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태성같이 벌여있다고 이름 붙여진
삼태마을에는
시인이 살고 있어요
한 상 잘 차린 시를 모아 시집도 내고
시와 함께 살고 있어요
남향으로 지은 아담한 집에는 맑은 햇살이 들어오고
강아지가 편안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어요
시인은 시의 여행을 떠났나 봐요
산머루 덩굴이 연두빛 길을 내어 오르고
붓꽃이 환하게 웃고 있어요
북쪽으로 낸 작은 창으로
천봉산이 내려와
산바람 한 줌 들여놓고 갔어요
마당에는 감나무 대추나무 가죽나무
작은 소나무 향나무가 모여
시낭송대회를 하고 있어요
푸른 음성이 낭랑하게 펴지고 있어요.
―박찬선, 〈시인이 살고 있어요〉 전문
□ 시인의 말
내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삼태마을은 엄청 많이 변했습니다. 상주중학교, 상주세무서, E마트, 임란북천전적지, 한국농어촌공사상주지사, 대구지방검찰청상주지청, 대구지방법원상주지원, 감꽃유치원, 북천시민공원, 북문동사무소, 상산전자고등학교, 종합운동장이 들어선 곳은 유년시절 신나게 뛰어놀던 곳입니다. 풀 따기 놀이, 소 먹이기, 꼴배기를 하던 곳이요, 여름이면 북천에서 미역 감기도 하고 정월보름에는 다리밟기도 하던 곳입니다. 곳곳에 유년의 추억이 담겨 있고 내력이 있습니다. 멀리 시선을 두지 않더라도 바로 곁에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짬나는 대로 이들 이야기를 담을까합니다. 우리마을 1. 첫 작품으로 이웃에 사는 임술랑 시인 집을 방문했습니다. < 상주신문(2019.07.10.) “박찬선시인의 ‘尙州사랑’ 연작시 [364]”에서 옮겨 적음. (2019.07.11. 화룡이) >
첫댓글 시인님의 시를 읽는 동안
천봉산이 내려와 놓고 간 산바람이 놀고 있는 시인님의 집이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작년 이맘때쯤 시인님을 처음 뵈었을 때
너무도 어려워서 저도 모르게 자꾸만 무릎을 꿇고 앉곤 했었지요.
하지만 자주 대하고 시에 대해서 배우다보니 참 따뜻한 분이셨어요.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시인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시를 쓰시기 때문이란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