astrolabium G. Galilei
위의 시계가 천문시계 3 부작중 제일 먼저인 1985년에 발표된 "아스트롤라비움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Astrolabe란 고대의 천문학자들이 천체의 수평선에 대한 위도와 방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도구로 동양의 "혼천의"와 비슷한 것입니다. 이 도구를 이용하여 고대의 천문학자들은 계절을 계산하고 12궁도(zodiac)의 움직임을 계산하였으며, 일식 등을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이 복잡한 도구는 지구에서 본 주어진 시간의 하늘의 태양, 달 및 별들을 위치를 표시합니다.
또한, 일출과 일몰, 문페이스, 월출과 월몰 및 일식과 월식, 월과 요일 등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 시계는 바로 Astrolabe를 시계로 실현한 것입니다.
Planetarium Copernicus
이 시계는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처음으로 제창되었던 태양중심의 태양계를 옮겨놓은 시계입니다.
이 시계를 통해 태양과 지구에 대한 다른 행성들의 상대 위치를 정확히 읽을 수 있으며, 달은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퍼페츄얼 캘린더는 황도(zodiac)의 표식을 365.24일에 한 바퀴 회전하는 것으로 표시됩니다.
Tellurium J. Kepler
가장 늦게 발표된 텔루리움 케플러는 천문시계 삼부작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으로 불리웁니다.
이 시계는 지구의 북극에서 본 지구를 회전시키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휘어진 스프링이 북회귀선(Tropic of Cancer)에서 남회귀선(Tropic of Capricorn)까지 연결되어 태양에 비추어진 지구의 부분을 표시하며 일출과 일몰의 위치를 표시합니다.
달은 지구의 주외를 회전합니다. 용으로 표현된 바늘은 일식과 월식을 표시합니다. 퍼페츄얼 캘린더는 일년에 일 회전을 하게 됩니다. 삼부작중 유일하게 99개의 한정판으로 발매되었습니다.
현대에 너무도 흔한 시계인 데이트 저스트 시계로부터 출발한 캘린더 시계는 밤 하늘을 옮겨 놓은 천문시계로 그 마지막을 장식하게 됩니다.
심플한 시계에서 단순히 다이얼을 회전하는 조그만 시계 바늘들은 인류가 바늘의 움직임으로 축소해 놓은 우주 그 자체인 것입니다.
우주의 끝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직경 40 mm 에도 못 미치는 이 작은 공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습니다.
시계... 그것은 작은 우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