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 아이의 눈빛에서 사랑에 굶주린 나를 보았다.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는데도 다른
아이들처럼 괴성을 지르며 우르르 달려 나가는 것과 달리 교실 한쪽에서 한가로이 책을 고르는 작은 여자아이가 있었다.
가끔
말을 안 들으면 타이르기도 하고, 언성 높여 혼내기도 하고, 그녀의 작은 등짝을 두어 번 때리기도 했는데 영 말을 듣지 않았다.
언젠가 그녀의 엄마가 그녀의 손을 붙들고 도서관에 찾아와 말하셨다.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이 조금 늦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교육자로서의 죄책감이 밀려와 참 괴로웠던 날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도서관에 들러
빌렸던 책 또 빌리고, 또 빌리고, 또 빌리고…. 몰려드는 대출 반납자들에 정신없을라치면 어느새 내 뒤에 다가와 눈을 가리고, 손을 잡고서
냄새를 맡고, 볼에 뽀뽀를 해대는 그녀.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하더니 아침마다 그녀와 교실 보내기 전쟁을 치를 생각에 문을
잠글까 고민하기도 몇 번. 그런 나날이었다.
여느 때처럼 산만한 그녀를 교실에까지 데려다 놓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녀와
마주섰다. 그런데 그간 신경 쓰지도 않았던 깡마른 몸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가녀린 팔에 파란 멍 자국이 여럿 있었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내 키 반만 한 그녀는 날 와락 안아버렸다. 그리고는 속삭였다. “선생님,
안아주세요.”
그 말에 눈물이 나서 “응 그래” 하고는 번쩍 들어 안고 교실 앞까지 데려다주는데, 무엇이 또 날 그렇게
만들었는지 꾹꾹 눌러 참았던 외로움이 왈칵 밀려왔다. 외로웠다. 외로웠다. 외로웠다. 인간으로서 참 외로웠다.
“나도
안아주세요….”
이진경 / 인천시 서구 가정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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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살롬!!!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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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행복합니다
정말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행복합니다
좋은글 늘 감사합니다
주신글 감사합니다.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