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
오직 자기만을 옳다고 하는 사람은 타인과 거리를 둔다. 그런 거리에서 보면 타인이 자신
보다 작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도 그들에게 작게 보인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 언제 어느 시각에서 보든 먼저 생각하게 때문에 거리를 둔다. 마음과 정신이 적정하게
손을 잡을 때 어느 정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여성농업인 박혜정(51) 시각도 그렇다.
열린 마음으로 한발짝 다가 가면 보이지 않는 세상이 현미경처럼 드러나게 된다고.
모든 인간관계에서 시작해 진리를 궤뚫어 보는 것도 열린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그녀는 굳게 믿고 싶단다.
박혜정 씨는 결혼 후 얼마되지 않아 28살부터 여성으로서 농사를 일찍 짓기시작했다. 남자들처럼 완벽하게 하지 못 해도
그 나름대로 비법을 가지고 농사를 지어왔단다. 작년부터 남편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같이 논농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박혜정 씨는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가 고향이다. 현재 이곳에서 살고 있기도 하고 친정엄마도 구성리가 고향이다.
친정엄마는 여수 돌산에서 친정 아버지를 만나 살다가 둘째 박혜정 씨를 낳고 친정엄마 고향인 구성리에서 돌아와 자리를 잡게 됐다고.
친정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친정엄마만이 한 마을에서 살고 있다.
박혜정 씨를 포함해 딸이 다섯, 아들이 하나인데 그녀만 고등학교에 그쳤고 다 대학까지 나왔다.
아버지가 국가유공자였지만 어려운 살림에 대학까지 나오게 하는 힘은 친정엄마다.
그녀는 "친정엄마는 자식들을 가르치기 위해 고기 행상을 10여 년을 했었다."라고 말해놓고 눈시울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그녀만 고등학교만 나왔는데 섭섭하지 않아요"라고 물었던니 자기가 공부를 안 해서 못 갔단다.
한마을에서 친정엄마가 살고 있지만 친정엄마라는 말에 눈물을 흘리는 걸 보니 정이 많은 딸이며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매년 둘째 딸 박혜정 집에서 여섯 번이나 모일 정도로 우애가 돈독하다. 이것들은 부모님이 쌓은 공덕인지도
모른단다.
그녀는 한국여성농업인협회 사무국장, 부회장, 감사 등을 걸쳤고 현재 산이면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