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형부터 파악하라 많은 음식을 준비해놓고 그만큼 많은 고객이 들어야 운영이 되는 뷔페 레스토랑은 그때문에 예전부터 호텔이 강세다. 뷔페 레스토랑은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기에 어린아이나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들이 즐겨 찾는다. 그래서 항상 예약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뷔페 레스토랑에서 자리를 안내받았다면, 슬슬 지형 파악에 나설 때다. 접시를 하나 들고 한바퀴 휙 돌아보자. 뷔페 음식은 크게 찬 음식, 더운 음식, 디저트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한번 둘러보면서 대략의 음식 섹션을 확인하라. 이 뷔페 레스토랑의 즉석 코너는 무엇이 있는지, 잽싸게 파악하는 능력도 더불어 요구된다.
2 병아리 눈물만큼씩만 담는다 이곳에서 당신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이 중요하다. “뷔페에서 과식하지 않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영양학자 카리 바흐만의 말이다. 지불한 가격 대비 최대 효과를 얻으면서도, 너무 먹어 손을 따야 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일단 ‘양’에 신경을 써라. 일단 ‘한입’ 씩만 먹겠다는 생각으로 접시에 조금씩 담아야 한다. 뷔페 음식이 먹다보면 조금 질리는 것도 사실. 조금씩 덜면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억지로 먹을 위험이 줄어든다. 뷔페 레스토랑에서 지켜야 할 단 한 가지 매너가 있다면 음식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남기는 것이니까 말이다. 일단 맛을 보고 당신의 입맛을 확 사로잡는 음식이 있으면 계속 더 가져다 먹어라.
3 차가운 음식으로 시동을 걸어 (Start Cold) 뷔페도 세트 메뉴처럼 애피타이저-주요리-디저트를 차례로 즐기는 것이 많은 음식을 끝까지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찬 음식 코너는 대개 샐러드, 예쁘게 담은 애피타이저, 생선회와 초밥 등의 일식 코너로 이루어져 있다. “신선한 야채로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죠.” 영양학자 시바 마무다르의 조언이다. 특히 적채 비슷하게 생긴 라디키오는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워 전채로 제격이다. 그런데 어떤 드레싱을 고른다? 사우전드아일랜드처럼 달걀과 크림이 듬뿍 들어간 불투명한 드레싱 대신 발사믹이나 비네가레트, 이탈리안 드레싱을 선택하라. “올리브오일을 베이스로 만든 드레싱은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일조합니다.” 샐러드와 다양한 애피타이저를 즐겼다면 일식 코너로 돌격하라. 일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회와 초밥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4 뜨거운 음식으로 냅다 달려 (Get Hot) 더운 음식은 뷔페의 메인코스다. 다만 찬 음식에 비해 고칼로리·고지방 음식이 월등히 많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최대한 적은 양을 맛보고 튀긴 음식보다 굽거나 찐 음식을 선택하라. 요즘은 그릴 코너를 기본으로 샤브샤브 코너, 철판요리 코너, 튀김 코너 등 다양한 즉석코너를 갖추는 것으로 뷔페 레스토랑의 수준을 가늠하기도 한다. “다양한 즉석 코너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인기가 높은 그릴 코너에는 등심 외에도 양갈비를 제공하는 등 가짓수를 늘렸습니다.” 롯데 호텔 홍보실 문인영의 말이다. 여러 육류와 해산물에 마늘, 파프리카, 가지, 아스파라거스, 양파 같은 구운 야채를 곁들이면 균형있는 식사가 된다. 파인애플이 먹음직스럽게 구워졌다면 한 조각 챙기자. 파인애플이 육류의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5 달콤한 것들로 정리해 (End Sweet) 모든 것이 풍요로운 요즘은 디저트 코너가 뷔페 만족도를 가르기도 한다. 처음 등장해 환호성을 지르게 했던 초콜릿 분수도 이제는 흔하다. 디저트 코너에는 다양한 케이크류, 과일류,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수정과와 식혜, 과일펀치, 즉석 크레페 등이 준비되어 있다. “다양한 과일에 아이스크림 한 덩어리, 너트 약간을 곁들이는 것이 가장 건강한 디저트죠. 케이크와 파이는 위에 부담 줍니다.” 카리의 말이다. 파크하얏트 호텔 코너스톤의 브런치 뷔페는 직접 만든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낸다. 유지방이 적은 셔벗 타입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6 어머니는 말하셨지, “김밥은 먹지 마라!” 뷔페에서의 행동강령은 곧 어릴 적 어머니의 잔소리와 같다. 소시지 같은 건 담지도 말고, 김밥도 쳐다보지 말라는 어머니의 말씀에는 뷔페 레스토랑의 지혜가 그대로 들어 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뷔페 레스토랑에서는 단가가 높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최대한 즐기는 것이 남는 것. 생선회나 그릴 요리, 신선한 해산물을 공략하라. 김밥이나 빵, 파스타, 감자 따위는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하다가도, 또 쉽게 배가 꺼지게 하는 주범이다. 그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초밥에는 손이 가지만 말이다. 비슷해 보이는 뷔페 레스토랑도 들여다보면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어디에서 운영하는지, 총조리장의 성향이 어떤지에 따라 음식 구성은 달라진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뷔페 ‘포시즌’의 이종필 조리장은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호텔 관계자가 식재료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울상을 지어도,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최소한으로 조리한 음식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해초비빔밥이나 알로에와 백년초로 만든 애피타이저, 제철 과메기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이곳이다. 롯데 호텔의 ‘라세느’는 딤섬으로 유명한 ‘도림’과 한 가족이라 딤섬이 맛있고, 그릴 코너의 양갈비 질이 훌륭하다. 가끔 참치 한마리를 해체하는 프로모션을 열기도 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백조’는 즉석에서 밀전병에 말아주는 베이징덕이 별미고, 그랜드힐튼 호텔의 레스토랑은 근처 사모님들의 취향에 맞게 한식 코너가 충실하다. 뷔페 레스토랑의 너무 많은 음식이 싫다면 W 호텔의 키친, 파크하얏트 호텔의 선데이 브런치 뷔페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뷔페 테이블의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갓 만들어낸 다양한 음식을 직접 테이블로 서브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뷔페 한번 어떤가? <맨즈헬스>의 행동지침서면, 잘 먹었다고 소문나는 건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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