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농가]실파·시금치 등 재배하는 김신호 씨
경기 포천의 김신호 씨는 비닐하우스 60동에서 연중 쉼 없이 채소 7~8가지를 생산한다. 김씨는 부식산과 유황이 들어간 미생물제제를 밑거름으로 뿌려 토양 개선과 양분 공급을 동시에 하고, 연중 재배에도 채소 품질을 유지한다.
확실한 밑거름으로 연작장해 없이 연속 재배
[고소득 비결 포인트] <1. ‘동시 생산 3품목’ 계획 재배로 연중 출하> 김신호 씨(54)는 15년 전 경기 포천으로 귀농했다. 연고가없는 지역에서 처음 한 농사가 비닐하우스 20동 규모의 잎채소 재배였다는 건 좀 놀랍다. 시설재배는 사계절 농사가기본이고, 잎채소는 매일같이 파종하고 수확해야 해 고되기 때문이다.“서울에서 유통업을 했는데 아이들과 보? 시간이 부족했어요. 농사지으면 아침저녁은 가족과 함께할 수 있겠다 싶어 지인의 추천을 받아 포천에 자리 잡았지요. 그런데 시설채소 연중 재배가 생각보다 훨씬 힘들더라고요. 적응하기까지 10년쯤 걸렸어요.” 첫 재배 작물은 솔부추였다. 이후 지역의 농가가 많이 재배하는 품목을 하나씩 추가했다. 재배 규모도 늘렸다. 부부가농사짓기엔 비닐하우스 20동도 컸지만, 직원 인건비를 감당하려니 더 큰 면적이어야 했다. 그렇게 15년이 흘러 지금은 비닐하우스 60동(3만 3000㎡)에서 실파, 시금치, 열무,아욱, 근대, 갓, 얼갈이배추 등므 돌려짓기한다. 김씨가 다품목 고품질 생산을 위해 가장 신경 쓰는 건 작기 조절과계획 생산이다. 그의 원칙은 동시 재배 3품목 이내, 품목당면적 비닐하우스 20동 이내다.
“겨울에 열무·아욱·얼갈이배추를 20동씩 파종하고, 출하한 다음에는 초여름까지 시장 수요를 고려해 시금치와 실파 등을 중심으로 심습니다. 품목당 면적은 비닐하우스를기준으로 최소 10동에서 최대 20동이에요. 동시에 재배하는품목이 3가지 이내여야 고품질 생산에 집중할 수 있어요.”고온기에 적기 출하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김씨가 재배하는 잎채소는 여름과 겨울에 값이 잘 나온다. 무가온 재배여서 겨울 출하량이 적어 여름에 고품질 상품을 최대한 출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쑥갓은 여름 재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기온이 높으면 발아가 잘 안된다. 생육중간에 웃자라거나 후반기에 잎이 노랗게 변하며 출하 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다. 이처럼 여름 작물은 초기부터 출하막바지까지 세심히 관리해야 해 품목 수를 제한해 집중 관리하는 것이다. 또 돌산 갓과 홍갓, 청갓은 김장철에 맞춰가을에 심는데 적기에 출하하려면 파종 시점이 중요하다.이런 중요 시기에 맞춰 생산·출하하면서 중간에 한두 달이빌 때는 재배가 수월하고 생육 기간이 짧은 얼갈이배추를재배한다.김씨는 생산 품목과 수확 시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전년도 같은 기간에 값이 높았던 품목을 따라가지 않고 원래 계획대로 심는다. 시장 상황이라는 것이 심을 때와 출하할 때가 다르고 단 며칠 사이에도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어서다. 대신 품질을 높이고 수량을 최대로 늘리는 데 집중한다.
<2. 장해 없고 토양개량 효과 큰 밑거름 선택> 김씨의 잎채소 농사는 품목이 많으면서 품목당 생육 기간이 짧다. 이에 덧거름 사용이 제?적이므로 밑거름 위주로 영양을 공급한다. 지난 15년간 웬만한 밑거름 종류는 다 써봤다. 초기에는 가격이 저렴한 깻묵을 많이 썼다. 그런데 해가 지날수록 토양이 딱딱해지는 경화 현상이 나타나고 깻묵의 기름 성분 때문에 여름철에 벌레가발생하곤 했다.주변 농가들이 많이 쓰는 계분과 돈분 같은 축분도 오래 썼는데 역시 여름에는 맞지 않았다. 영양분이 많아생육 촉진 효과가 컸지만, 병이나 벌레 발생이 늘면서 약제를 추가로 뿌려야 해 생산비가 더 들고 잔류농약도걱정됐다.유기질 혼합퇴비 종류도 써봤지만 100% 발효된 것이아니?서 고온기엔 고자리파리와 구더기 등이 생기거나가스장해가 나타났다. 고민을 거듭하던 차에 알게 된 것이 질소·인·칼륨과 황·미생물 등을 함유한 제품(양자 흙속세상 미생물, 이하 양자비료)이다.“봄가을에는 축분 등 기존에 쓰던 것을 넣어도 괜찮지만, 여름에는 그 어떤 밑거름을 써도 효과와 장해가 걱정되더라고요. 그러다 2020년에 양자비료로 바꿨어요. 수확 후 토양을 갈아엎은 다음에 뿌렸지요. 일반적인 밑거름 비료 성분과 함께 미생물과 황이 있어 토양개량과 살균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부식산이 들어 있어서 토양속에 남은 양분을 작물이 다시 쓸 수 있게 바꿔줘 시비 량도 줄여주고요.”김씨에 따르면 돈분이나 계분을 쓰면 비닐하우스 한 동에 살포하는 데 6만~7만 원이 든다. 김씨는 양자비료를비닐하우스 한 동당 4~5포, 연간 3~4번의 작기마다 살포한다. 비닐하우스 한 동을 기준으로 하면 1년에 15포 정도 쓰는 것이어서 축분보다 4~5배, 일반적인 유기질 퇴비보다도 비용이 더 든다. 하지만 다른 자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살포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여준다. 특히 고온기에 효과가 우수하다.“연중 출하하지만 시장가격이 좋은 여름 농사가 연 소득의 4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때 큰 효과를 발휘해요.고온에도 실파가 고르게 잘 자라고 온도가 30℃ 넘어도처짐이 없어요. 혹시나 고온장해를 받더라도 이전보다빠르게 회복해 만족합니다.” <3. 일손 던 만큼 고품질 생산에 집중> 김씨의 농사에서 생산비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다. 외국인 직원 7명을 포함해 인건비 비중이 연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 된다. 그다음이 종잣값이다. 비닐하우스 10동에 심는 시금치 종잣값이 60만 원 정도인데,비닐하우스 한 동당 적게는 4번에서 많게는 6번까지 작물을 심느라 연간 수천만 원이 든?. 밑거름으로 쓰는유기질 퇴비를 비롯한 토양개량제, 생육억제제, 병해충방제약제 등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런데 밑거름을 양자비료로 바꾸면서 토양개량제를 쓸 필요가 없어지고약제 사용량도 크게 줄었다.“갈아엎기나 파종, 수확 과정에서 사람과 장비가 자주왔다 갔다 하며 토양이 단단해집니다. 비료의 특정 성분이 계속 쌓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토양개량제를 주기적으로 썼는데 양자비료를 쓰고부터는 땅이 포슬포슬한상태를 유지하더라고요. 또 시금치나 실파는 예전에는연작장해가 심해 이어짓기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두 번연펼 재배해도 출하 막바지까지 품질이 유지돼요.”여름에는 얼갈이배추와 열무 등이 웃자라기 쉬운데, 시장에서 정한 길이보다 크게 키운 것은 시장에 출하해봐야 인건비도 안 나온다. 그래서 따로 비용을 들여 억제제를 사서 살포하곤 했다. 실파의 경우 여름철 수확 막바지가 되면 끝이 노래지고 구부러지며 탄다. 양자비료를 쓴 이후로는 이런 현상이 크게 줄어 상품 비율이 높아졌다. 시금치도 품질이 잘 나오면서 올여름 출하에서반품 요청이 한 번도 없었다. 출하는 서울 가락시장으로나가는 것이 80%이고 나머지는 김장용 갓 등에 한해 ?품업체와 계약재배한 것이다. 인건비 등 생산비를 제외한 연간 소득은 1억 5000만~2억 원이다.“시설채소 농사짓기 점점 힘든 환경이에요 인건비가 오르고 날씨도 불안하니까요. 고품질 농산물을 연중 출하해야만 농가소득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요. 품목이나 작기는 지금처럼 하되, 똑똑한 밑거름을 활용해 힘도 덜고 자잿값도 줄일 생각입니다.”
출처 농민신문 글 김산들 사진 홍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