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신비 석굴암 내부에는 누가 사는지(동영상)석가세존이 상주하는 불국세계인 석굴암
석가세존이 상주하는 영산 불국세계인 석굴암(石窟庵)
삼국유사에 대성이 2세 부모에게 효도하다. 라는 항목에는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왕과 모후인 소덕왕후의 명복(冥福)을 빌기 위해 능(陵)이 모셔진 산자락의 주산인 토함산에 화엄 불국사 창건을 기획하여 불국사를 지을 때 석굴암도 석불사라는 이름으로 함께 지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화엄 불국사가 모든 경전에서 얘기하는 각종 불국 세계의 총체적 집합체로서 전륜성왕으로 군림한 경덕왕 자신의 절대 권력을 상징한 것이라면, 석굴암은 전대의 전륜성왕으로 자신의 절대 왕권 기반을 마련해놓은 부왕과 모후의 변하지 않는 근원적 권능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화엄경을 비롯한 일체 불경을 설법하신 석가여래께서 상주하는 영산 불국토의 상징으로 조성되는 석굴암은, 천연동굴로부터 비롯된 수행 생활 공간인 인도의 석굴사원과 인공으로 뚫어서 예배 대상을 조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 중국 석굴의 특징을 종합하여 이상적인 불국 세계를 나타내려 하였다.
부처님과 그 권속들이 사는 생활공간인 불국 세계에도 안과 밖의 구분이 있다. 즉 부처님으로부터 불법을 전수받아 이를 일반대중에게 전파해야 할 임무를 띠고 있는 성문, 연각, 보살 등 전법 대중이 부처님을 모시고 생활하는 공간은 불국 세계 안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임무를 띠고 있는 수호 대중은 당연히 불국 세계 밖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석굴암도 안과 밖의 2실 구조로 설계되어 문으로 들어오는 전실(前室)과 현관은 8부 신중과 금강역사 및 사천왕 등 불법을 지키기로 맹세한 수호 대중이 차지하고 있으며, 주실(主室)에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를 둘러싼 여러 보살과 제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 주실 안에도 부처님을 가까이서 보호하는 분이 있으니 대범천왕과 제석천이 그들이다.
석굴암의 구조는 밖에 해당하는 전실은 사각형 모양이고 현관부분에 해당하는 곳은 좁은 복도 형식이다. 그리고 안에 해당하는 주실(主室)은 원형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각형의 전실 좌우에는 각각 4분의 신장, 즉 8부 신장이 새겨져 있으며 그 끝에 금강역사 2분이 새겨져 있다.
신장들은 기원전 2000년 베다(Veda) 시대의 힌두교 제신들이었다가, 불교로 들어오면서 불법의 수호신으로 석굴암에 들어왔다. 이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지닌 개별적 존재들로서, 이 부분이 불교로의 귀의(歸依)와 범우주적 원칙의 세계를 보인다.
팔부중은 인도 고대 신화의 신들이었으나 불교에 흡수된 신들로, 이교(異敎)의 신이기 때문에 격은 낮다. 사천왕의 권속으로 있으면서 불법 수호의 신이 되었다.
① 천(天)은 제바(提婆)라고도 한다. 6도 10계의 하나로 천계를 의미하는데, 불교에서는 세계의 중심에 있는 수미산 위의 27천 혹은 그곳에 거주하는 여러 신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8부중의 천은 특정한 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천부중(天部衆)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으며 ② 용은 이룡왕(二龍王) 얼굴과 몸은 사람이고 꼬리는 뱀, 머리 위에 3-9개의 용머리 또는 뱀의 형상으로 표현된다. ③ 야차(夜叉)는 인도의 귀신이 불법 수호신이 되었다. 위덕(威德), 포악(暴惡), 귀인(貴人), 사제귀(祀祭鬼)로 번역하고 천(天), 지(地) 허공(虛空) 야차의 3종류가 있으며 다문천(多聞天)의 권속으로 도리천을 수호한다. 형상 표현으로는 사자, 코끼리, 호랑이, 사슴, 말, 소, 양으로, 사람인 경우는 얼굴이 2-3개이며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다. ④ 건달바는 본래는 음악의 신으로, 식향(食香)이라고도 한다.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내를 맡고 산다는 뜻이고 보통 무장을 하며 머리에는 사자관(獅子冠), 손에는 삼차극(三叉戟)을 들며 ⑤ 아수라(阿修羅)는 호흡의 신으로, 싸움을 좋아하여 항상 제석천과 맹렬히 싸운다고 한다.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고 손에는 칼을 들어 가장 무섭다. ⑥ 가루라는 공상의 새인 금시조(金翅鳥)의 변형이다. 날짐승의 왕으로, 날개 길이가 336만리이고 용을 잡아먹고 산다. ⑦ 긴나라는 음악의 신이다. 사람이냐 아니냐의 뜻이고 사람, 새, 짐승인지 모습이 일정치 않다. ⑧ 마후라가는 뱀신의 상징으로, 대망신(大蟒神), 대복행(大腹行)으로 번역된다.
금강역사는 인왕(仁王) 또는 이왕(二王)이라고도 부른다. 사찰의 문 좌우에 서서 도량과 불법을 수호하는 것이 본래의 임무이다. 무장하고 금강저를 든 것이 기본이지만 종종 나형(裸形)에 주먹으로 치려고 하는 분노(憤怒)의 상이고 바위 위에 서있는 경우도 있다.
밀적금강은 손에 부처님을 호위하는 금강저(金剛杵)라는 무기를 들고 입을 다물고 공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나라연금강은 힘이 센 천상계의 역사로서 입을 벌리고 공격할 자세를 취하고 있다.(입의 열고 닫음을 바꿔 표기한 문서와 절이 많으나 이는 소수설이다.)
입을 벌린 쪽을 아, 다문 쪽을 홈이라 하는데 이는 범어의 첫 글자와 끝 글자를 따서 생성과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들 두 역사의 머리 뒤에는 커다란 원형의 두광(頭光)이 있다. 지금도 사찰 앞에 금강문을 세우고 그 안에 좌우로 두 상을 안치한 사찰이 많으며, 석굴암의 금강역사상은 조각이 매우 뛰어나다.
석굴암의 현관 부분에 해당하는 곳에는 좌우 2분씩 모두 4분의 사천왕이 새겨져 있다. 천(天, Deva)에는 광명, 청정, 자재, 최승 등의 뜻이 있다. 호법신으로서 인도에 있는 토착 신들이 흡수된 것으로, 밀교에는 천(天)속에 포함되는 것이 굉장히 많으나,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천(天)은 범천, 제석천, 사천왕, 팔부중, 인왕, 가릉빈가 등이다.
석굴암에 보이는 사천왕은 수미산 밑의 사방(四方) 사주(四洲)를 수호하는 천이고, 후세에는 불교 세계의 축도(縮圖)인 수미단의 사방을 지키는 신이라고 여겨져 왔다.
원래 인도에서는 귀족으로 표현되었으나, 중국까지 오는 동안에 차츰 무인상(武人像)으로 변해 우리나라에서는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까지 발전했다. 동쪽을 지키는 지국천왕(持國天王)은 오른손을 허리에 대고 왼손으로 칼을 잡고 있다. 남쪽을 지키는 증장천왕(增長天王)은 오른손으로는 가슴 앞에서 칼을 잡고 왼손은 허리에 대고 있다. 서쪽을 수호하는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오른손에 붓을 들어 글씨를 쓰는 모습을 취하고 있고, 북쪽을 수호하는 다문천왕(多聞天王)은 오른손에 탑을 받쳐 들고 왼손으로 긴 창을 잡고 있다. 이러한 사천왕상은 바위 위에 서거나 잡귀를 깔고 있기도 한다.
사천왕을 지나면 양쪽으로 8각의 기둥 2개가 서 있으며, 기둥 뒤 곡선으로 되어 있는 주실 벽을 따라서는 4개의 불상조각이 있다. 인드라(帝釋天), 문수보살, 보현보살, 브라마(梵天王) 중 둘은 불교의 보살들이고 둘은 인도에서 유래한 디바(天, Deva)신상이다.
인드라와 브라만의 두 불교 상은 팔라시대의 인도 조각을 연상케 하는 타원형 후광을 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물게 보이며, 일본 불교조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범천(梵天)은 바라문교에서 숭상하던 신으로, 불교에 포섭되어 제석천과 함께 불교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욕계의 모든 욕심을 끊고 부처님의 정법을 깊이 믿으며 부처가 세상에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와서 설법을 듣는다고 한다. 한 손에 불자(拂子)를 드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나라에 그 예는 많지 않으나 석굴암 내의 범천상이 유명하다. 현재 보는 쪽에서 왼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정병과 불자를 들고 서 있다.
제석천(Indra)은 범천과 함께 인도 고대 신화의 대표적 신으로, 욕계(欲界) 6천(天) 중 제2천에 해당하는 도리천(忉利天)의 주인이다.
욕계(欲界)는 식욕과 수면욕, 음욕 등 3욕을 버리지 못한 세계를 가리키는데, 사천왕천,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의 6천이 있다고 한다.
제석천왕이 다스리는 도리천은 땅과 허공이 나뉘는 수미산 상봉에 있어 수미산 사방에서 각기 한 쪽씩을 차지하고 사는 사천왕과 함께 지거천(地居天, 땅에 사는 천인)으로 불린다. 도리천은 삼십삼천이라고 번역되며, 이는 4방에 각각 8천씩 있고 중앙에는 제석천이 사는 선견성(善見城)이 있어 모두 33천이 되기 때문이다.
석가모니 생존부터 그를 돕고 옹호하여 도움이 되었다. 일찍이 간다라 지방에서 범천(梵天)과 함께 삼존상이 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석굴암의 제석천이 유명하다. 현재 보는 쪽에서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금강저와 불자를 들고 서 있다.
그리고 범천의 옆에는 경권(經卷)을 들고 있는 문수보살이 자리하고 있으며, 제석천의 옆에는 보잔(寶盞)을 들고 있는 보현보살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부처님을 시위할 경우 좌 범천, 우 제석의 원칙이 철칙임을 볼 때 이들의 위치는 바뀌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위치도 바뀌고 말았다. 대웅전에서 보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위치와 석굴암의 위치가 틀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수미산의 중턱을 지키는 사천왕상을 지나, 정상에 해당하는 석굴암 주실에는 영취산 석굴 속에 상주하여 영원히 열반에 들지 않고 있다는 석가세존이 계신다.
석가세존의 좌우에는 10대 제자가 각기 5분씩 조각되어 있으며, 그 중앙에 11면 관음보살이, 석가세존의 둔중하면서도 많은 말을 하고 있는 뒷모습을 120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응시하고 있다.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표현된 11면 관음보살은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는 석가세존과는 불변의 관계를 맺으며, 넓은 바다로 둘러싸인 수미산을 현실에서 동해를 바라보는 토함산에 표현한 신라 불교미술의 정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출처] 석가세존이 상주하는 불국세계인 석굴암|작성자 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