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귀하다

[동해]

밥이 귀하다

正午稻畓不草除(정오도답불초제)-한낮 벼논에서 김을 매어보지 않은 사람은

飯有何其不知貴(반유하기불지귀)-밥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無米飢餓說時節(무미기아설시절)-식량이 없어 배고픈 시절을 이야기하면

只今兒童食拉面(지금아동식랍면)-요즘 어린이들은 배고프면 라면을 먹지 한다

無苦的人不知道(무고적인불지도)-고생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一飯粒粒皆辛苦(일반립립개신고)-밥한 그릇 알알이 다 고통인 것을

농월(弄月)

거친 꽁보리밥을 먹어봐야 기름진 쌀 밥맛을 안다

정내교(鄭來僑)는 조선 숙종(肅宗)에서 영조(英祖)사이를 살아간

여항문학인(閭巷文學人 중인문학)이다.

그가 쓴 “용존와기(用存窩記)”

※용존와기(用存窩記)-풀이나 갈대 등으로 역은 작은 집에서 생활한 기록

藜藿可以寧神少病, 而必嗜膏腴.

正路可以安步無躓, 而必之捷徑.

卒至於傷生敗身者皆是

【명아주 잎과 콩잎 같은 거친 음식은 정신을 편안하게 하고 병을 적게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반드시 기름진 음식만 즐긴다.

바른길은 걷기도 편하고 엎어질 일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굳이 지름길로만 가려든다.

끝내 사는 일을 손상시키고 몸이 망가지는 데 이르는 것은 모두 이것 때문이다.】

남보다 먼저 가려니까 지름길만 골라 간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걸어가는 것이 아닌데도 걸어 올라가고 내려간다.

빨리 갈려면 집에서 10분만 일찍 나서면 여유 있는 마음으로 갈 수 있는데도.

마치 대단한 일을 하는 양 길길이 뛰고 야단이다.

음식도 입에 침이 뺑 도는 기름진 것만 좋아하다가 각종 성인병에 시달린다.

卒至於傷生敗身(졸지어상생패신) !

결국은 삶을 망가뜨리고 몸을 망치게 된다.

원인은

기름진 음식과 빨리 가고자 하는 욕심으로 지름길만 찾는 결과이다.

순리적으로 순서를 밟아 차근차근 하지 않고,

빨리 안하면 남에게 뒤떨어지는 듯 한 생각이다.

항상 상대를 의식한다.

고루고루 먹지를 않고 입에 맛있는 것만 먹는다.

남보다 빨리 더 맛있는 것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다가 삶을 그르치고 건강을 잃는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당뇨나 고혈압은 유전성도 있지만 후천적인 생활습관 원인이 크다.

유언호(兪彦鎬·1730~1796)도 몽연(蒙演)이란 글에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몽연(蒙演-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이란 뜻.

貧賤而後, 知富貴之樂. 藜藿而後, 知膏粱之甘. 鶉結而後, 知狐貉之美.

病而後, 知不病之安. 憂而後, 知無憂之適. 不知者常有也, 知者不常有也.

【가난하고 천한 뒤에야 부귀의 즐거움을 안다.

명아주 잎과 콩잎을 먹어본 뒤라야 기름진 기장밥의 맛이 단 줄을 안다.

누더기 옷을 기워 입은 뒤에야 여우 털과 담비 겉옷의 아름다움을 안다.

병이 든 후에야 병들지 않은 것이 편안한 줄을 안다.

근심을 겪은 뒤에야 근심 없는 것이 좋은 일임을 안다.

모르는 것은 늘 곁에 있고,

아는 것은 늘 곁에 없다.】

없었으면 몰랐으면 싶은 것은 늘 곁에 있고,

갖고 싶고 누렸으면 하는 것은 저 멀리에 있다.

이것과 저것을 맞바꾸면 좋을 것 같은데 마음대로 안 된다.

따지고 보면 빈천(貧賤)과 거친 음식의 경험이 있어야 부귀(富貴)의 흐뭇함과

맛있는 음식의 진미(珍味)를 안다.

누더기 옷을 입어 본 사람이어야 비단옷의 좋은 것을 안다

병에 고생한 사람이어야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

넉넉하게 산사람은 가난의 고통을 모른다

건강한 사람은 아픈 사람의 심정을 잘 모른다.

부자와 가난 건강과 병은 항상 맞물려 있는데

사람들은 늘 자기에게 편리한 입장만 생각한다

노력 없이 일확천금만 몽상(夢想)하게 되니

로또 같은 행운에 막연한 인생을 건다.

지름길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기름진 음식은 혈관을 막는다.

몸에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친 음식은 싫어한다.

바르게 사는 길은 험하고 귀찮다.

노력 안하고 성취만 바라고

입만 즐겁게 한면 그때만 좋고 끝이 안 좋다.

문화가 변화되고 경제가 발전하여 60세 이하 되는 사람은 어려운 생활을

안 해 봤기 때문에 으레 먹고 입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니까 조금만 힘들면 낙심을 하고 성격들이 난폭해진다

말씨도 거칠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고전(古典)을 읽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안했기 때문에

선인(先人)들의 글을 통하여 교훈을 얻기 위함이다.

부모가 재산을 많이 물려주어도 보존을 못하면 빈천해지고

부모가 학식 있고 덕망이 높아도 자식이 본받지 않으면 파락호(破落戶)가 된다.

天地萬物中唯人最貴(천지만물중유인최귀)라

“천지 만물중 인간이 제일 귀하다”했는데

지금은 인간이 돈, 강아지, 사람 순으로 3등쯤 자리하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AI)이 본격 등장하면 4등쯤 될 것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인간이 저지른 일의 과보(果報)가 인간에게 돌아온 것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옮긴 글 편집)

[하늘등대]

현대인을 가르치는 글 같아요.
모두 옳고 바른 말들이지만,
과연 얼마나 깨우침을 얻을지...

[동해]

동감입니다
구구절절 옳은말 이지만
어렵군요

天地萬物中唯人最貴(천지만물중유인최귀)라
“천지 만물중 인간이 제일 귀하다”했는데
지금은 인간이 돈, 강아지, 사람 순으로 3등쯤 자리하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AI)이 본격 등장하면 4등쯤 될 것이다.

어쩐지 씁쓸하네요
인간이 개 다음이라니~~

[하늘등대]

유머인지 몰라도 일부 그런 얘기가 들렸죠.
요즘 강아지를 아기처럼 보듬고 사는 사람들,
유모차 태워 밀고가는 사람도 있고...
마치 개 엄마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