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4일 (화) 아침 해가 밝았습니다.
오늘은 세종시 수목원 간다고 공지되어서 10시에 갈마역 3번출구 밖에서 만나 출발합니다.
가는 도중에 뜻밖에 오늘 일정을 듣습니다.
대청호를 지나 문의의 한 음식점에 들려 점심부터 먼저한다는 이야기.
하루 일정을 남에게 맘 편하게 맡겨 놓고 시작하는 하루입니다.
자기 주도적인 것이 아닌 것이 주는 편안함입니다.
마침 읽고 있던 책 부분에 있는 "Be Proactive" 부분이 떠 오릅니다.
자극(Stimulus)과 반응(Response) 사이에서 선택의 자유(Freedoom to Choose)가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오늘따라 입춘 추위가 극성입니다. 사방은 흰 눈으로 덮인 흔적이 아직 군데군데 남아 있는데 추위는 맹위를 떨치고,
1960년대 지독히도 추었던 강원도 철원 근처 휴전선 군생활도 생각나고,,, 영하 7-8도쯤이야 대수롭지 않았는데 ...
하루 일기예보는 구름이 많으리라는데 그런데도 해가 나있습니다.
조심조심 미끄러운 길을 지나 대덕연구단지도 지나고 적오산성 아래로 해서 신탄진으로 달립니다.
대청댐 아래 새로 생긴 신탄진-문의 길을 따라 문의면소재지 한 식당에 다다릅니다.
오늘은 운전기사(보배) 마음대로 날입니다.
들어선 곳의 식당 온풍기가 유난히도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식탁에 둘러앉고서야 이곳에 온 까닭을 밝히는 보배.
의미있는 포도주 잔과 붉은 색 와인이 한 잔씩 돌아갑니다. 축하의 자리 . 깜짝(Surprise) 쇼 자리 입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붉은 마음 오래오래 갈 겁니다.
맛있는 음식 정식으로 점심을 해결한 우리들은 목적지 세종수목원을 향해 갑니다.
현도를 지나 부강을 건너갑니다. 사방에 산성들, 약수터도 지납니다.
온돌 유적이 생각나는 고구려식 산성 근처도 먼 발치로만 회상하면서 지나서야 국립세종수목원에 이릅니다.
전월산 아래로는 세종국회의사당 건물예정지가 가림막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수목원 건물을 향해 찾아갑니다.
걱정걱정했던 날씨는 맑은 하늘에 구름이 웅게뭉게 피어오르지만 날씨는 쌩쌩하게 여전히 춥습니다.
<식물의 탄생과 진화>를 주제로 한 [ 쥐라기가든 ]안내 현수막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무슨 만남이 이뤄질까?
가는 도중에 국립세종수목원의 어제와 오늘이 눈에 들어옵니다.
허허 벌판에 이런 변화가 생깁니다. 생각하고 계획하고 건설하고,
여러 사람의 생각과 정성과 땀이 함께 어울어져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아닌 벽해상전입니다. 푸른 금강변에 세워진 온실이니까요.
세종수목원의 영문표기가 궁금해집니다. 식목일을 < Abor day >라고 했던 것도 같고.
열대온실부터 돌아봅니다.
들어서자 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다윈난>
진화론의 비조. 시작이랄까? 영국의 위대함을 드러나게 한 인물.
비스듬하게 누워버린 해설판을 읽어봅니다.
30cm가 넘는 기다란 꽃꿀주머니가 유난히 긴 것에 주목한 다윈은 틀림없이 이 긴 꿀주머니에 걸맞는 주둥이를 가진 매개 곤충이나 벌 나비가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했다는데 그것이 그의 사후 41년 만에 입증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생의 진화라는 가설이 사실로 증명된 계기가 된 난이라는 데서 <다윈난>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 같습니다.
역시 아는 자만이 같는 날카로운 지혜의 눈입니다. 창조론에 대한 진화론의 시작입니다.
"페르미의 추정"과도 맥을 같이한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자세히 가까이서 봅니다.
20cm가 되는 주둥이를 가진 나방이를 크게 잡아 보았습니다.
세상은 서로 돕고 사는 것이 우주의 원리인가 봅니다.
공존공생, 코비의 <Thingk Win/Win>입니다.
' 성공'도 마찬가지랍니다. '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가 아니라네요.
마침 식물원 해설사가 해설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비스듬하게 누워있던 안내판도 바로 잡아서 반듯하게 세워 놓습니다.
해설사가 붉은 점 표시 부분 꿀주머니 부분을 가리킵니다. 꼭 긴 뿌리같이 생겼는데
꿀주머니랍니다.
오늘 식물원 온 보람을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도킨스가 쓴 책 <이기적 유전자>가 떠오릅니다.
온실내를 돌아가다가 문득 <인도보리수나무>를 만납니다.
보리수에 또 나무라는 말이 덧붙였는데, 그 아래에 뽕나무과라는 말에 꽂힙니다.
부처님이 명상하시다 깨달음을 얻은 나무가 바로 이 나무란 말인가?
'뽕나무과'라는 사실에 놀라움이 따릅니다.
열대온실은 대충 둘러보고는 지중해온실로 들어섭니다.
지중해 온실은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모습을 본떴다고?
다 인연이 있는 내용들이네요.
전에 한 번 봤어도 늘 새롭게 느껴집니다.
무슨 소나무가 이렇게 생겼나요? 우리나라의 소나무와는 생김새도, 느낌도 전혀 다른데 소나무라고 합니다.
같은 종도 기후와 토양조건이 다르면 형태도 달라지나 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는 성지기의 모습입니다.
역시 대충 둘러보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갑니다.
밖으로 나가는 통로에 들어서니 전월산 아래 터잡은 국회의사당 예정지 전모가 보입니다.
산지기가 멀리 둘러봅니다. 에전에는 전월산 아래 마을이 있었고 그 앞쪽으로 전라도 경상도로 가는 길이 금강변 나루로 이어졌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전월산 북쪽에는 원수산산성이 그 길목을 지키고 있었고요.
다시 실내로 들어옵니다. 내려다보니 꽃들이 많이도 피었습니다.
내려다 보는 느낌이 또 다릅니다. 보는 각도, 관점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달라지다니.
인간의 인식의 한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지중해온실 역시 대충대충 보고 그 끄트머리쯤해서 부켄빌리아꽃나무와 만납니다.
핑크빛 꽃이 말라도 그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하면서,
마치 '종이꽃'같은 느낌이라 " paper flower"라고도 하면서 아는 체를 해봅니다.
브라질 원산이라는 것을 푯말을 보고 오늘에서야 압니다.
집에서 키운 지가 몇 십 년이 되었는데도 말입니다.
지중해온실을 뒤로 하고 <특별전시 온실>인 '쥐라기실'로 들어갑니다.
<식물의 진화>를 읽어봅니다.
빅뱅(Big Bnag)이후 우주의 탄생, 태양계의 탄생, 지구의 탄생 ,생명체의 탄생, 인류의 탄생, "오늘의 나 "까지...
기적의 연속입니다. 감사합니다.
식물원에 갑자기 '쥐라기 공룡'들이 나타납니다.
공룡들의 시대, 파충류의 시대, 뱀 무리들이 극성을 부리고, 천하를 휘어잡던 시절
인류는 그 끝자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뱀이 가장 상극인 돼지를 수호신처럼 여겼다는 한자이야기 생각을 해봅니다.
집 가(家)자가 고상가옥 아래 돼지 시(豕)를 키우던 데서 생겨난 글자라는 주장을 진태하 박사는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똥돼지가 그렇고, 1970년대 초 지리산 뱀사골에서 본인이 직접 체험한 일도 있고..
올해가 을사(乙巳)년이라 더 새롭습니다. 巳' 蛇 둘다 뱀을 나타내는 '뱀 사'입니다.
순서가 뒤 바뀌었네요. '탄생'이 먼저이고, 그 후에 '진화'가 이뤄졌을 테니,
우리 입장한 순서가 거꾸로 인 때문인것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됩니다.
식물이 탄생, 진화하고, 그 다음에 동물이 그것도 바닷생물이... 육상으로 올라오고 인류는 탄생 진화 시계의 맨 끄트머리 쯤 해서 밤 12시 몇 분전 쯤해서 라고 <코스모스>에서는 말하고 있고..
<종자식물> 편도 들여다 봅니다.
씨앗 -> 싹 -> 자라기 -> 꽃피우기 -> 열매 맺기 -> 씨 -> 다시 순환의 되풀이
시작과 끝이 이렇게 되풀이 됩니다. 사람도 , 모든 생명체도,
우주도 그렇다고 보는 종교도 있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을 대충대충 둘러보고는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나옵니다.
해는 저물어 가고, 금강변 독락정(獨樂亭)의 성터도 저녁해 속에 아물아물거립니다.
멀리 우산봉(574m) 너머 계룡산이 석양에 어른거리는데.. 거칠메기재로 해서 대전 반석역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 하루도 저물었습니다.
좋은 하루, 의미 있는 하루, 또 다른 만남의 하루였습니다.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납니다.
(2025.2.7(금) 카페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