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오후, 며칠 앞으로 다가온 <KAL858 전두환 · 김현희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정대 · 서현우 · 신성국 공저) 발간과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저자 중 한 사람인 신성국 신부(청주교구)가 서울을 방문했다. KAL858기 사건 희생자 가족회 차옥정 대표 등과 만나 곧 나올 책에 대해 소개하고, 출판기념회도 홍보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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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국 신부가 10월 17일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있는 'KAL858 전두환 · 김현희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속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진실뿐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
세종로의 카페에서 KAL858 가족들과 만난 신성국 신부는 새로 나올 책의 교정지를 보여주며, 보통 사람들이 읽기에는 방대하고 난해한 <KAL858기 폭파사건 종합 분석 보고서>(서현우 엮음, 창해, 2010)의 내용을 쉽게 풀어 쓰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3년 가까운 조사를 거쳐서야 결론을 내린 미국 팬암 항공기 폭파사건(1988)이나 에어차이나 129편 김해 추락사건(2002)에 비하면 KAL858기 사건 조사는 “오직 김현희란 존재와 그녀의 진술에만 의거하여”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도 들어 있다. 신성국 신부는 “올해가 KAL858기 사건 발생 25주년인데, 아직까지도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모르는 국민이 많다”며 안타까워 한다.
신성국 신부와 KAL858 가족회의 만남은 2003년 5월부터 시작됐다. 그는 KAL858기 사건을 다룬 서현우 씨의 소설 <배후>를 읽으며 관심을 갖게 됐고, 차옥정 대표 등 가족회 임원들과 청주 근교에서 처음 만나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신성국 신부는 “힘없는 어머니들이 억울한 사정을 호소할 데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사제의 양심’으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힘이 되고자 다짐했다.
그는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을 하느님이 주신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심지어 이 사건을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연인’처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6년 이상을 지내면서도 이 사건을 잊은 적이 없고, 인터넷언론 <진실의 길>에 19회에 걸쳐 글을 연재하기도 했다. 신성국 신부는 “분단 문제를 해결할 열쇠 중의 하나”인 KAL858기 사건에 “진보 세력도 너무 무심하고 외면하고 있다”며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김현희 조사 없이 이뤄진 국정원 진실위 발표 인정 못해.. 억울한 사람의 호소를 들을 수 있고, 인간을 존엄하게 여기는 정부 들어서야 진상규명 가능”
신성국 신부는 2007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약칭 국정원 진실위)가 KAL858기 사건에 대해 내놓은 “북한 공작원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라는 결론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 진실위가 기존의 안기부 수사 발표를 다 인정했고 재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수사기록 대부분이 김현희의 진술에 의해서 쓰여졌으니 당사자인 김현희를 만나고 조사해 발표해야 합니다. 국정원 진실위가 여섯 차례나 김현희 면담 조사를 신청했는데 거부당했지요. 그러면서 무슨 조사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국정원 진실위 발표를 인정 못하는 것입니다.”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김현희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KAL858기 사건에 관한 신성국 신부 주장의 핵심이다. “9년 동안 이 사건에 매달리고 국내외 자료를 찾아본 사람으로서 김현희가 진술한 북한 관련 인적사항은 모두 거짓이라고 본다. 노동당 당증 번호도 모르는, 본인의 신상조차 모르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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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국 신부가 KAL858기 가족회 차옥정 대표(가운데) 등 가족들에게 'KAL858 전두환 · 김현희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교정지를 보여주며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
신성국 신부는 안기부가 “번복”과 “끝없는 거짓말”로 가득한 수사기록을 쓰고 발표한 것은 “정권의 목적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1987년 대통령 선거의 결정적 계기는 KAL858기 사건이지 김대중 · 김영삼 분열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그는 “KAL858기 사건을 알면 전두환 정권의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있다”면서 “전두환 정권은 1980년 5월 광주 시민을 학살하며 시작됐고 KAL858기 사건으로 마침표를 찍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성국 신부는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의 첫째 조건으로 ‘정권교체’를 내세운다. 분단 체제를 무너뜨릴 평화세력이 집권한 뒤 KAL858기 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그는 “새누리당 정권은 이런 사건의 진상규명을 방해하기에 급급하다”며 “이번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고, 억울한 사람들의 호소를 들을 수 있는 정권, 국민을 진정으로 섬기고 인간을 존엄하게 여기는 정권이 들어서야 KAL858기 사건의 진상규명이 완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KAL858 진상규명 활동, 십계명 따르고 복원하는 일이자 진실을 위한 순교”
한국 천주교가 분단 문제에 대해 너무 둔감하다며 아쉬운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신성국 신부는 “분단 문제 해결은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이 시대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교회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2009년 12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기고한 글에서도 “(교회의) 생명운동은 인간 생명 전체에 대한 포괄적 운동으로 펼쳐져야 한다”면서 자신이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에 뛰어든 이유는 생명운동 차원과 맥이 닿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성국 신부는 천주교 성직자들이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에 앞장서는 것은 진리를 찾아서 하느님께 나아가는 ‘성서 정신’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끝으로 그는 KAL858기 사건은 “이념과 무관한 사건”이며 “진실과 거짓의 싸움일 뿐”이라며 신앙인의 양심으로 바라봐달라고 호소했다.
“십계명에 ‘사람을 죽이지 마라’,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는 계명이 있습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는 제1계명도 있습니다. KAL858기 사건은 십계명 정신을 역행하는 일이었습니다. 사람을 죽였고, 거짓말을 했고, 이로써 하느님을 모독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그 절대적인 명령을 전두환 정권이 깨부순 것입니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은 십계명을 따르고 복원하기 위한 일입니다. 이념이 아니라 진실을 위한 순교지요. <조선일보> 같은 언론은 의도적으로 이 사건을 이념의 문제로 몰고 가면서 본질을 희석시킵니다. 우리는 그런 논리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철저히 진실을 찾고, 거짓을 거부하는 신앙인의 양심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첫댓글 13대 대선 투표(12월 16일)을 3∼4일 앞둔 시점에서 무려 4일 동안 전국적으로 ‘북한 규탄 궐기대회’를 개최, 대선 관련 이슈는 실종되고 전국은 온통 ‘KAL858기 사건과 북한 테러’라는 이슈만 난무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결국 <무지개 공작>의 목적은 노태우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였다.....(인용 중략) 그런데 대한항공은 왜 로이드보험에 보험청구를 안하고 있는 것일까? 천문학적 보상액을 왜 스스로 포기하는 것일까? 보험청구하면 국제적 정밀 조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고 그러면 앞뒤 안맞는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게될 것이고.. 불청구액에 해당하는 손해는 간단히 다른 특혜로 보전해주면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