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나 포스트시즌 보다 더 시끄러운게 스토브리그 아닌가 싶습니다.
야구를 좋아하고 좀 안다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제 각각 어느 선수의 몸값에 대해서 나름의 값을 매기고 흥정을 하기도 하죠.
저 역시 그런거 즐기는 편 입니다.
어차피 내 돈 갖다 쓰는 것도 아닌데,
전례를 기준으로 해서 선수의 몸값을 매겨보고 영입 가치에 대해 논하는거 꽤 재밌죠.
그러나...
현재 한국 프로야구의 수입성을 들먹이고
선수 하나의 몸값이 40억 60억 하는게 가당키나 하냐며
돈인성 김돈줘 이호돈 식의 비하 발언은 눈에 가시 처럼 따끔거리네요.
평균 잡아 2만 관중은 들어올 수 있는 전국 9개의 경기장에서
일년에 천경기 가까이를 치루며 모집한 관객이 고작 400만 정도긴 합니다.
입장수입만 따지면,
뻥 쪼금 보태서 천문학적인 적자를 보는게 한국 프로야구 구단이죠.
하지만 구단들은 정말 그렇게 적자만을 보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결코 아닙니다.
십년 가까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뺑이 치며 간판 선수로 활약한 그들에게 쓰는 몇십억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 됩니다.
축구나 농구처럼 지방자치체의 지원도 거의 없는 한국 프로야구는
대부분의 자금을 모기업에서 지원 받아 운영하죠.
야구단 자체의 수입만으로는 분명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돈을 대는건
그게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투자가 한국 프로야구 역사 26년을 계속 이어져 오는건
나이키가 타이거우즈 티셔츠에, 삼성이 박세리와 잉글랜드 축구팀에
몇백억씩 투자하여 로고를 세겨 넣는것 만큼 기업 이미지 구축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 입니다.
전 어렸을 때 막대 꽂힌 아이스크림 빨며 빙그레는 알았지만 한화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주황색 야구 유니폼에 빙그레 대신 한화라는 이름이 들어간 걸 보면서
한화라는 기업이 건설이나 중공업에 대단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란걸 알았죠.
럭키는 양치질 할 때 치약에서 자주 보던 상표라 알고 있었고
금성은 집에 있던 TV에 붙어 있던 상표라 알고 있었는데
그게 LG라는 대한민국 4대 기업인 것은 어렸을 때 처음 야구 보면서 알았습니다.
아주 유치하고 사소한 예를 들어 설명을 하긴 했는데,
이런게 바로 기업이 프로야구에 투자하는 이유 아닐까요.
기아차가 IMF 시절 현대차와 합병 될 적에 재정난을 겪어
잘나가던 농구단을 매각하는 바람에 이제는 망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얼마 안가 맛동산 만들어 팔며 야구단 운영하던 구단을 인수하면서 이미지 다시 만들었습니다.
삼성은 이거 좀 세다 싶은 금액의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 스포츠계의 거물로 여겨지는데,
그러면서 정말 돈 많은 기업(=잘나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 합니다.
농협이 야구판에 손대려다 말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미지 꽤 바꿔놨고,
STX라는 저게 뭔가 싶었던 기업이
야구판에 손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기사 몇줄에 주식의 화살표가 달라집니다.
작년 이맘때쯤 현대를 인수 하겠다고 나섰던 이름은 가물가물한 그 외국계 기업도 마찬가지죠.
현대가 참 여러사람 기 살리는데 톡톡히 한 몫 하는중인데,
정몽준 회장이 월드컵으로 먹고 산 사람인지라 축구에 올인하기 바쁘겠죠.
이런게 한국 프로야구가 만들어낸 입장수입 외 수입 입니다.
엘지 정도의 재력을 가진 기업이라면,
현대를 인수하여 GS트윈스를 창단하는 것도 괜찮죠.
그야말로 야구계의 쌍둥이네요.
좀 독특한 케이스지만 심지어는 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야구 처음 좋아했던 시절에 엘지 트윈스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후로는 죄다 엘지 제품만 썼습니다.
골드스타 부터 시작한 가전제품, 럭키로 시작한 세안품들과 보험...
처음 휴대폰 살 적엔 싸이언, 국제전화는 002 데이콤, 인터넷은 파워콤...
그러다 결국 작년 초여름 부터는 엘지텔레콤에 입사해 재직중입니다.
엘지라는 기업이 십여년간 엘지트윈스를 운영하면서
저 같은 사람을 딱 한명만 건졌을까요?
좀 잘한다 싶고 꽤나 프로야구에 오래 있었다 싶은 선수에게 몇십억 쓰는건
분명 그만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 됩니다.
예상컨데 나보다 똑똑하고 많이 배운 사람들이 경영하는 기업에서
지금껏 그렇게 해온데는 뭔가 내가 짐작 못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고,
선수들도 그걸 알기 때문에 그런 금액 요구하는 겁니다.
그런 선수들에게 돈인성 김돈줘 이호돈은 너무한거 아닌가요?
내가 그들덕에 재밌게 야구 보며 사는데,
내 돈도 아닌것에 너무 야박하게 구는거 아닌가요?
물론 이렇게 생각 할 수도 있겠죠.
심정수 선수 몸값 때문에 파브 TV는 한대 마련하려면 웬만한 중고차 값이고,
이호준 선수 몸값 때문에 SK텔레콤의 요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폭리라고...
솔직히 저야 파브 안사고 SK텔레콤 안쓰기 때문에 상관은 없습니다만,
그 돈 아까워 할거면 야구 뭐하러 보나요.
그냥 머리 깍고 절로 들어가 속세와 인연 끊고 사는게 속편하지.
내가 그 돈 지불 안했으면 이렇게 야구 볼 수나 있었을까요?
FA선수들 몸값에 거품이 심하다는건 대충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이거 바로 잡으려면 몇년은 누군가 운이 나빠야 합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덕에 병역특례를 받은 선수가 있는가 하면
특례가 없어진 후에야 태극마크 달고 국제대회에서 메달 하나 딸랑 건져온 선수가 있듯이.
근데 저 같으면 그 나뿐 운대에 끼고 싶지 않습니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는 너무 내 일이 아니라고 쉽게 기대하는것 같습니다.
이런건 좀 빨리 있었으면 하네요.
FA선수에 대한 보상규정 완화 같은거...
300%에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보상선수 1명이라든가 450% 같은건 암만봐도 심하죠.
간만에 카페 방문했다가 선수들을 비하하는 글들 보고
간만에 살짝 흥분하는 바람에
간만에 스크롤 압박글 하나 올립니다.
단지 돈인성 김돈줘 이호돈에 자극 받은것 뿐인데,
쓰다보니 삼천포로 빠져 수익성을 따지고 뭐하고 하는 바람에 희한하게 길어졌네요.
되도 안하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늦었지만 경기북부님 카페지기 되신거 환영합니다. (너무 늦어 열라 뻘쭘)
새로 운영자 되신 알마니님도 환영하구요,,
앞으로 이런 말씀 뒤늦게 드리지 않도록 자주 들르게요~
카페 게시글
◐무◑ ‥‥ TWINS 마당
FA선수에게 쓰는 몇십억이 과연 돈지랄인가...
김일규
추천 0
조회 427
07.11.27 02:24
댓글 9
다음검색
첫댓글 저도 되도록 LG꺼 쓰는데 LG텔레콤은 못쓰겠어요 ㅠㅠ
제가 엘지텔레콤 직원이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현재 KTF 쓰고 계시다면 전혀 불편 없으실겁니다. 무엇보다도 요금이 싸죠. ㅋㅋ
LG텔레콤 생각보다 쓸만하던데요 요금도 싸고...망내무료라길래 친구들 살살 꼬시고 있다는...
저도 엘지텔레콤에 싸이언
선수는 움직이는 광고판이죠~!
내가 내는 요금이 선수들에게 간단 생각이 참 기분좋죠...다만...H모 J모 M모 선수랑 L모 감독에게 간 돈은.....ㅋ
저는 취업준비하면서 GS는 네번, LG는 세번 떨어졌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이 '사랑'만으론 안되더이다 ㅋㅋ
ㅎㅎㅎㅎㅎㅎ 일규님 환영해주셔서 감사 드리구요~내년에는 야구장에서 뵐수있었음 함니다...예전에는 FA때면 4~5억 이러고 했는데 언제부터 60억에 타팀으로 옮기고 암튼 대단한 돈놀이네요..
물론 동감은하다만;;;; 류현진 리오스 이대호급 성적만된다면야 100억을 못주겠습니까? 그렇지 못한게 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