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소설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문제는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사회 문제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뾰족한 해법없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참여 정부에서도 해결책을 마련해보려고 했지만,
큰 해답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는 불법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정책이 되고 말았다.
당시 그 정책을 보면서 나또한 안타까웠고,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도 그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나 싶었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들의 짓밟힌 인권에 대해 뉴스를 접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들도 사람인지라,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개중에는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의 나쁜 짓이 뉴스거리로 올라오면서,
그들에 대한 이미지도 안좋아진 상황이다.
이런저런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상황.
이번 정부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지 않는다.
이유는?
국내 사람들의 인권도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서 아닐까 싶다.
그리고, 너무나 굵직굵직한 사고사건의 뉴스거리들이 많아서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것은 뉴스에 올라오기도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얼마전 외국인 노동자에 관련된 뉴스가 하나 있었다.
안산 지역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직업을 알선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해온 지원센터가
여러 가지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 받았다고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이 한겨울에 내보내라는 통지였다.
이것이 바로 현정부가 사는 방법이다.
앞뒤 생각하지 않는다.
용량이 적다보니, 그냥 이익이 없거나 보이지 않는 정책들은 없애버린다.
복지 정책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하니 더할말 필요가 있는가?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같이 잘 살아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이 복지 정책을 추구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복지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매도하다니...
기가 차지 않을 수 없다.
...
나마스테는 네팔어로 "안녕하세요"란 뜻이란다.
1. 배경
주인공은 신우라는 30세의 여인이다.
부천 춘의산 춘의봉 자락의 철거예정지역에 마당이 있는 조금마한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신우.
남편 잘못 만나 이혼을 하고,
오빠의 옷장사를 돕는다고 밤새 동대문에서 일하고 아침에 퇴근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무료하고 의미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돌싱녀이다.
엄마는 미국에 있는 큰오빠 집으로 가고,
신우는 혼자 지내고 있었다.
철거 예정 지역에 대한 보상도 끝났고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떠나면 된다.
그곳에 어느날 네팔 청년 카밀과 그의 연인 사비나가 불쑥 찾아왔다.
카밀이 다쳐 쓰러져 있던 것을 신우가 응급처치를 해준 인연으로,
카밀은 안쓰는 방을 쓰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카밀은 한국에 온지 4년이 되어 한국말도 곧잘 하였다.
그렇게 카밀과 사비나는 신우의 건넌방을 쓰게 되었다.
25살의 카밀은 성격이 꼼꼼하여 그가 집에 온 이후 마당과 집이 깨끗해졌다.
2. 카밀의 과거
카밀의 어머니는 일찍 죽고 카밀의 아버지는 새어머니와 결혼하였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장인어른의 공장을 인수받았다.
카밀은 네팔에서 상당한 부자였다.
하지만, 아버지와, 새어머니와 갈등을 빚었다.
반항적인 십대의 문제아였다.
그러다가 사비나를 만나면서 그는 변했다.
사비나의 집은 가난하였고, 식구들은 사비나만 바라보았다.
사비나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한국행을 선택했다.
그동안 사비나와 안부를 주고 받고 카밀은 성실하게 일하면서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사비나로부터 연락이 두절되었다.
사비나가 다니던 회사가 부도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비나가 걱정된 카밀은 무조건 한국으로 날아왔다.
하지만, 입국한 첫날 카밀은 도둑한테 돈을 모두 빼앗겨 빈털털이가 되었다.
사비나를 찾기는 커녕 네팔로 돌아갈 방법도 없어진 것이다.
네팔 선배를 찾아가 같이 생활하고 돈을 벌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사비나를 찾았지만, 사비나는 예전의 사비나가 아니었다.
유흥업소를 다니고, 몸을 팔면서 폐인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카밀은 사비나를 보살펴 주었다.
카밀이 일하던 공장에서 불법 외국인 노동자들과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싸움이 일어났는데,
카밀도 이 일에 휘말려 사고를 치고,
자신은 부상을 당하고 도망중에 신우를 만났던 것이다.
그리고 카밀은 사비나를 데리고 신우집에 머무르기로 한 것이다.
그때 사비나는 다른 네팔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었다.
카밀도 아는 사람이었다.
사비나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같이 지내는 것을 카밀은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카밀과 사비나가 자주 싸우곤 하였다.
급기야 사비나가 편지만 하나 남겨두고 도망을 갔다.
카밀이 그동안 저축한 천만원 가까운 돈을 모두 가지고...
카밀은 돈 잃은 것보다 사비나를 잃은 것에 대해 큰 실연에 빠졌다.
3. 신우의 과거
그런 카밀을 보면서 신우 역시 카밀과 같은 과거와 아픔이 있었음을 상기하였다.
신우의 아버지는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오는 것처럼...
하지만, 소수 민족에 대한 차별은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그래도 돈을 벌어야겠다는 희망이 있어 참았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있었다.
그러던 중 LA에서 흑인 폭동이 일어났다.
이 때 아버지와 막내 오빠가 총에 맞고 죽고 말았다.
이후 신우 가족들은 풍비박산이 났다.
우애 좋던 큰오빠와 둘째오빠도 틈만 나면 싸웠다.
결국 큰오빠네 가족은 미국에 남고,
둘째 오빠네 가족과 어머니와 신우는 한국으로 왔다.
이 사건 이후 둘째 오빠는 다른 민족, 특히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민족에 대해서
강한 거부감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신우는 카밀 등 외국인 노동자를 보면서,
자신의 아픈 과거를 생각하면서 동병상련 또는 동정을 가졌다.
4. 신우와 카밀
사비나를 잃었다는 생각에 카밀은 술로 나날을 보내고, 이성을 잃고..
그러다가 발목을 다쳐서 집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되었다.
카밀은 그전부터 신우를 누나라고 하면서, 잘 따랐고,
신우도 카밀이 동생이나 아들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의 감정이었던 것 같다.
카밀과 같이 지내면서,
무의미하고 무료없던 하루가 다르게 다가왔다.
시간이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카밀이 다치면서 신우는 카밀을 보살펴 주었다.
신우가 카밀과 같이 지낸다는 소식이 둘째 오빠의 귀에 들어갔다.
둘째 오빠는 당장 카밀을 내쫓으라고 했고,
그렇지 않으면 출입국 관리소에 신고하겠다고 하였다.
오빠가 난리법석을 떨고 나서, 카밀은 그길로 사라졌다.
그렇게 신우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새로 차린 옷가게가 잘되었다.
그리고 신우는 아파트로 이사왔다.
그렇게 혼자인줄 알았던 신우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임신 소식이었다.
신우에게 너무 기쁜 소식이었다.
그러던 중 카밀이 사고 소식을 카밀의 친구로부터 듣었다.
또다시 외국인 노동자들과 한국 노동자들 다툼이 있었다는 것이다.
중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이 필요했지만, 돈은 없었다.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할 단체는 없었다.
시민 단체가 있었지만, 제도를 이용하여 도움을 주는데 그쳤다.
카밀은 그런 제도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처지였다.
신우는 기꺼이 자신의 돈을 썼다.
그렇게 카밀은 회복했고, 신우는 아기를 출산하였다.
아기의 이름은 네팔어로 사랑이라는 뜻의 '마야'와 한국이름으로는 '애린'으로 하였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이 이어지는 듯했다.
...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었다.
카밀과 같이 4년이상 오랫동안 한국에 있었던 외국인 노동자들은 불법으로 취급되어
강제로 출국해야 하는 정책이다.
한국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자국으로 갔다가 다시 와야 하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들 브로커를 통해 큰 돈을 들여가며 한국에 왔는데,
이런저런 일들도 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한 사람들도 태반인데,
무조건 출국하라고 하니, 그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하나 둘 외국인 노동자들의 자살 소식이 들려 왔다.
시민단체와 몇몇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시위를 시작하였다.
카밀은 처음에 신우와 애린 때문에 주저하였다.
카밀은 네팔의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닿아서 해결책은 있었다.
둘째오빠도 카밀의 심성과 조카 애린을 보고, 카밀에 대한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카밀은 동료들을 버릴 수 없는 심성을 가졌다.
신우도 그런 카밀을 지원하였다.
시위하던 동료들이 병이 걸리면 신우집으로 와서 쉬어가곤 하였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
점점 자살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카밀은 점점 시위를 주도하는 위치로 옮겨갔다.
이젠 카밀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되었다.
장기간 시위가 이어지면서, 내부에서도 갈등이 일어났다.
일단 후퇴하자는 측과 계속 시위를 해야한다는 측으로...
카밀은 결심을 한다.
자신들의 이 권리를 온 세상에 알리겠다고...
시위를 하던 근처의 호텔 꼭대기에서 그는 자신의 몸에 신나를 뿌리고 분신투신자살을 하였다.
카밀 자신과 그의 동료들이 원하는 작은 소망을 온 세상에 이야기하면서...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신우.
카밀의 행동에 앞뒤 계산할 것이 없었다.
허공에서 날아오는 카밀에게 달려가 온몸으로 받았다.
...
슬픈 소설이다.
우리나라가 오늘날처럼 좀 산다는 소리 듣게 된 것이 얼마나 되었다고..
우리 나라 사람들도 얼마전까지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나갔고, 그곳에서 얼마나 멸시를 받고 살았는가.
시집살이 호되게 한 며느리가 나중에 더 호되게 시집살이를 시킨다고 했던가.
오늘날 우리 중소기업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망하는 회사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얻고자 하는 것을 얻고,
우리나라 기업은 그들에게거 얻고자 하는 것을 얻는 상생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차피 서로 필요한 존재이니까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이 소설이 아닌 현실이라서 더욱 슬픈 소설이었다.
다음 정부에서는 소외된 이들도 넓게 안을 수 있는 정부가 탄생했으면 좋겠다.
책제목 : 나마스테
지은이 : 박범신
펴낸곳 : 한겨레신문사
페이지 : 399 page
펴낸날 : 2005년 03월 24일
정가 : 9,800 원
읽은날 : 2010.12.20 - 2011.12.22
글쓴날 : 2011.01.03,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