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부산 참 좋다! 만덕은 더 좋고.... -
부산 참 좋다.
해운대 광안리는 푸른 바다가 보이는 모래 사장이 있어서 좋고, 태종대는 그 절경에 부서지는 하얀 파도의 포말들이 너무 좋고, 캬~ 자갈치 시장에는 그 펄떡이는 횟감들이 입맛을 돋우고....
여기뿐 아니다. 기장은 또 어떻고.
푸른 바다가 펼쳐진 바닷가에 멸치배들이 들어오면, 어부들이 그물을 펼쳐들고 "에헤라 세야 에헤하 세야" 멸치 터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그 멸치 터는 옆에는 큰 고무 대야를 들고 떨어지는 싱싱한 멸치를 줍는 아주머니들도 모여들고.
뱃사람들은 돈도 내지 않고 그냥 줏어가는 아주머니들을 보고도 아무 말도 않는다.
그 줏어온 멸치들을 바닷가로 들고가서 장만해서 준비해간 초장에 찍어서 쌈배추나 상추에 싸먹는 그 맛은 정말 일품이다.
바닷가에 늘어선 횟집들과 어물전들에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고.....
이것뿐 아니다.
그렇게 먹고 기장항 대변항 주위 해안가 도로를 타고 나가면, 도로가 곳곳에 정말 그림에나 볼 수 있을 것같은 멋진 찻집들이 기다린다.
그 찻집에 앉아서 하얀 포말을 몰고오는 파도를 내려다 보면서 마시는 커피맛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이다.
또 있다.
항구 도시라고 꼭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꿈같은 곳이 또 있다.
부산의 만덕산 고갯길!
봄에는 시골 산고갯길 같은 그 만덕 산길은 끝도 없는 벛꽃 터널로 변한다.
그 벛을 따라 차를 천천히 몰고 꼬불꼬불 올라가면 그런 절경이 없다.
또 여름에는 그 길 전체가 푸른 녹음의 터널이 된다.
그 뜨거운 햇볕이 하나도 들지 않아서 그 길을 들어서기만 해도 그저 시원하다.
또 가을에는 어떻고.
그 터널 길전체가 단풍 터널로 변하고, 주변 산들도 단풍천지다.
겨울의 만덕산은 산아래는 비가 와도, 눈길을 돌려 산 위를 보면 하얀 눈이 내린다.
산이나 바위들이 하얀 한 폭의 그림이다.
그런 산위 길가 전망대에서 커피를 마시며 내려다 보면 부산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 나무 우거진 산길 옆에는 그림처럼 예쁘게 지어진 숙박시설들이 숲속 곳곳에 숨어있다.
옷을 다 벗고 내다봐도 부끄러움을 잊고 창문 커텐을 가리기가 싫을 만큼 경관들이 너무 예쁘다.
잠들기 전에는 저 멀리 별같은 불빛들이 참실을 들여다 보고, 아침에 눈을 뜨면 그 절경들이 또 창문을 몰래 들여다 본다.
만덕 산 속에는 갖가지 약초들을 넣어 삶아 손님들을 맞이하는 닭백숙 집들도 줄을 섰다.
몇몇 집에선 산 속 나뭇가지들을 얼마든지 줏어다 땔 수 있어서 그런지, 지금도 시골처럼 나무로 불을 때서 닭백숙을 해주는 집들도 있다.
또 내가 만덕을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집에서 2~3분 거리에 산이 있고, 자전거도 탈 수 있을 만큼의 평지같은 황토 산책길이 있고, 산책걸음으로 이십분 남짓만 걸어가면 편백나무 숲이 나온다.
그 황톳길에는 맨발로 걷는 산행객들이 제법 보이기도 한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중풍으로 2년 반을 병원에 있어도 차도가 없어서, 퇴원을 해서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면 이 편백나무 숲을 두어 달을 걷고는 혼자 산을 오를 수 있었고, 1년 남짓만에 성한 나보다 더 빨리 걸을 수 있을 만큼 완치가 된, 건강에도 그렇게 좋은 멋진 숲속 산책길이 있는 곳이 이 만덕산이다.
공기가 맑어서 좋고,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꼬마들도 엄마 아빠따라 다니는 평평하고 조용한 산책길같은 그 편백 숲은 정말 일품이다.
나는 만덕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그간 정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골목마다, 술집마다, 내가 지나가면 "원장님" 하면서 부르는 정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보다는 산행을 갔다 오면서 언덕위 나무 그늘에 한참을 앉아서 어떤 아름다움에 젖을 있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7일 오후 2시 47분,
권다품(영철)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