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프로야구 원년을 우승으로 이끈 오비베어즈는 골수 팬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 골수 팬들이 한 선수의 트레이드로 화가 많이 났다. 과연, 그들은 단순히 어느 선수의 트레이드때문에 화가 난 것일까......
골수 팬들은 어느 팀에나 있다. 하지만, 두산의 골수들은 여타팀의 팬들과 다른 면이 있다. 팀의 마스코트를 닮아서 일까, 아니면 마스코트가 팬들을 닮은 것일까? 그 우직함은 어느 누구의 추종도 불허한다.
내가 베어스의 가장 자랑거리로 생각하는 것은 팬들의 응원 문화이다. 어느 팀처럼 선수를 폭행하려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성적이 바닥을 헤매고 중요한 시합에 졌어도, 우리 팬들은 구단과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신사적으로 퇴장한다. 구단버스를 불태우는 야만적인 행위는 생각할 수도 없다. 게임이 안 풀려 열받을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아이스크림을 함께 관전하는 관중에게 던져주며 열을 식히는 것이 고작이었다.
'프로'라는 말이 조금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베어스의 팬들의 포용력은 또 나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한번 베어스에 발을 들여놓은 선수를 잊지 않는 것이다. 한때 쌍방울을 응원했던 많은 베어스의 팬들은 팀을 옮겨간 곰돌이들 때문에 그랬으리라...... 혹시 불미스러운 일로
잠시 운동장을 떠났어도 우리는 그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 돌아오길 기다린다. 허나, 우승 당시의 주장을 약간의 부상을 이유로 내볼듯 방출하는 구단에게 뭘 기대할 수 있을까......
지난번 선수협파동때 전지훈련장에 있던 선수들에게 구단의 고위층의 누군가가 그랬다더라.
"너희들한테 연봉주는게 누군지 알아? 구단이야, 구단" 맞다. 연봉을 주는 이는 구단이다. 그렇듯 선수들을 먹여살리는 구단이라면 조금더 넓은 부모같은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마음에 들지 않는 껄끄러운 선수들 전격트레이드 시키는 행태는 이해하기 힘들다.
심정수와 트레이드되어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은 심재학 선수를 반가이 맞아 들이고 싶다. 또한,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좌, 우타자를 영입하고자 하는 두 구단의 계산이 맞아 떨어져 두 선수를 바꾼 것이라면, 절대로 비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그런데, 팀의 간판선수인 선수를 전격 트레이드시키며 팬들을 화나게 하는 구단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일까.
프로구단은 장사를 하는 이들이다. 한 선수가 없어도 관중은 몰려온다. 삼성의 팬들이 엘지의 양준혁을 보러 야구장에 가듯이, 우리도 현대의 심정수를 보러 야구장에 갈수 있다. 구단이 생각하는 것은 고작 이것일 것이다. 프로팀을 창단할 당시, 3년후 서울을 보장받고 팀을 만들었다고 한다. 팀의 성적이 꼴찌를 휘달릴(?)때에도 관중동원은 2등 아니면 3등이었다. 이것은 서울의 시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10번 타자들이 방망이를 휘두를 때가 된 듯하다. 야구장안가기 운동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나, 올해 베어스의 관중동원이 성적과 무관하게 바닥을 헤맨다면 구단도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어리석은 바램을 가져본다. 모 그룹 제품을 불매하자는 운동에도 조심스럽게 찬성표를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