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또 하나의 도전, 그 끝
참 멀리도 걸었다.
임진각에서 내 고향땅 문경의 국군체육부대까지 근 700리 길이었다.
3년 전 봄에는 서울에서 반 천리 길인 내 고향땅 문경시청까지 걸었고, 지난해 봄에도 서울에서 600리 길인 속초까지 걸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먼 길을 걸어, 내 인생에서 가장 먼 발걸음을 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덤의 발걸음이 있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문경시청에 까지 이르는 20여리 길이 그것이었다.
당초에는 임진각에서 걷고 걸어 지난해인 2014년 12월 31일 끝 날에 국군체육부대에서 걷기를 끝내고 새해인 2015년 1월 1일 첫 날에 국군체육부대를 품고 있는 오정산을 올라 그 아침에 떠오르는 새해 첫 태양을 가슴에 안는 것으로 대장정을 끝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 예정보다 이틀이 빠른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3시에 일찌감치 국군체육부대에 닿는 바람에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니, 그 여유를 그냥 허송하기가 참 아까웠다.
게다가 문경시청에서 내 그 걷는 소식을 익히 알고 시청까지 걸어서 와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했다.
오후 5시 반으로, 마중 시간까지 미리 정해주고 있었다.
그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더해서 먼 길을 무사히 걸었다는 그 사실을 문경시청 공무원들에게 자랑하고 싶기도 했다.
내친걸음, 한 번 더 내치기로 했다.
영강 그 왼쪽 둑길을 걸으면서 멀리 문경시청쪽을 질러가는 길이 어떤 길인지 가늠해봤다.
신기마을을 지나면서 강을 건넜다.
그래서 영강 그 오른쪽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터널 하나를 지났고, 그리고 창리였다.
경지정리가 된 논길은 멀리까지 자로 잰 듯 반듯했다.
그 반듯한 논길을 걸어 우지를 지나고, 지금의 고윤환 문경시장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흥덕을 지나고, 점촌 시내길로 접어들어, 내 어린 시절에 다니던 교회 앞길을 지나고,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김원희 친구에게 두 판의 씨름에서 형편없이 지고 말았던 공동우물터를 지나고, 우리 아버지가 국화빵을 굽고 찐빵 만두를 팔아 연명하던 소위 ‘문경카도’ 그 집터를 지나, 내 또 하나의 모교인 점촌초등학교 정문 앞길을 지나, 드디어 덤의 목적지인 문경시청에 당도했다.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박희구 친구와 황원현 친구가 시청 몇 발자국 못미처서부터 함께 걸어줬다.
아주 잠깐의 동행이었지만, 내 마음에 뜨겁게 담긴 우정이었다.
시청 앞마당에는 문경시 핵심 간부인 안효영 부시장, 황준범 총무과장, 김경우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지원단 단장을 비롯한 시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서 마당으로 들어서는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내 모든 발걸음은 거기서 끝이었다.
거기에 닿기까지의 열흘 일정을 돌이켜봤다.
걷겠다는 내 의지도 중요했지만, 아내를 비롯해서 발걸음을 동행하면서까지 도와준 주위의 헌신적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그 도움, 내 살아생전 잊지 않는다.
그리고 또다시 가슴을 불태울 것이다.
도시로 뻗어간 철길에 얹어놓던 어린 시절의 그 열망처럼 불태울 것이다.
그 불쏘시개, 곧 꿈과 희망이다.
첫댓글 임진각에서 고향땅 문경의 국군체육부대까지 근 700리 길...도전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 하며
2015년 만사형통을 기원 합니다.수고 많았어요.
안의 연골이 거의다되감에...되퇴골 즉,엉덩이뼈 와 맞물린 허적지 뼈 첨단부는....좀 고생시럽지만...기대감 어르신
요즘 의료기술로 거의100%재생이 가한줄 아뢰오
나, 돈주고 하라해도 못할 일 해냈구랴.
경의롭고 존경스럽네.
참! 장해여...
내를 두고 "창혀 글마..." 하는 친구들과 맞장구 쳐서 그들 즐겁게 해줘.
내 배째고야 들오겠어.
아마 나도 전생에 제 부족한 말 해서 그런 소리 듣겠제...
친구가 날 욕함은 날 인간 되라고 하는 공자 말씀으로 알아들으려 노력하네.
누구신지..를 알고 싶지 않으니...
누구신지께서는
이 글 읽고 오싹하지 말게!
이 글 주인의 입이 무거운 친구라는 걸 우리 다 아는 거 아인가...?
난 괜찮아.. ~~~ 여!
ㅎㅎ
700리길 홀로도보라 도전도 대단하지만 뚝심하나는 타고낫구만 엄두도 못낼일을 이룬 친구 찬사를 보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