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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독서모임 멤버분이 "단풍이랑 첫눈을 자주 생각합니다" 하던데
더운 여름 잘 보내고 있나요?
모임 이틀 전 단체SNS에 이렇게 시작하는 참여 확인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8월 22일 오후 7시 30분 가양5복지관 가람작은도서관에서 모였습니다.
김국현 김상진 이효정 정승민 4명이 6권의 책을 나누었습니다.
등촌7복지관 박지원 선생님도 왔다가 집에 사정이 생겨서
맛있는 롤케이크만 사주고 가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에 꼭 함께 해요~)
김상진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정승민 [아나톨의 작은 냄비] 이자벨 카리에
이효정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토마스 브루더만
김국현 [비영리 분야를 위한 좋은 조직을 넘어 위대한 조직으로] 짐 콜린스, [성과를 향한 도전] 피터 드러커
이번 달도 참여한 선생님들이 단체SNS에 올려주신 내용을 그대로 남깁니다.
다음 달은 시원한 가을밤에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생생하게 듣고 싶고 나누기 원하는 분은 서울 책사넷에 참여해 보세요~
김상진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문학동네
내겐 환대, 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어느 책을 읽다가 ‘절대적 환대’라는 구절에서 멈춰 섰는데, 머리로는 그 말이 충분히 이해되었지만, 마음 저편에선 정말 그게 가능한가, 가능한 일을 말하는가, 계속 묻고 또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원을 묻지 않고, 보답을 요구하지 않고, 복수를 생각하지 않는 환대라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 정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일이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면 죄와 사람은 어떻게 분리될 수 있는가, 우리의 내면은 늘 불안과 절망과 갈등 같은 것들이 함께 모여 있는 법인데, 자기 자신조차 낯설게 다가올 때가 많은데, 어떻게 그 상태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 나는 그게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나 자신이 다 거짓말 같은데……
이렇게 춥고 뺨이 시린 밤, 누군가 나를 찾아온다면, 누군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때 나는 그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그때도 나는 과연 그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그 생각을 하면 나는 좀처럼 글을 잘 쓸 수가 없었다. _ 「한정희와 나」
- 단편 「한정희와 나」의 주인공은 소설가입니다. 아내가 어릴 때 몇 년 간 키워준 분들의 부탁으로 그분들의 손녀 정희를 얼마간 맡게 됩니다. 초등학교 6학년 정희는 학폭 가해가가 되고 주인공은 이 일을 수습하기 위해 애씁니다. 학폭위 결론은 서면사과였고, 학폭건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던 정희가 "이거 고모부가 대신 써주면 안 돼요? 고모부는 작가니까 이런 거……”라고 말하자 그 순간 주인공이 폭발하여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말들과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을 하고 맙니다. 정희와의 일을 겪은 후 주인공은 '좀처럼 글을 잘 쓸 수 없었다'고 합니다.
“신원을 묻지 않고, 보답을 요구하지 않고, 복수를 생각하지 않는” “절대적 환대”에 대해 말한 이는 데리다였으니, 작중 화자(그는 작가의 분신으로 보인다)가 읽었다는 “어느 책”은 데리다의 『환대에 대하여』가 틀림없다. 말하자면 그는 데리다의 ‘모두에게 친절한 오빠가 되어라’라는 요지의 정언명령에 내포된 과도한 염결성에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데리다 아닌 나로서도 저 구절을 읽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기는 힘들었는데, 나 역시 이런 구절을 쓴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레비나스나 데리다가 말하는 환대는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처럼 환대하기에 적합하도록 ‘선별된’ 이방인들에 대한 환대만은 아니다. 절대적 외부로부터 도래한 이방인이 항상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온순하고 가난한 자들이라는 보장은 없다. 타자에게 이름을 묻고, 소속을 묻고, 위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환대의 윤리가 아니다. 타자의 절대적 외부성이 보장될 때만, 환대는 윤리가 된다.(김형중, 「사건으로서의 이방인—‘윤리’에 관한 단상들 1」,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문학과지성사, 2013, 24쪽)
무조건적 환대 같은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환대는 그래서 항상 부끄러움을 수반한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으리라. 부끄러움은 환대의 윤리에 대해 구성적이다. 환대하는 자는 항상 자신의 불철저한 환대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자이기도 하다. 그러니 부끄러움 속에서 환대하라. _ 「김형중의 해설: 다시, ‘환대’에 대하여」
- 김형중은 이기호의 소설에서 '환대'를 읽고, 불철저한 환대를 하며 느끼는 '부끄러움'을 설명합니다.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이 대부분 그런 상황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결론부에 '부끄러움 속에서 환대하라'며 글을 맺습니다. 우리집 가훈 비슷한 말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괜찮아!"입니다. 김형중의 결론이 반가웠습니다. 소설과 해설에 등장하는 자크 데리다의 [환대에 대하여]를 읽어봐야겠다 싶습니다.
정승민 [아나톨의 작은 냄비] 이자벨 카리에 지음 권지현 옮김, 씨드북
아나톨은 작은 냄비를 달그락달그락 끌고 다녀요.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아나톨은 화를 내요. 소리도 질러요. 어느 날 갑자기 냄비가 머리 위로 떨어졌어요. 하지만 왜 그랬는지 아무도 몰라요. 냄비 때문에 아나톨은 평범한 아이가 될 수 없었어요. 아나톨은 사랑이 많이 필요한 아이예요. 가끔 사람들이 불편해할 때도 있지요. 아나톨은 아주 상냥한 아이예요. 그림도 아주 잘 그리고요. 아나톨은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예요. 잘하는 게 아주 많은 아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자꾸 냄비만 쳐다봐요. 냄비가 이상하대요. 무섭나봐요.
그 사람은 아나톨이 냄비를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어요. 그 사람은 아나톨에게 냄비를 넣을 수 있는 가방도 만들어 주었어요.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어요. 작은 냄비는 아직도 달그락달그락 해요. 하지만 이제 잘 보이지 않아요. 어디에 걸리지도 않고요! 아나톨은 예전과 똑같은 아나톨이랍니다.
- 이 그림책으로 4학년 아이들에게 상담수업을 진행하며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하였습니다. 누군가의 어려움, 장애를 내 기준에서 고치려고만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마음, 그 사람이 가진 장애만 보아서 그 사람이 가진 더 많은 강점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이것이 사람을 세워가는 상담과 사회사업을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효정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창비
그를 등진 채 몸을 웅크리고 있는데 갑자기 사과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로부터? 아무데나 동성애를 갖다 붙이는 등신 같은 자들에게? 이딴 말도 안 되는 쓰레기 같은 구절을 모으며 자신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못난 그들에게? 별로인 남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좋아해버리고 단지 그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의 컴퓨터를 마구 뒤지며 그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나에게? 어쩌면 그 모두에게 아니 다른 누구도 아닌, 엄마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어졌다. _ 149쪽
그러니까 말이야. 엄마 있잖아. 단 한번이라도 내게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때 내 마음을 짓밟은 것에 대해서 나를 이런 상태로 낳아놓고 이런 방식으로 길러놓고 그런 나를 밀어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에 무지의 세계에 놔두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 제발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게 엄마의 본심이 아니었다는 것도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알지만 나는 엄마를 당신을 _ 179쪽
이효정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토마스 브루더만, 동녘
인간에게는 생각과 행동 사이의 모순을 무시하거나 정당화 하거나 어깨 한번 으쓱하고 마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_ 8쪽
달리 생각하면 미용실이든 이발소든 기후보호든 다 똑같이 ‘너무 늦은’때는 없다. ‘지금 당장’이 제일 좋고 그게 안 되면 ‘가능한 한 빨리’가 우리의 모토가 되어야 한다. 이게 어렵더라도 어쨌든 지구의 탄소배출량을 10년 안에라도 줄이는 것이 전혀 줄이지 않는 것 보다는 분명히 낫다. 물론 그 보다 더 나은 것은 당연히 지금 당장 줄이는 것이다. 한해 한해 지날 때 마다 상황은 더 나빠질테고 파괴는 돌이킬 수 없어질 테지만 지구 온도가 평균 4도 더워지는 것이 6더 더워지는 것보다는 여전히 낫다. _ 56쪽
친환경적인 행동들을 하고 있으니 일 년에 한번 정도 휴가차 비행기를 타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장거리비행이 평생 전기를 절약하고 쓰레기 분리수거하고 천 가방을 사용해서 아끼는 탄소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방출한다는 사실은 그래서 기꺼이 무시한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좋은 행동을 하나만해도 이런 무시가 가능해진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한 가지 행동 편향(single action bias)이라고 한다. _ 100쪽
기후친화적인 결정에는 기후보호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기존의 생활방식을 기꺼이 포기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 실제로도 기후친화적으로 행동한다. _ 227쪽
시뮬레이션 모델들이 시사하는 바에 따르면 새로운 사회적 관심은 인구의 4분의 1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 금방 보편화 된다. 그러므로 사회적 규범을 기후친화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데도 절대 대다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4명 중 1명이 기후보호를 가장 중요한 일로 삼는 다면 이미 문제는 많이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_ 273쪽
김국현 [비영리 분야를 위한 좋은 조직을 넘어 위대한 조직으로] 짐 콜린스, 김영사
- 이 책에서는 비영리 조직이 위대한 조직이 되기 위한 5가지 방법에 대해 안내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위대함'이란 비영리 기관에서는 수익률이 아니라 사명을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비영리 조직에서 돈은 투입에 불과할 뿐 위대한 조직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1. 제5레벨의 리더십 : 조직이 장지적으로 위위대한 조직으로 도약하고 여론이나 인기에 구애받지 않고 조직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 하는 리더십을 말한다
2. 사람이 먼저다 : 적합한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일 이것이 핵심이다. 조직의 사명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려는 적합한 인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필요한 인재를 버스에 태는 역할이 필요하다.
3. 고슴도치 콘셉트 : 콩나물에 물을 주듯이 꾸준히 조직의 비전을 강조하고 어떻게 해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함으로서 성장해야 한다
4. 프라이휠 돌리기 : 성공이 후원과 헌신을 유도하고, 후원과 헌신이 더 큰 성공을 낳고, 그 성공이 다시 더 많은 후원과 헌신을 유도한다. 그것이 가능하도록 꾸준히 비전을 실천해야한다.
5. 구조적 한계에 대한 강박을 버려라 : 조적 한계에 대한 현실을 냉혹하게 직시하는 동시에 결국에는 우리 조직이 위대한 조직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한다.
김국현 [성과를 향한 도전] 피터 F. 드러커, 간디서원
- 기관의 직원부터 대표까지 모든 조직의 구성원이 리더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함을 말하는 책이었다.
공헌이란 책임을 갖고 성과를 올리는 것을 말하고 모든 조직의 지식노동자는 자기가 조직 안에서 어떠한 공헌이 가능한지 자문하고 자기 직무의 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
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관리다.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일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시간으로부터 출발한다. 계획에서 출발하지도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명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를 위해 시간을 기록하고 시간의 4분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일과, 시급한일을 구분하고 시급하지만 중요한 일, 그리고 시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을 구분하여 그 중요도에 따라 일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시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분석하고 그 분석된 내용에 따라 필요없는 부분에 사용되는 시간을 줄이고 시급하고 중요한 일들을 최소화 시키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첫댓글 풍성한 8월 후기 읽으니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커집니다. 9월에는 꼭 뵙겠습니다!!
9월에 만나요~
다양한 책을 통해 풍성한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8월 서울 책사넷 풍경이 그려집니다.
모임 주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김승철 선생님 존재가 고맙습니다!
김상진 선생이 읽은 책, 어렵네요...
소설은 어렵지 않고 심지어 재미있습니다. 자크 데리다의 책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김상진 선생님! 잘 지내시죠. 정보화캠프때나 병원세미나 및 식사 등으로 베풀어 주신 은혜 기억나네요. 환대? 제가 중학교 때 매날 싸우고 적응 잘 하지 못해 아픈 상처가 있었습니다. 어짜피 제가 풀어야 할 삶인 것이죠. 살아 있다면 조금 나이가 더 든다면 나중에 학년기를 돌아볼 때 어떻게 회상할까요? 좋은 쪽으로 다 잘 풀렸으면 합니다. 책 나눔에 새로운 감응이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진태 형 오랜만입니다. 이기호 작가 책 한번 읽어보시죠.
@김상진 예. 꼭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상진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아서 장애인지 타인의 생각보다 자신의 생각에 치중하게 되네요. 읽는다고 약속했는데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 때문인지 여유를 내기 어렵네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노력도 하여야 하는데 의지가 약해서인지 실행이 잘 되지 않습니다. 장애인이지만 좋은 노력이었으면 합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다른 선생님 말씀으로는 문해력과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삶이 어렵습니다. 약도 먹고 있고 생활이 정리가 잘 되지 않고 어찌해야 할지~
후기 감사합니다.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지만
9월에 두배로 더 반갑게 봽겠습니다♡♡
9월에 두 배 더 반갑게 만나요~
후기로 보니 그때의 분위기와 마음이 생각나네요~ 책사넷 덕분에 좋은책을 알게되고 생각할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