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깥에서 파는 파전은 먹질 않는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파전을 먹다가 엉터리 파전을 먹으면 입만 버리기 때문이다.
원래 파전은 동래 파전이 아닌가?
몇년전 유명한 B 동래 파전집을 갔다가 먹어보니 예전 맛이 아니다.
주인을 불러 물어보았더니 음식이 한대가 내려 온 것.
이는 서울 송추의 M 면옥의 어북쟁반도 이와같다.
그맛이 나지 않아 주인을 부르니 젊은 친구이다.
물려 받은 것. 여기에 무언가 빠진 것 같은데 하였더니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아 유통을 뺐다는 것이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종로 2가 음악감상실 르네쌍스가 있는 영인빌딩의
미진 모밀은 누구나 알아준다.
주인이 식당을 접게되어 맛을 전수시키려 후보를 물색하여 식당을 물려주었고
내가 좋아하는 용산 장어구이집 '옛집'은 주인이 그만둘때
주방의 아줌마가 이를 인수하여 맛이 그대로 이어진다.
우리는 장인정신이 부족하여 식당으로 돈을 좀벌면
'내가 먹고살려고 이런일을 하였지' 하며 그냥 처분해버린다.
나의 처외가도 동래이니 장모가, 아니 손맛을 이어받은 처가 해주는 동래파전은 오리지널이다.
먼저 밀가루와 쌀가루를 반반으로 해서 반죽을 하고 간은 막장으로 한다.
파는 서울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쪽파로 하고.
반죽에 쪽파를 넣고 프라이팬에 이를 얹어 부친다.
이 위에 대합맛살, 홍함, 굴 등 어패류와 잔새우,
그리고 씹히는 감을 좋게하기 위하여 오징어도 넣고.
그위에 잘 섞은 계란을 붓는다.
그러니까 육해공(陸海空), 즉 곡류와 해산물, 계란까지 총동원되었고
이것 하나면 한끼 식사가 안부럽다.
물론 맛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요.
좋은 재료에, 한 음식 솜씨에, 정성까지 들어갔으니.
우리가 해물파전이라 사먹는 것은 그냥 밀가루위에 파를 듬썽뜸썽 얹고
해물이라야 겨우 오징어정도.
그런데 오늘 저녁은 재료가 충분치 않아 간이 미니 해물파전을 준비하였다고.
원주에서 보내온 옥수수술 '삿갓주' 한잔과 더불어.
첫댓글 음식은 시각이 단데 노릇노릇 파릇파릇 엄청 맛있게 보인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산다든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지만 미국에서는 Benjamin Franklin 이 입는 것은 남을 위해 입지만 먹는 것은 자신을 위해 먹는다는 말을 했다. 남 앞에 설 때는 그를 위해 입는 것이지만 사실 걸치는 것은 누데기라도 좋다. 그러나 먹는 것 하나만은 정성스레 좋은 것으로 먹는 것이 나의 신조다. 보기엔 다 똑같아 보이는 인간이지만 몸은 먹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래파전은 이름을 바꾸어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해산물 들어가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파는 그저 밑바탕을 이루어주는 역할만 하는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