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위력 / 차정호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퇴직 후 취미로 시작한 사진 촬영에 몰두하여 10여 년간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산과 들을 정신없이 찾아다닌 결과였다. 그것이 생활 습관의 잘못 때문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요즈음은 카메라가 디지털화 되어 가벼워졌지만, 그 시절 카메라와 삼각대 부품을 합치면 무게가 보통이 아니었다. 카메라를 주로 왼쪽 어깨에 메고 다녔기 때문에 자세가 오른쪽 어깨로 기울어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처음 디스크 징후가 왔을 때는 오른쪽 엉덩이 쪽이 아프기 시작했고 간단히 치료될 것으로 알고 정형외과에 가서 주사와 물리치료를 하니 나은 것 같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자 재발하여 병원을 찾게 되었고, 약 1년간 정형외과와 한약국을 오가며 치료하였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였고, 통증이 다리로 내려와 걷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수술을 잘못하면 반신불수가 될 수도 있고, 친구 중에 수술 잘못으로 고통을 당하는 걸 보고 무척 망설였지만 수시로 찾아드는 통증 때문에 부득이 수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술은 척추 수술로 이름 나 있는 수영 로터리 부근 C 병원 남 모 부원장을 찾게 되었다. 부원장은 다른 병원 의사보다 훨씬 친절하고 자신감 있게 권하는 바람에 시술을 결심하게 되었다. 다행히 시술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약 10일간 입원 후 퇴원하였다. 시술 후 정상적으로 걸을 수는 있었으나 퇴원 후 식욕부진 불면증 등으로 얼마 동안 고생하였으나 적절한 치료로 완쾌하게 되었다.
투병 과정을 간략히 적었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사후에 알게 되었지만 척추는 몸을 움직이는 중추 기관으로서,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척추는 물론 다른 장기까지 신체기능에 장애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처럼 습관이 미래의 나를 만든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나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요즈음의 일상은 아침에 일어나 먼저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는데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려 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아침은 사과와 여러 가지 채소 당근 두부 달걀로 간단히 먹는다.
전문가들은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뇌를 활성화하고, 물을 적당히 먹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을 된다고 한다. 과식은 모든 병의 근원으로 혈액을 탁하게 하며, 혈류 장애를 일으켜 몸을 차게 하며 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항상 유의하고 있지만 회식 등에 가서 좋은 음식을 보면 이를 잊는 경우가 없지 않다. 식탐이 문제를 일으킨다.
최근 일본 면역학계의 세계적인 권위자 아부 도루, 니가타대 대학원 교수는 암의 원인으로 저체온 저산소를 꼽고 있다. 암을 예방하고 극복하는 방법은 운동과 음식으로 체온을 올리고, 깊은 심호흡으로 산소를 공급하여 환경을 바꾸어 주면, 암이 사라진다는 새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체온 1도가 내려가면 면역력이 30% 떨어진다고 하니 체온 관리와 심호흡이 질병 예방의 지름길이라 생각이 든다.
평소 운동과 몸을 따뜻하게 하는 생강 양파 사과 계피 마늘 청국장 등을 섭취토록 노력하고 있다. 음식은 짜게 먹지 않고 단 음식과 튀김 빵 면류 등 가공식품은 최대한 제한하여 혈당과 혈류 개선에 유의하고 있다. 매일 걷기와 유산소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하루 한 시간 이상 걷는다. 등산모임은 동료들과 함께 주 3회 성지곡 수원지와 장산을 번갈아 가며 다닌다. 푸른 숲 맑은 공기 새소리 들으며 친구들과 함께하는 등산은 일상의 무료함을 없애고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병은 잘못된 습관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되며, 운동은 면역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임을 입증하는 사례가 있다.
오래된 직장 동료였던 조 모 씨는 맨손 체조를 열심히 하고 있다. 체육관이 아닌 집에서 약 30년간 매일 아침 30분 이상 꾸준히 신체 단련을 하였는데, 감기 한번 앓지 않으면서 나이에 비해 10년 젊어 보이는 튼튼한 몸매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한 체조지만 습관이 가져온 커다란 선물이다. 그가 즐기는 음식은 채소 사과 계란 견과류 당근 블루베리 귀리 양파 해조류 올리브유 콩 등이다. 그의 권유로 나도 목 돌리기, 허리 굽히기. 허리 돌리기. 손가락으로 머리치기, 얼굴 마사지하기, 손 압력기 사용하기 등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습관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마음과 몸으로 익힌 습관을 허물거나 새롭게 시작하기란 대단한 각오 없이는 어렵다는 걸 느낀다.
습관은 고칠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좋은 습관은 계속 증진하고, 마음만 먹으면 나쁜 습관을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알게 된 운동이나 식습관을 자기 습관으로 익혀나가면 미래의 건강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는 없다.
스스로 생각해 보면 아직도 완전히 내 습관이라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남아 있다. 식습관, 심호흡, 바르지 못한 자세와 명상 등 부족한 점은 연내 성과가 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어떤 학자는 하나의 습관이 자기 것으로 일체화되는 데는 평균 21일이 소요 된다고 한다. 하지만 한꺼번에 성취할 수 없다면 환경을 개선하거나 작은 계획을 세워 순차적으로 실행해 나가면 가속도가 붙어 이루어진다고 조언하고 있다. 습관은 실행 의지에 달려 있다 할 것이다. 나는 내가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고 오늘도 늘 그 자리에서 나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푸른 장산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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