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납세자연맹(www.koreatax.org 회장 김선택)이 과거년도 근로소득세를 환급받은 납세자 1만5451명을 분석한 결과, 1인당 평균 환급 금액이 77만원에 이른다. 총 환급금액도 120억원을 넘어섰다. 2007년 한해만 따져보니 1인 평균 환급금이 93만원에 달했다.
이제 당신이 꼼꼼이 따져볼 차례다. 혹시 자신도 모르고 놓친 연말정산을 다시 신청할 경우 당신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연말정산 승리자가 될 수 있다. 특히 다음 사항들을 눈여겨보자.
◎ '따로사는 부모님' … 소득공제
소득금액이 100만 원 이하인 따로 사시는 부모님(부친 만60세, 모친 만55세 이상)이 독립된 생계능력이 없어 근로자가 생활비를 보태드리고 실제로 부양하고 있다면 차남, 출가한 딸, 사위, 며느리도 부모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생활비를 현금으로 드렸거나 은행계좌로 이체한 경우는 물론, 건강보험증에 피부양자로 올라 있지 않은 경우도 공제 가능하다.
단, 형제 중 딱 한사람만 공제받을 수 있으니 조심할 것. 결혼한 동생이 자신의 직장건강보험에 올라 있는 부모님을 장남인 형(오빠)이 공제받지 않았는데 공제받은 것으로 착각, 놓치는 경우 등이 가장 흔한 사례다. 반드시 다른 형제가 부모님 공제를 받았는지 ‘대화가 필요’하다.
부모님에는 처부모, 시부모, 친정부모, 조부모 및 재혼한 부모와 계부, 이혼하여 호적등본에 올라 있지 않은 부모,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모, 양부모 모두 포함된다.
연간 소득금액 100만원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은 700만원으로, 아버지가 연도 중에 아파트경비 등에 취직했다면, 대부분 공제대상이 된다. 부모님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이 있더라도 총수입에서 필요경비를 뺀 금액이 100만 원 이하라면 공제대상이다. 부모님이 국민연금을 받거나 또는 이자소득이 있거나, 주택임대수입이 201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공제대상. 소득금액 확인은 세무서에서 소득금액증명원을 떼어 확인하면 된다.
부모님이 암, 중풍, 파킨스병, 뇌출혈, 심근경색, 간이식 등 세법상 중증환자에 해당되거나 국가유공자 중 상이자(傷痍者), 고엽제후유증 환자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기본공제는 물론 장애인공제 및 의료비공제까지 한도 없이 공제받을 수 있다. 암으로 올해 돌아가신 경우에는 올해까지 기본공제, 장애인공제, 의료비공제, 신용카드, 보장성보험료 공제가 가능하다.
◎ "아낌없이 주련다" … 자녀공제
자녀 먹여 살리느라 힘든 가장들이지만 자녀소득공제의 ‘숨겨진 1인치’를 찾아보자.
자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따로 돼 있어 직장에서 자녀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라도 소득공제는 가능하다. 12월에 태어났지만 1월에 출생신고를 해도 병원에서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아 공제된다.
자녀에는 외국국적 자녀, 호적에 미등재된 자녀, 재혼한 배우자 자녀, 이혼으로 배우자가 키우나 양육비를 주는 자녀도 모두 포함된다.
자녀의 외국교육비, 라식수술비, 치아교정비는 공제대상이며, 아버지가 학생이어서 외할아버지가 외손주를 부양하고 있다면 기본공제와 유치원교육비공제도 가능하다. 소득이 없는 20세 초과 자녀가 쓴 신용카드도 공제대상.
◎ "몸 튼튼 마음도 튼튼" …건강증진비의 의료비공제
성형수술도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다. 2007년 바뀐 연말정산은 쌍커플, 치열교정비, 보철비용, 스케일링, 눈, 코 등 미용성형수술과 모발이식, 비만치료, 보약구입 등에 소요된 비용도 의료비 공제가 가능하도록 개정됐다. 단 2006년 12월 이후 지출된 비용에 대해서만 공제 적용이 된다.
주의해야할 점은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영수증을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국세청 홈텍스를 통해 자동으로 신고되는 경우가 아직까지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영수증 챙기는 습관이 곧 절세의 방법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 "형님 먼저, 아우 먼저" … 형제자매 공제
원칙적으로 형제자매는 주민등록지에서 같이 살아야 공제된다. 하지만 취업이나 학업, 치료 때문에 따로 살아도 같이 사는 것으로 보아 공제가 가능하다. 가령 취업으로 상경한 형이 시골에 있는 동생의 대학등록금을 대준 경우, 같이 살던 처제가 지방캠퍼스로 주민등록을 옮긴 경우의 처제 대학등록금, 처제의 의료비도 공제된다. 또 같이 살다가 국외유학중인 형제자매 국외교육비(대학원제외)도 공제된다.
형제자매 중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 또는 암환자 등 중증장애인이 있는 경우에는 나이에 관계없이 기본공제, 장애인공제, 의료비가 한도 없이 공제된다. 단, 형제자매의 장애인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12월 31일 현재 주민등록지에 함께 등재돼 있어야 한다는 거~.
◎ "부부합심, 원앙금실" … 배우자 공제
근로소득자인 배우자의 연봉이 700만 원 이하면 공제대상이다. 사업자라면 총수입금액에서 업종별 필요경비를 뺀 금액이 100만 원 이하면 배우자공제ㆍ배우자의 보험료ㆍ의료비ㆍ교육비ㆍ신용카드(현금영수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배우자의 직업이 다단계판매원이라면 458만원까지, 보험모집인은 444만원이하, 온라인쇼핑몰 운영자는 787만원이하, 초등학교 특기적성교사라면 212만원이하, 피아노 교습학원운영자라면 436만원 이하라야 각각 배우자공제가 가능하다. 돈 많이 버는 배우자, 연말정산 안 해도 예쁘다.
◎ "등잔 밑이 어둡다" … 본인공제
장기주택저당차입금이자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담보주택과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차주가 모두 근로소득자 본인 명의라야 한다. 구주택을 구입하면서 대출금을 승계한 경우에도 공제되며, 15년 이상 대출을 받고 조기 상환하는 경우에도 상환연도까지는 공제된다. 부모님 또는 남편이 세대주이지만 주택자금공제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가족 중 세대주가 아닌 다른 근로소득자(자녀, 아내)가 공제받을 수 있다. 공동명의의 주택은 당연히 공제대상.
근로자 본인도 암 등 중증환자 장애인공제가 가능하며, 사찰이나 교회, 성당 등 종교시설에 낸 기부금도 공제받을 수 있다. 국내 및 국외 대학원등록금은 공제되고, 회사 서류제출일 뒤인 12월 말쯤 기부금, 장기주택마련저축 등을 지출해도 공제된다.
◎ "새로운 출발을 위해" … 퇴직자 소득공제
연말 이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취업을 못하여 실업인 경우, 퇴직 시점에서 연말정산을 하게 된다. 예컨대 11월에 퇴직할 경우, 퇴직 때까지(근로기간에) 지출된 의료비ㆍ교육비ㆍ보험료ㆍ신용카드 사용액 등 소득공제와 관련한 서류를 회사에 제출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몰라 소득공제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또, 근로기간이 아닌 퇴직이후에 납부한 연금저축공제, 기부금공제, 국민연금납부액이 있는 경우에도 추가로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퇴직 때까지 연봉이 2,000만원을 넘어야 환급금액이 어느 정도 나온다.
2008년 퇴직자들은 2008년 5월 소득세확정신고를 하면 추가로 환급이 가능하고, 2003~2007년 퇴직자의 경우에는 지금 납세자연맹에 환급대행 신청을 하면 된다.
◎ 과거년도 놓친 소득공제 돌려받는 방법
근로소득자들이 소득공제를 놓치는 가장 큰 원인은 복잡한 세법. 그러나 출장, 해외근무, 출산휴가 등으로 바빠서 서류를 제때 못 챙긴 경우, 영수증 발급기관으로부터 영수증 늦게 받아 공제 못 받은 경우도 많다. 또 회사에 서류를 제출했지만 연금저축이 개인연금저축으로 적용돼 불입액의 40%만 공제받은 사례, 경리부서 실무자의 전산입력오류나 담당자 실수로 공제 누락이 되는 경우 등 사연도 구구절절하다. 본인 및 가족의 장애나 불임 등 프라이버시를 지키려고 일부러 공제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이런 사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과거년도 연말정산은 물 건너간 것일까. 결코 아니다.
2003~2007년 놓친 소득공제를 돌려받으려면 먼저 한국납세자연맹 홈페이지 ‘납세자 권리 찾기→ 연말정산 환급→ 환급신청’ 코너에 접속할 것. 홈페이지 프로그램에 따라 환급을 신청한 뒤 해당 연도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과 누락된 소득공제 서류를 납세자연맹으로 보내면, 연맹이 환급을 도와준다. 환급금은 환급신청 후 보통 3개월 이내에 근로소득자가 지정한 은행 계좌로 자동 입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