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의 2010년 예산안 예비심사가 원칙ㆍ기준도 없이 의원들의 입맛(?)에 따라 마구잡이로 이뤄졌다는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경제건설위원회(위원장 김판근)는 지난 4월 추경 때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역시 예산안 삭감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심사 시한을 넘가고 예결위로 넘겨 따가운 눈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제2차 정례회 일정대로라면 지난 7일(월)부터 10일(목)까지 2010년 예산안 예비심사(삭감조서작성)를 마쳐야 하지만 경제건설위원회는 다음날인 11일(금) 오후 11시까지도 조서를 작성하지 못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명확한 명분도 없이 '전삭(전체삭감)과 절반(50%삭감)'을 주구장창 외쳤다는 것.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낭비성, 선심성 예산에 대한 삭감은 충분히 시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만 국ㆍ도비가 지원되는 사업이나 균특, 광특으로 진행되는 사업과 민생현안이 우선시되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숙고와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과 뚜렷한 명분 없이 "무조건 무조건이야를 외치면서 마치 대단한 권력인양 칼을 휘두르는 의원"들을 보면서 집행부 실과장들은 "도대체 일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탄식을 쏟아냈다.
더욱이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김양길)의 경우 사회단체보조금 50%를 삭감하면서 예결위에 소속된 의원들이 "나중에 예결위에서 충분하게 살릴테니 우리 몫으로 양보해 달라"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집행부 길들이기와 생색내기가 극에 달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교육진흥재단 예산 심사와 관련해 "사무국장이라는 사람이 하라는 일을 안 하고 엉뚱한 일만 하고 다닌다"며 일부 의원들의 정치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발언까지 나왔다는 것은 일부 의원 개개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듯 상임위에서 예산을 최대한 삭감해 놓으면 각 실과장들이 예결위 소속 위원 의원실 문턱이 달아질 정도로 드나들며 예산을 살리기 위해 굽신굽신 머리를 숙일 것이며 목에 힘 한 번 주고 "최대한 살려보겠다"고 마치 선심 쓰는 것처럼 행세를 하고 싶은 생색내기라는 계산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민사회는 "두 번 다시는 의회에서 얼굴도 보기 싫은 사람들"이라며 "자신들의 지역구에 관한 사업, 시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을 가지고 장난하는 시의원들이 과연 내 손으로 뽑은 의원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