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가 애창곡이 되기위해서는 구구절절 사연도 많다.
마치 남남끼리 만나 사랑을 키워가듯,
일시에 불일듯 사랑하고픈 짝을 만나듯.
82년도 어느날이었던가.
색안경을 쓰고 의자에 앉아서 기타치며 노래 하는 사람을 보았다.
사회자와 대화하는 모습이 무척 여유롭다.
눈이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그리고 싶은 세상이 너무 많다며
눈을 감아야 더 정겹게 보인다고 했다.....이런 유머도 놓치지 않는다.
이 용 복이란 가수다.
* 눈을 감으면 저 멀리서 다가오는 다정한 그림자
옛얘기는 잊었다 하자 약속의 말씀도 잊었다 하자
그러나 눈 감으면 잊지 못할 그 사람이
저 멀리 저 멀리서 무지개 타고 오네**
아주 감미로우면서 힘있게 들려왔다.
격렬한 운동후에 마시는 생맥주맛 같았다.
당시 나는 두 녀석들 키우느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야말로 세수도 못하고 자내는 날도 있을정도여서
거울앞 내 모습찾기란 불가사의였다.
눈을 감아야 더 가까이 있는 것 같은 사람???
노랫말은 그렇다 치고... 노래를 부르는 저 사람....
정말 대단한 음과 음색의 천재로 여겨지는 것이다.
눈을 가져 가시고 대신 감성과 음색을 풍요롭게
선물하신 뜻을 어찌 알겠냐만.
음소절마다 어쩌면 그렇게도 감정백배 젖어 잘 부르는지
순간 저 노래 오늘 하루에 접수하리라. 마음 단단히 먹고 시작했다.
노랫말 노트에 적고....감정 넣어 본들....근접이나 하겠는가.
아이 둘에 시달리는? 젊은 아낙이 그리움이 무엇이며
잊지 못하는 사람이 무에 그리 대수런가.
새로운 노래에 접하면 습관처럼 하는일, 누차 내 노래가 되기까지
반복해 오던 터라 금새 곡 익히고 노랫말 더듬고 해서
애창곡 대열에 넣어 버렸다.
눈을 감아야 더 정겹게 보인다는 이용복님의 말에 감동감화 받아서다.
대부분 노래들이 흥얼거려도 어울릴 노래인데
이 애창곡만큼은 제대로 목소리 가다듬고 불러야 좋다.
다른 노래 몇 곡 부르고 목청이 트이면 이때다 하고
부르면 좋을 노래다.
그만큼 이 노래에 대한 나의 예의요,
멜로디와 노랫말에 숨어 있는 감성에 대한 나의 깍듯함이요,
장애를 아름다움으로 올려 사는 이용복님께 감사함의 표현이다.
* 그러나 눈 감으면 잊지 못할 그 사람이
저 멀리 저 멀리서 무지게 타고 오네**
최근 한 방송에 출현해서 이 노래를 부르는 이용복님 모습을 대했다.
중년의 모습, 여유와 맑은 감성은 여전하시되
자신의 노래를 아끼는 마음만은 하늘이었다.
중년을 살고 있는 나도
이 노래를 어떤 음색으로 부르고 있는지....
그때 식막한 시절보다는 아주 조금은 감성이 무르익었지 싶다.
함석헌님의 시를 흉내내 본다.
----눈을 감으면 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
그대는 가졌는가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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