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료급식소 작은 형제의 집(이하 '급식소') 은 지난 23년간 영북지역 천주교 신자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자워 봉사자들과 시민들이 노숙인, 장애인, 독거 노인 등 생존권의 위협을 받는 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아 온 자발적 시민봉사 단체입니다.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 없이 오직 많은 봉사자, 협조자, 은인들의 나눔과 헌신적인 봉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996년 급식소 시작이래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 매일 80여명의 식사를 제공해 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하루 세끼를다 해결할 수 있도록 매일 150여인분의 식사를 준비해 왔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속초.고성.양양지역 천주교신자들과 속초시 여성단체 협의회 단체들, 기타 사회 단체들, 관공서들, 뜻있는 시민들이 함께 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북지역 천주교 본당들, 사회단체들,상점들과 식당들과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은인들이 부식과 금전 후원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속초 이외의 지역에서도 많은 봉사자들과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2.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 없이도 이렇게 할 수 있는데에는 자원봉사자들과 협조자들, 무엇보다 속초시 관공서들과 속초시청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2001년 속초시청에서는 급식소를 현 위치인 속초시 문화회관 부지 내로 정착할 수 있게끔 배려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격려와 협조로 함께 해 주었습니다. 전임 시장들과 시의원들도 직접 봉사하며 협조해 주었습니다.
급식소 운영은 1996년 동명동 천주교회의 3명의 신자로 시작되었거, 이어카리타스 수도회 수도자들이 맡아오다 현재는 글라렛 수도회 수사신부와 운영위원회(회장 이대길)가 맡고 있습니다. 급식소는 천주교 신자들 중심의 자발적 시민봉사단체입니다.
3. 급식소를 운영하는 이들의 유일한 지향은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 가난한 이들의 최소한의 복지를 위해 가능한 수단과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급식소는 보장된 재정지원 없이 오직 선한 이웃들의 나눔과 봉사롤 운영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운영 실무자를 비롯해 모두가 자원 봉사자들입니다.
4.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와 새 속초시장의 취임이후 몇몇 사람들로부터 시유지에 무허가로 자리 잡고 있는 급식소를 없애버린다는 황당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웃고 넘겼지만, 8월부터 속초시청의 여러 부서에서 민원을 근거로 주방 위생 문제 등 속초시청의 공문(2018-10-22)에서 적시한 시정 요청들을 해왔습니다. 급식소는 갑작스런 변화에 좀 황당스럽지만 시정 요청 사안들에 대해 바로 충분한 시정을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속초시청의 대책 없는 무모한 철거요청은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문화회관 주자 공간 확장을 위해, 그리고 급식소가 노숙자, 알코올 의존자,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혐오시설이라 해서 문화 회관을 위해 급식소를 희생시키려고 힘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내쫓고 무시하는 사회는 사람이 살만한 사회가 아닙니다. 그들을 무시하면 천벌을 받습니다. 그런 일을 시장이 앞장 서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정말 비참함을 느낍니다. 당연히 시민들도 그런 사람을 결코 시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5. 급식소에 관련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면 먼저 이 중요한 일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세우고, 운영을 맡고 있는이들과 봉사자들과 후원자들, 그리고 이용하는 이들의동의와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이들이 현 급식소의 주체요 권리자들이기 때문입니다.
6. 신자들이 지역의 가장 가난하고 약한 이웃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하는 이 일에 처음 시작부터 재정적 지원과 협조로 함께 해 온 영북지구 사제모임의 사제들과 수도자들도 이 천인공노할 속초시청의 처사에 신자들과 함께 분노합니다. 시작 때부터 물심양면으로 봉사하며 협조해온 자원봉사자들, 봉사단체들, 후원인들도 급식소 식구들과 함께 크게 분노합니다.
7. 지금 우리 나라는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돌보는 정부요 사회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문화회관은 부족할 것이 없는, 충분히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느 안식일에 회당에서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려온 여자를 치유하십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안식일 율법을 어겼다고 분개하여 군중을 선동하는 회당장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루카13,10-17참조) 생존권의 위협을 받는가난한 사람들의 법의 잣대로 내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베드로 대성당 광장 주변의 노숙자들을 위해 성당 한편을 그들의 화장실과 샤워장으로 기꺼이 내주었습니다.
8. 쾌적한 환경의 급식소를 원하면 속초시청에서 시설보완과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람이 먼저인 시정을 하고자 한다면 속초시청에서 할 일은거금을 들여 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하여 우아하게 가꾸는 것이 아니라,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는 이 병들고 가난한 이들의 추운 겨울에 굶어 동사하지 않게 거금을 들여 식당과 보금자리를만들어 돌보아 주는 것입니다. 아니면 이와 거금을 들여 리모델링한 문화회관을 이들 또한 이용할 수 있게 한 층을 식당으로 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23년간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이들과 협조자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표하는 것입니다.
9. 먼저 속초시장을 직접 만나 우리의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며 이해를 구했지만, 일방적으로 철거를 강요했습니다. 이에 속초시청에서 보낸 공문과 그에 대한 답변서와 본보도자료를 언론을 통해, 그리고 속초 시의원들과, 단체장들, 관련인들, 급식소 봉사자와 협조자들, 강원도지사에게 청원을 올려 속초시장의 부당한 처사를 알리고 동시에 서명 운동을 벌일 것입니다.
10. 그리고 속초시장의 부당한 처사로 인해 직접적 피해자인 급식소를 이용하는 이들의 강한 항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일어나서는 안 될) 불상사는 속초시장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2018년 10월 31일
천주교 영북지구 사제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