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는 우리
유수연
내가 IDEC 프로젝트를 들어오고 싶었던 이유는 순전히 해외를 가기 때문도 있었지만, 3학년밖에 못 들어가는 프로젝트이기도 했고 대안교육을 더 자세히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들어오게 되었다. 수업 내용에선 <희망을 여행하라>라는 공정여행 가이드북을 읽었는데 그제야 알게 되었다. 공정여행도 같이 하는 프로젝트라는 것을.
공정여행을 공부하면서 애들과 같이 [ 현지 음식 먹기 / 대중교통과 게스트하우스 이용하기 / 지역민들과 교류하기 / 약속 지키기 / 현지의 문화를 공부하고 존중하기 ]라는 약속을 정했다. IDEC 프로젝트의 오전 시간에는 제주 공정여행, 대만 IDEC, 대만 공정여행 이 3가지 일정을 계획했다. 우리는 공정여행 약속에 맞도록 지역민들이 하는 식당과 게스트하우스를 찾았고, 대중교통도 알아보고 문화도 공부했다. 하지만 한 가지 빠진 것이 있었다. 바로 ‘지역민들과 교류하기’였다. 그래서 같이 활동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는데, 얘기해 본 결과 동백작은학교로 결정이 되었다.
이번 IDEC은 가까워서 그런가 한국 사람들이 많이 왔다. 얼마 후, 산아쌤이 동백작은학교도 IDEC을 간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사실 IDEC 준비는 별로 한 게 없는 것 같다. Open Space만 준비했다. Open Space 팀은 3팀으로 나누어졌는데 나는 ‘봉선화 물들이기’팀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봉선화 물들이기를 많이 한다 해도 나는 별로 안 해봐서 조사하며 한국의 문화를 더 잘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오후 프로젝트 시간에 <희망을 여행하라>라는 공정여행 가이드북을 읽었다. 그 책은 지구에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간디학교에서 다양한 지구의 문제들을 알게 되며 깨달은 것이 있는데, 작고 소소한 실천이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점이다. 나는 또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깨달았다. ‘땅을 빌렸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입장을 바꿔서 여행 온 땅이 우리 집 앞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지역의 문화를 공부하고 존중하며 여행하자.
드디어 제주 공정여행을 가게 되었다. 공정여행이라서 그런가, 오랜만에 제주도여서 그런가, 15기랑 같이 가서 그런가 짜증 나있던 기분이 들떠있었다. 비 온다 해서 흐릴 줄 알았던 하늘도 꽤 밝았고, 바닷바람도 시원했다. 그렇게 1일차는 대중교통 빼면 평소와 똑같은 여행을 한 느낌이었다. 2일차부터 빡센 일정이 시작되었다. 대중교통은 배차간격이 길지, 시간은 없지···. 시간이 없다 보니 이동시간만 길어지고 활동할 시간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이날은 동문시장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동문시장에서 지역민들을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좋았다. 3일차는 동백작은학교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2년 반 동안 대안학교와 교류한 적은 처음이어서 너무 힘들었지만, 철학이 최신식의 좋은 철학이기도 했고 시설도 좋아서 많이 배우고 간 느낌이었다. 이렇게 제주 공정여행은 끝났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2번의 활동이 남아있다···.
공정여행을 계획할 때 처음으로 여행을 계획해 봤는데 정말 여행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항공권과 숙소 예약, 식당과 여행지와 대중교통과 문화 등등 조사할 게 너무 많았다. 그리고 계획이 틀어지는 일이 많아서 살아남으려면 융통성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정여행에서 강릉 때와 같은 분위기가 있길 바랐는데 성사되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그러고 보니 제주 공정여행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다. 여행지도 많이 둘러보지 못했고, 애들과 많이 놀지도 못했고, 3박 2일이 짧은 건 알고 있었지만 더욱더 짧았던 것 같다. 그리고 지역민들과의 교류가 더욱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