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갑자기 저녁 약속이 잡혀서 식당에 갔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 놓으셔서 저희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를 기준으로 해서 옆의 식탁과 뒤의 식탁에도 예약이 잡혀 있었는지 미리 기본 반찬이 준비되어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돌솥밥인데 제 뒤는 회이지 싶었습니다. 미리 준비된 음식중에 홍어 삼합이 준비되어져 있었는데 그 위에 0파리 한 마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함께 간 사모님이 종업원에게 파리가 있다고 소리를 쳐서 종업원이 왔습니다. 함께 간 사모님은 어떻게 하냐고 하셨고 저는 바꿔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사모님이 저희가 지켜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음식이 나와서 식사를 하는데 종업원이 와서 파리채로 파리를 잡았습니다. 잡으면서 ‘홍어라 파리가 많이 꼬이네요!’ 하면서 나가셨습니다. 잠시 후 그 식탁에도 손님이 오셔서 식사를 하셨습니다. 저는 먹으면서 종업원이 홍어를 교체했는지 안했는지가 궁금해졌지만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먹으면서 그 파리가 거기에만 앉았겠나 생각하는데 종업원의 그 말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홍어라 파리가 많이 꼬이네요!’ 어쩌면 이런 뜻일지도 모릅니다. 너희 식탁에는 앉지 않았으니 조용히 먹고 가세요....
다른 식탁에는 함께 간 목사님과 사모님이 아는 분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여자 분만 교회에 다니셨고 오래 전에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정말 좋은 분이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식구들은 교회에 여전히 안 나오지만 좋은 분들이라고, 아픔을 딛고 저렇게 잘 지내셔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고인의 부군과 딸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 될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님이 저분들 식사비를 대신 내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마음이 그냥 들었습니다. 저라도 그냥 내드리고 싶었는데 목사님이 사신다고 하신 것이기에 제가 나서기가 좀 그랬습니다.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데 딸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얼마 후 종업원이 와서 그분들이 저희 식사비를 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아차 싶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저도 그분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나오며 생각했습니다. 때론 무리하게 돈을 쓸 줄도 알아야지 싶었고 좋은 생각도 때론 타이밍이 참 중요하지 싶습니다. 공짜 밥도 좋지만 베푸는 밥도 좋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