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약 1년 만에 인사 드려요.
나이가 들어가는 진순이를 보며 마음이 어두워져 입양일기를 쓰기가 조심 스럽습니다. '입양 일기방'에는 주로 입양한지 아주 오래 되지는 않은 친구들이 새로운 가족과 적응하며 세상이 얼마나 신나고 행복한 곳인지 알아가는 모습을 나누는 이야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진순이와 함께하는 슈틀른 댁은 예전부터 진순이를 입양하고 배워가면서 힘든일도 팅프님들과 함께 나누어 왔으니 오늘도 늘 그랬던 것 처럼 진순이의 소식과 함께하는 엄빠의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진순이는 지난 일기에서 소개해 드렸던 샘과 여전히 잘 지냅니다. 샘도 이제 나이가 들어 리비도가 떨어졌는지(ㅋㅋㅋ) 진순이에 대한 열정이 예전같지는 않지만, 진순이는 한결같이 샘의 집앞을 지나며 샘을 찾습니다. 그 새침데기 공주가 이렇게 일편단심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ㅎㅎㅎ
한동안 매일같이 샘의 집을 지나며 샘과 인사를 하거나 그 집앞에서 몇 분씩 샘을 기다렸지만 이제는 매일 가지는 못합니다.
진순이가 더이상 많이 걷지 못하거든요. 진순이의 요즘 최대 산책 거리가 집 몇채가 붙어있는 한 블럭을 한 바퀴 도는 약 650m의 거리입니다. 다행이 샘의 집이 그 안에 있어 매일은 가지 못해도 꽤 자주 들른답니다.
9월 초 까지만 해도 진순이는 왠만하면 여전히 하루에 4번씩 짧게라도 나갔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부터는 하루에 2번 밖에 나가지 못하는 날도 생겼어요. 이제는 진순이가 힘들어하면 애써 데리고 나가지 않으려고요.
어차피 산책이 배변의 기능을 상실했거든요. 밖에 나가도 소변을 전혀 안 보고 돌아오는 때도 있습니다. 실외 배변견 이었던 진순이가 이제는 대소변을 전혀 가리지 못해요.
9월부터 진순이가 집에서 대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었지요. 왜 하필 개는 귀엽게 꼬리가 있어서, 기저기에 꼬리 구멍이 뚤려있어야 할까요? 기저귀를 차고 대변을 보면 어김없이 꼬리 구멍으로 응가가 삐져 나온답니다. ㅠㅠ
원래 요실금이 있는 진순이라 진순이 빨래 거리가 많았었는데, 이제는 매일매일 진순이 빨래가 생깁니다. 런더리를 넌더리나게.....ㅎㅎㅎ
처음에는 진순이가 집에서 실수를 하는 것에 당황하는 것 같더니 이제는 괜찮아 진 것 같습니다. 역시 우리 진순이는 적응을 잘 해요. 엄빠도 진순이와 함께 하며 적응의 동물이 되어서 괜찮습니다.
진순이의 식사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고기나 생선을 듬뿍 섞어주면 건사료도 곧 잘 먹었는데, 이제는 건사료는 아예 먹지 않거나 (아마도 실수로?ㅋㅋㅋ) 몇 알 겨우 먹습니다. 습식 사료도 그렇구요.
점점 가벼워 지는 진순이에 비례해 시도해 보는 습식 사료도 점점 비싸집니다. 그나마 가장 성공률이 높은 것은 Royal Canin mini ageing이라는 습식사료 입니다. 85g씩 들어있는팩이 1.39 Euro씩이나 합니다. 이 작은 습식 사료를 진순이가 몸무게에 맞는 하루 적정량을 먹는다면 12팩은 먹어야 합니다. 그렇게라도 먹어주면 좋으련만... 진순이는 한팩 이상을 먹어주지 않네요. 그럼 또 뭔가를 자꾸 새로 해 줍니다. 어떻게든 뭘 좀 먹여보려는 엄빠의 간절한 노력이지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진순이가 입맛이 참 고오급입니다. 고기 중에서는 소고기를, 생선중에서는 연어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제 엄마는 소고기나 연어가 세일이다 싶으면 잔뜩 사서 쟁여놓습니다.
그나마 진순이에게 비싼 고기와 생선을 먹일 형편은 되어 다행입니다.
이제 진순이 식단의 목표는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가 아니라, 치명적인 독성이 있어 진순이에게 고통을 주거나 생명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먹기기만 하기 입니다.
그러다 알게 되었네요. 진순이가 치즈버거를 질려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요.
혹시 저처럼 노견의 식욕부진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정보입니다. 진순이는 Mirtazapin이하는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원래는 사람에게 쓰는 항 우울제 인데 반려견 식욕부진 문제에도 도움이 되어 사용 된다고 하네요. 진순이의 경우 안먹던 건사료를 먹게 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얘 안 먹을 것을 어느정도 먹게 만들어 줄 만큼 효과가 좋았습니다.
진순이의 남은 날이 얼마나 되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 자다 깨서 조금이라도 움직일 기운이 생기면 어김없이 엄마나 아빠에게 와 쓰담쓰담을 요구하는 진순이가 당장 엄빠를 떠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남은 시간이 아주 많이 남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이렇게 엄마 아빠를 알아봐 주고, 쓰다듬을 요구하고, 관절염 약으로 통증 관리도 어느정도 되고, 피부 알러지도 어느정도 가라 않아 심한 가려움도 없고, 식욕은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엇인 가를 맛있게 먹고 그렇게 편안하게만 지내다가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움직임이 힘든 진순이를 위해 진순이가 이동하는 통로에 욕실 바닥에 붙이는 미끄럼방지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엄마가 고생하며 붙인거니까 오래오래 밟고 다녀 줬으면 좋겠네요.
지난 몇 달의 진순이 사진과 영상 올리며 마무리 합니다. 팅프님들 모두 반려견들과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팅프의 모든 아이들이 진순이 처럼 신나고 멋진 전성기를 가족의 품에서 보낼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나이 많은 팅프 아이들도 이왕이면 누군가의 소중한 반려견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랍니다.
첫댓글 우리집에도 진순이와 같은 노견인 15살 흰돌이, 흰순이가 있기에 오늘 그림자님이 쓰신 진순이 일기가 남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
두 아이 중에는 특히 흰돌이가 올해 들어 부쩍 노화가 더 많이 찾아왔어요. 얼마 전에는 흰돌이가 올해를 넘기지 못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진순이는 울산시보호소에서 목에 안락사 대기 명단을 표시하는 보라색 끈을 하고 있던 아이였는데 제가 직접 가서 구해온 후 울산시보호소 부근 산책도 한 바퀴 시켜주고 서울로 데려온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우리 진순이 아프지 말고 조금 더 건강하게 살자. 진순아.. 멀리 한국에서도 너를 오래오래 잊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렴 ~
감사합니다. 흰돌이 흰순이도 대표님의 푸근하고 편안한 보살핌 속에서 편안하게 지내다가 너무 가깝지 않은 때에 천천히 갔으면 좋겠네요. 진순이를 보면서 개나 고양이도 사랑 받는 다는 것을 느낄까 궁금할 때가 많아요. 꼭 전해주고 싶은데, 멀리 한국에서도 진순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달 해주고 그걸 느끼게 해 줄 방법이 있다면 정말 좋겠네요.
진순이의 상태를 보니 무지개다리 건넌 우리아이 마로가 생각나네요.
아프면서ᆢ그렇게나 산책을 좋아하던 아이가 밖에 나가면 힘겹게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고 ᆢ
식탐이 많아 먹는걸 제한하고 다이어트를 시켜야했던 아이가 사료를 거부하고ㆍㆍ
마로가 좋아하는 사료를 찾아 강제급여도 하고 물조차먹지않는 아이에게 주사기로 한시간 간격으로 물도 먹이고 ᆢ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별을 준비하며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기에 아이의 마지막은 기꺼이 보내주었답니다.
아직도 그립지만ᆢ
진순이에게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진순이는 행복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진순이가 다시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구요.
설령 그러지못한다고해도 아프지않기를 바랍니다.
진순이 보호자님!
감사합니다~
밖에 나가면 힘겹게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는 모습 알죠...ㅠㅠ
마로는 마로엄마님 덕분에 행복한 견생을 살다 갔겠네요.
저도 마로엄마님 처럼 때가 되면 아쉬움 없이 기꺼이 보내 줄 수 있도록 해야겠네요.
따듯한 말씀, 저도 감사합니다.
진순이와의 시간이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걸 느끼겠어요
아픈아이를 보면 참 맘이 아프시겠지만 그동안의 시간은
진순이도 엄빠도 행복했으리라 생각듭니다
진순이가 지금보다 덜 아프며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네요
그림자님도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힘낼께요.
하루하루가 소중한데, 가끔은 소중한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진순이의 견생과, 엄마아빠분들을 한국에서 응원합니다 Viel Kraft!
햄순이 엄마님 감사합니다.
저도 나이 많은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어떤 마음이실지, 생각이 듭니다. 진순이와 가족분들이 함께하시는 시간에 거북이처럼 느린 평화가 머물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동심이님 감사합니다. 동심이 님과 사랑하는 아이의 시간도 나무늘보 처럼 아주 느리고 평온하길 바랍니다.
진순이의 지금 이순간이..가족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늘 행복하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바다사랑해님도 늘 행복하세요.
진순이 소식 오랜만에 보니 반갑고 또 마음이 뭉클합니다..
엄빠의 사랑과 정성 덕분에 진순이가 하루하루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쓰담쓰담도 실컷 받으면서 오래오래 엄빠 곁에 있어주길 바라요. 소식 감사합니다~
따듯한 말씀도, 임양센터에서의 수고도 다 감사합니다 간사님. 늘 건강하세요.
진순이의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었기를..
매일매일이 가장 행복한 하루로 기억되는 날들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가족분들과 진순이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매일매일이 진순이의 가장 행복한 날이기를 바라며 하루를 시작해야겠네요.
똘2랑님 감사합니다. 마음이 어두워 질 땐 '오늘이 진순이의 가장 행복한 날이 될꺼야.' 라고 되새겨봐야 겠어요.
반려견의 나라 독일까지 날아가서 만난 엄마아빠와, 노년을 안락하게 보내고 있네요
진순이의 얼굴은 여전히 아기같아요
엄마아빠보다 빨리 늙어가는 내새끼를 보고 있으면 여러 생각이 들지만, 끝까지 행복한 삶으로 만들어주자고 다짐하게 됩니다.
진순이가 엄마아빠와 편한 시간 보내길 바랍니다.
반려견의 나라 독일이라지만 모든 보호자들이 팅프분들만큼 반려견을 마냥 사랑으로만 대하지는 않는 모습도 가끔 보게 됩니다.
진순이가 노년을 안락하게 보내고 있다면 제가 팅프님들을 보고 배운 마음으로 진순이를 대하기 때문일 꺼예요.
망치 누나님 따듯한 말씀처럼 진순이의 삶을 끝까지 행복하게 만들어주자 다시 다짐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독일 진순이 반가웡 ~~수척해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세월에 장사 업나봐요~울 진순이 건강하게~ 행복하게~잘 지내길 바래봅니다~그림자님 소식 감사합니다 🥰
루~루나 님도 감사합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는 건 정말 사람이나 개나 고양이나 마찬가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