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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을 베개삼아 누워 있는 산세인 주흘산(主屹山·1,106m)은 ‘문경 하면 주흘산, 주흘산 하면 문경’을 떠올릴 정도로 등산인들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산이다. 옛날 과거급제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오고가던 영남선비들이 고향에다 ‘좋은 소식을 듣게 한다’는 뜻 그대로인 문경(聞慶)의 진산으로 유명한 산이다.
문경의 고려시대 때 지명은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뜻인 문희(聞喜)였다 한다. 여기에다 경사스러운 일의 조짐이 있다는 뜻인 경서(慶瑞)가 더해져 ‘문희경서’라고 하여 문경의 어원으로 부각되어 왔다고 한다. 기쁨을 가져다줄 경사스러운 일이 항상 일어날 조짐을 간직한 미래가 희망적인 지역이란 뜻이다.
주흘산 등산은 문경새재길인 제1관문(주흘관)에서 곡충골(穀蟲谷)로 들어가 여궁폭포~혜국사~대궐터 샘터를 경유하거나, 제2관문(조곡관)에서 꽃밭서들을 경유해 주흘산 주봉(1,075m)으로 오르내리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산 동쪽 평천리 개그늘에서 불당골~도토메기고개를 경유하거나, 개그늘에서 삼박골~주봉 동릉을 경유해 주봉으로 오른 코스, 그리고 문경읍내 지곡리 월복사~전좌문을 경유해 주봉에 오르는 코스가 잘 알려져 있다.
이번호에 소개하는 코스는 아주 생소한 코스다. 주봉 서쪽 아래 전좌문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나가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은 약 1km 거리에 고깔봉(1,080m)을 들어올리고 있다. 고깔봉은 머리에 쓰는 관(冠)을 닮았다해서 일명 관봉으로도 불린다. 고깔봉에서 능선은 세 가닥으로 나뉘어진다.
서쪽으로 분가하는 능선은 북쪽 여궁폭포를 감싸며 약 2km 거리인 제1관문에서 맥을 다한다. 고깔봉에서 흘러온 방향대로 계속 남서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은 약 3km 거리인 하초리에 이르러 조령천에 여맥을 가라앉힌다. 고깔봉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은 약 0.8km 거리에서 남서쪽 교촌리 방면으로 지능선(501m봉) 하나를 또 분가시키고 계속 남진, 약 3.5km 거리 오리터에서 가라앉았다가 마지막으로 잣밭산(376m)을 들어올린 다음 여맥을 문경종합온천을 감싸고 조령천과 신북천이 합수되는 곳에다 묻어버린다.
문경읍내에서 주흘산을 올려다볼 때 왼쪽으로 가장 높게 보이는 봉이 고깔봉이다. 이곳 주민들은 이 고깔봉을 여인의 젖무덤으로 보고 바라보이는 산세를 여인이 반듯하게 누워있는 형상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고깔봉 왼쪽 남서릉 바위지대를 머리로 보고, 젖가슴인 고깔봉을 지나 전좌문 자리가 무릎, 그리고 1,075m봉인 주봉을 발로 보는 것이 그것이다.
고깔봉 새 코스는 고깔봉 남서릉이다. 이 코스는 최근 대산련 경북연맹 산들모임(회장 김규천) 회원들과 문경시산악연맹 김병희 부회장이 앞장서서 개척했다.
산행기점은 제1관문 전방 1km 거리인 문경관광호텔. 호텔 왼쪽 30m 지점에 남서릉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있다. 돌계단을 올라서면 곧이어 송림으로 들어간다. 약 150m 들어서면 무덤이 있고, 이어지는 산길로 5분 더 들어서면 비석이 있는 무덤이 나온다. 무덤을 뒤로하고 20분 올라가면 남쪽 지능선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하초리에서 오르는 길이다.
삼거리를 지나면 울창한 굴참나무숲으로 이어진다. 각종 산나물이 자라고 있는 능선길을 따라 30분 가량 올라가면 오른쪽 계곡에서 오르는 널찍한 오솔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이 길은 본래 우마차길이었다 한다. 옛날 자동차가 귀하던 시절 내주흘(꽃밭서들)에 있던 광산에서 캐낸 철광석을 소가 끄는 우마차에 실어 하초리로 운반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삼거리를 뒤로하고 10분 올라가면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서쪽 문경새재 계곡 건너로 백두대간을 끌고 나가는 조령산이 마주 보인다. 전망바위를 지나 7~8분 더 오르면 쉬어가기 좋은 4~5평 넓이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이어 2분 거리에 이르면 밑둥이 한 아름이 넘는 소나무가 벼락을 맞아 쓰러져 있다. 아름드리 노송군락이 이어지는데, 금강송이 자랄 수 있는 남방한계선이 바로 여기라고 한다.
볼수록 귀티가 나는 금강송 군락을 지나 10분 올라가면 단풍나무 군락 속으로 들어간다. 8~9분 더 오르면 돌밭길인 너덜지대로 들어선다. 너덜지대를 5~6분 오르면 남릉과 만나는 삼거리다. 잣밭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여기서 갈린다.
삼거리를 뒤로하고 15분 올라가면 밧줄이 걸린 급경사 바위 구간이 나타난다. 오른쪽 아래가 수십 길 절벽인 위험지역에서 밧줄을 잡고 50m 가량 오르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암봉인 고깔봉이 협곡 건너로 마주 보이기 시작한다. 노송과 물푸레나무들이 훌륭한 난간 역할을 해주기도 하는 밧줄지대를 50m 가량 더 올라 급경사 바위를 왼쪽 아래로 우회해 10분 가량 올라가면 고깔봉 정상이다.
남동쪽 아래가 절벽인 고깔봉에서 조망되는 파노라마는 시원하기 그지없다. 우선 북동으로는 고깔봉의 형님뻘인 영봉과 주봉이 마주 보인다. 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로는 백길 절벽으로 된 암벽이 성곽인 듯 이어져 보인다. 주봉에서 오른쪽으로는 운달산, 성주봉이 멀리 대미산, 황장산 줄기와 함께 시야에 와 닿는다.
남동쪽으로는 신북천 분지 건너로 단산, 봉명산 줄기가 춤을 추듯 너른 거린다. 남으로는 문경읍내가 샅샅이 내려다보이고, 점촌으로 가는 3번 국도가 실낱처럼 선을 긋고 나가는 거대한 분지 양쪽으로는 오종산과 백화산 줄기가 꽃잎처럼 조망된다.
남서쪽 아래로는 공사중인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는 황계산과 갈미봉이 보인다. 황계산과 갈미봉 위로는 한 일(一)자로 백두대간 지나고, 백두대간 너머 멀리로는 흰 빛을 발하는 희양산이 고개를 내민다.
하산은 계속 남서릉을 타고 간다. 오른쪽 절벽을 피해 절묘하게 이어지는 바윗길을 따르면 향기가 백리를 간다는 백리향나무가 종종 나타난다. 가을이 되면 흰 꽃을 피어내는 기름나물도 보이는 암릉길을 따라 30분 가면 문경 읍내를 수억만 년 동안 내려다 보고 있다는 지킴이바위가 나타난다. 높이 약 4m인 이 바위는 옆에서 보면 사람 얼굴 옆모습이다.
지킴이바위를 뒤로하고 15분 거리에 이르면 대궐터에서 전좌문으로 가는 기존 등산로와 만나는 내주흘 능선길에 닿는다. 여기에서 주봉 방면 길로 10분 가면 전좌문을 보게 된다. 남쪽 방향으로 왼쪽 주봉 서벽과 오른쪽 남서릉 암벽 사이 거대한 바위 협곡 상단부를 일컫는 전좌문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침입을 피해 복주(福州·현 안동)에 피란했다가 1362년 피란지를 떠나는 길에 동화원 부근(현 제3관문 아래) 어류동에 머물면서 이곳에 매일 올라 계립령로(鷄立嶺路·현 하늘재)를 바라보며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다렸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전좌문 전망바위를 내려서면 곧 이어 꽃밭서들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다. 삼거리에서 20분 더 오르면 주봉 정상이다. 주봉에서 주흘산 실제의 정상인 영봉은 이곳에서 북릉으로 50분 거리다. 주봉에서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기호에 맞게 하산하면 된다. 삼거리에서 제2관문은 꽃밭서들 계곡길로 4.2km 거리다.
삼거리에서 다시 남서쪽 내주흘 능선으로 내려와 ‘제1관문 3.2m’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 이른 다음, 12분 내려오면 대궐터 샘터에 닿는다. 샘터에서 20분 더 내려서면 혜국사(惠國寺)에 닿는다. 혜국사는 신라 문성왕 8년(847년) 보조국사가 창건, 법흥사(法興寺)라 이름 지었으나 고려 공민왕이 난을 피해 이곳에서 은혜를 입었다 해서 혜국사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혜국사 아래 곡충골 계곡길을 따라 5~6분 내려오면 합수점 쌍폭 상단부 구름다리를 건너간다. 다리를 건너 울퉁불퉁 바윗길로 된 계곡을 지나 깎아지른 절벽 중단을 가로지르는 바윗길로 15분 가면 왼쪽 아래로 여궁폭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가 있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25분 내려오면 제1관문이다.
문경관광호텔을 출발, 남서릉을 경유해 고깔봉에 오른 다음, 남서릉 암릉길~전좌문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고, 대궐터~혜국사~여궁폭포를 경유해 제1관문으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산행시간은 5시간 이상 소요된다.
▲ 교통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30분 간격(06:10~18:30)으로 운행하는 점촌행 버스 이용, 문경에서 하차. 요금 11,200원. 3시간 소요.
충주 공용버스 터미널에서 20분 간격(06:00~20:05)으로 운행하는 수안보 경유 점촌행 버스 이용, 문경에서 하차. 요금 3,800원. 1시간 소요.
대구 북부 시외버스정류장에서 15분 간격(06:50~ 20:20)으로 운행하는 점촌행 고속버스 이용. 요금 7,200원. 2시간 소요.
점촌 시외버스정류장에서 1일 59회(06:35~18:40) 운행하는 시외버스 및 1일 64회(06:30~21:00) 운행하는 문경행 시내버스 이용. 요금 시외 2,100원, 시내 1,800원. 시외 30분, 시내 50분 소요.
문경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1일 18회(06:30~18:50) 운행하는 관문행 버스 이용. 요금 1,200원. 5분 소요.
문경읍내에서 관문까지 택시 5,000원. 호출택시 011-822-0733, 문경택시 054-571-7171.
▲ 숙식
주흘산 산행 시발점의 매표소와 제1관문 사이에 있는 문경관광호텔(주흘관 식당 겸업·054-571-8001), 새재모텔여관(산채정식 식당 겸업·571-1818), 동화원 산장(식당 겸업·571-2554), 목련가든(식당 겸업·572-1940) 등 이용. 동화원 산장은 야외 바비큐시설이 완비되어 있고, 목련가든은 순두부와 두부전골이 전문이다.
이외에 상초리 일원에는 정식 전문인 새재초곡관식당(571-2320), 새재왕건집(571-8857), 산채정식 전문인 새재할매집(571-5600), 보리밥 전문인 쉬어들가세(571-0276) 등 34곳에 달하는 식당들이 있다.
산행을 마치고 온천욕을 즐기려면 택시나 버스편으로 5분 거리인 문경읍내 문경종합온천을 찾으면 된다. 입장료 일반 6,000원(단체 30인 이상 5,000원), 소인(3세~7세 미만) 5,000원. 온천 같은 건물내에 있는 조령관 한식당(571-2002)에서 된장찌개, 우거지갈비탕, 산채비빔밥(각 5,000원), 버섯불고기정식(7,000원), 갈비찜정식(8,000원) 등을, 문경 출신 여성 산악인이 운영하는 분식코너에서 호박죽(3,000원), 떡국(3,000원), 만두국(3,500원), 짜장면(2,500원), 돈까스(4,000원), 불고기버거(2,000원), 순대(2,000원) 등을 판다.
이외에 문경읍내인 하리에 꿩샤브샤브 전문인 새재산성가든(571-0524), 약돌돼지로스 전문인 금강산가든(571-7200), 골뱅이국 전문인 흥부네식당(571-9398) 등 음식점이 26곳이나 있다.
문경새재 입장료 어른 1,900원(단체 20인 이상 1,500원), 청소년 군인 1,100원(800원), 어린이 750원(600원).
주차료 소형차 당일 2,000원(체류 4,000원), 대형버스 4,000원(8,000원), 화물차 2,000원(4,000원), 이륜차 400원(800원).
문경새재 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54-57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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