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허종학 선배님은 키는 180cm 가 넘고 헤어 스타일은 올백이었다. 고지식한 성미에 치밀하고 정확했다
등산을 가도 上官 앞에 서서 걷지않고 중간에서 뒤떨어진
部下들을 챙겼다.
51회 김희진, 53회 허종학,퇴직하여 평가 사무소를 개업한 53회 이재필 선배의 울산 진입 축하로 울산 쮸꾸미 불고기 집에서 만남을 가졌다. 그 계산을 이 선배에게 신세 진 것도 있고 해서 내가 계산을 했다
이 선배가 또 계산하려고 하여 " 형님! 제가 계산했습니다"라고 하니 웃으며 " 어이 종학이! 너는 부하를 이렇게 교육 하나"
라고 한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되었다,
그다음 날 부르기에 갔다.
그날은 이 선배가 계산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내가 계산했는냐는 것이다.
그래서 저번 인사 때 신세도 지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하니 그거는 너희 둘이 있을 때 이야기라고 한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선배가 있으니 김선배가 계산해야 한다고 한다. 한 마디로 이 선배가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내가 빼앗고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것이라고 한다
또 지점장 모시고 저녁식사할 때 의견이 안 맞아 헤어졌다.
나는 신경이 써여 선배가 잘 도착했는지 찾고 있는 데 승강장 앞에서 나를 찾고 있는 선배를 보고 모르는 채 하고 선배가 타고
간 뒤차로 집에 왔다.
다음 날 해운대역에서 기차를 타려고 할 때 살며시 커튼을 젖히고 나를 찾는 선배 모습을 보았다,
농업에 관한 전문 서적이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해 부산대학교 도서관에 가보기로 했다.
이 정도 책은 집 앞에 개관한 해운대 도서관에 가도 충분하게
으나 마누라와 함께 있고 싶어 출근길에 돌아가는 게 귀찮아도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까지 태워 달라고 했다.
도서를 대출할 절차를 물 어니 우선 회원에 가입해야 하는데
외부인은 연회비가 100,000원 이라고 한다
도서관을 둘러보니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 아예 출근
하기로 했다.
그래서 매일 반송로에서 번영로로 해서 부산대학교 북문에 내리고 저녁에는 대학 본부 현관 앞에서 타기로 했다.
북문에서 새벽별도서관으로 가서 조간을 보고 사회관을 거쳐 중앙도서관으로 가기로 했다.
사회관은 5층 건물로 문헌정보학과,사회복지학과, 사회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심리학과, 행정학과,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전공수업을 받고 있는 곳이다.
사회관 앞에는 禮源庭 이라는 정원이 있다. 禮源은 " 예절의 근원이 된다 "라는 뜻이다.
중앙에는 둥근 잔듸밭을 연산홍이 원을그리며 둘러싸고 있고
가장자리에는 등나무가 햇볕을 가려주는 나무테크 위에
벤치도 연산홍을 따라 둥글게 놓여있다.
벤치에 앉아 둥글게 놓여있는 잔듸밭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진다.
나는 이곳에서 도서관에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마누라가 싸주는 도시락을 한 수저 입에 떠넣고 책 내용을 씹어가며 다시 본다.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니 선남선녀가 잔듸밭 한 복판에 서있다,
갑자기 감격을 한듯이 포옹을 한다. 두 몸이 한 몸이 된 것이
아름답기도 했지만 그 자세가 너무나 펀안해 보였다.
그런데 웨딩 촬영도 아니겠고 누가 봐주는 것도 아니고
봄날의 추억을 만드는 모양이다,
내가 나이는 좀 들어도 꼰데는 아닌데 도데채 이해가 안된다.
둘이 사랑을 나눌만한 아늑한 장소가 주위에 널려 있는데
왜 하필이면 " 예절의 근원이 된다"는 禮源庭일까 싶었다.
무슨 뜻이 있겠지 하며 고개를 돌리니 여고생 두 명이 화들짝 놀라며 돌아선다.
내가 피해 주기가 민망하여 고개를 숙이고 도시락을 먹으며
책을 읽었다. 설마 이제는 가고 없겠지 싶어 일어서니 아직도 처음처럼 그 자세 그대로였다.
" 자들이 내가 있는 것을 전혀 몰랐던 것일까"
우리 때는 손 한번 잡아 보려고 몇 날 며칠 가슴 설레며 연구했는데 요사이는 눈 만 뜨면 안고 입 맞추고 하는 게 보이니
저렇게 오래 안고 있어야 추억이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그런데 나도 저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
차를 타고 가다가 오늘 본 일을 마누라에게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니 " 우리도 할 것 다해봤어요" 한다.
다해봤으면 " 늣기 전에 한 번 더해보자"라고 했다.
정에는 고운 정, 미운 정, 열정과 냉정이 있다.
情이란 마음 心 변에 푸를 靑 자의 합자이다.
푸르게 하는 봄의 정과 심장의 뜨거운 피와 같은 여름철의
生長의 기운이라는 뜻이다.
차디찬 냉정함은 온정으로 녹일 수 있고 온정에서 만물을 창조 하면 열정으로 만물을 키운다.
열정이 식으면서 미운 정으로 결실을 거두니 부부의 熱情은 자식 사랑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