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후기 게시판에 올렸다가 많은 분들이 무단으로 퍼서
자기 블로그에 올려서 너무 불쾌해서 지웠는데요.
자꾸 이멜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일일이 답변드릴수가 없어 그냥 올리기로 했습니다.
정말 이번에는 무단펌하지 말라고 부탁드립니다.
좋은 의도에서 애써서 글써서 공유하는데
마치 자기 글처럼 가져가는 분들, 정말 싫습니다.
한번만 더 그런 경우가 발견되면 다시 지우겠습니다.
다음내에서 스크랩하지 않고 퍼가시는 경우,
출처를 http://www.cyworld.com/cyberelf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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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internship – Marketing, 2004년 6월
1. 인터넷 지원
피엔지 인턴쉽은 사실상 정직원을 뽑는 과정이기 때문에 웬만한 컨설팅 회사 못지 않게 경쟁이 치열하다. 인터넷 지원은 pg.co.kr에서 이루어지는데 인적 사항 외에 가장 성취감을 느꼈던 일 2가지, 학업 외의 활동 중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 새롭고 발전된 방식으로 일을 성취한 경험, 여러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 그밖에 인생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친 경험 등을 각각 한글 250자로 써야 한다.
2. 필기시험
얼마 후 이메일로 필기시험에 참석하라는 이메일이 왔다. 마케팅분야에는 1000명 이상이 지원했고 그 중 2,300명이 필기시험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필기시험은 수학적 계산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묻는 문제로 수학은 여러 표를 주고 방정식이나 확률 등을 푸는 것과 비슷했고 논리적 사고는 문장을 주고 이중 함축된 내용을 추론, 유추 하는 등의 방식이었다. 영어 시험은 토익과 비슷했는데 단어를 주고 비슷한 단어를 찾는 객관식과 지문을 주고 그에 대한 문제를 여럿 주는 문제 등으로 30분 정도로 짧았다. 또 이 때 영문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제출했다.
3. Group Discussion Session
마케팅부서에서만 갑자기 이 프로세스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한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90명이 6명씩 15팀으로 나뉘어져서 주어진 케이스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고 그 의사결정과정을 프리젠테이션해야한다. 각 팀에는 브랜드 매니저 한 명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각 지원자를 평가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케이스는 90년대 후반 팸퍼스가 하기스에 밀렸는데 가격이 중요한 요소인데 가격을 낮출 것인지 끼워팔기를 할 것인지 공정을 바꿀 것인가 등의 옵션을 놓고 선택하는 것이었다. 우리 팀에는 연세대 2명, 한양대 2명, 중앙대 1명, 그리고 학교를 밝히지 않은 1명이 있었는데 한양대 2명이 토론을 이끌어가는 분위기였다. 특히 두각을 보인 한양대 공대생과 나중에 얘기를 했는데 UC샌디에이고에서 preMBA과정을 밟고 그 코스의 일환으로 미국 메릴린치에서 인턴을 했다고 해서 무척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팀의 토론은 수월하게 이루어졌다.
4. 1차 Interview
얼마 후 인터뷰를 잡자는 연락이 왔는데 무척 난처했던 것은 갑자기 전화가 와서 모레 몇 시에 인터뷰를 하자고 통보한 것이었다. 그건 그룹 디스커션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시험기간이라서 정말 당황스러웠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응하기로 했다. 인터뷰는 브랜드매니저와 1:1로 한 시간씩이었고 2명과 연속으로 하는 것으로 20명이 참여했고 두 명의 브랜드매니저에게 OK사인을 받아야 최종인터뷰를 할 수 있다. 한 시간 내내 개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었는데 첫 번째 인터뷰어는 연세대학교 선배님으로 굉장히 encouraging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중간에 같이 물도 마시러 가는 등 편한 분위기에서 대화하듯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로 물었던 것은 리더십과 학과 외 경험에 관한 것이었다. 또 리더십의 경우 굉장히 디테일 하게 물어보기 때문에 함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될 듯싶다. 또 맥킨지에서 아르바이트 했던 경험 때문인지 컨설팅과 마케팅이 어떻게 다른가, 만일 BCG와 P&G를 합격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등을 물었다. 그때 “만일 맥킨지와 P&G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맥킨지를 선택하겠지만 BCG와 P&G를 선택하라면 P&G를 선택하겠다. 나는 1등에게 배우고 싶고 1등이 되고 싶지 2등은 원치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전반적으로 대답을 이런 식으로 자신감 혹은 오만함을 섞어서 대답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마지막에 살면서 risk taking을 한적이 있는가를 영어로 대답해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영어로 대답하려니 약간 당황스러워서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했다.
5. 2차 인터뷰
2차 인터뷰는 SKⅡ 브랜드 매니저님과의 인터뷰였는데 1차 인터뷰어와는 정반대의 스타일로 상대방의 약점을 지적해서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보려는 스타일이었다. 예를 들면 나중의 커리어 계획이 뭐냐고 해서 사업을 할 거라고 하자 “그럼 P&G에 뽑혀도 금방 그만두겠네?”하고, 또 성적표를 보고 “C도 많고, 채플도 논패스하고, 수강철회도 한 거 보니 굉장히 불성실한가 봐요?” 또 이력서를 보고 “하는 건 많은데 포커스가 없네” 하면서 지적을 많이 해서 인터뷰 중 마치 내 신원을 조회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자신이 하는 질문에 대해 왜 그 질문을 하는가를 시원스레 밝혀주셔서 좋았다. 그분은 내가 제대로 된 work experience가 없다 시면서 다른 지원자들은 이미 많은 다국적 기업에서 인턴쉽을 한 경험이 있으니 참고하라 하셨다. 그 외에 리더십에 관한 질문이 가장 많았고 영어질문도 리더십에 관한 것이었다. 계속되는 악평에 떨어졌다 생각하고 내 인터뷰스킬에 대한 피드백을 달라고 하자 인터뷰스킬은 좋지만 첫 직장이 매우 중요하니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잘 선택하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6. 최종인터뷰
2차 인터뷰에 대한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최종인터뷰를 보러 오라고 했다. 이때도 역시 시험기간인데 갑자기 내일 인터뷰를 보러 오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 인터뷰어는 마케팅 디렉터, 즉 상무님이셨는데 일본지사에서 오신 일본 분이었다. 상무님이라고 해서 나이가 굉장히 많을 줄 알았는데 30대 중반이 아닐까 싶은데 거의 20대 후반이나 30대초 반으로 보이는 얼굴이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인사 정도는 일본어로 했다. 인터뷰어가 영어가 그렇게 유창하지도 않고 일본어 특유의 액센트 때문에 가끔 알아듣기 힘든 경우도 있었지만 대충 거의 다 알아들었고 무리 없이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내용은 P&G에 단순히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을 하려는 건지, 정말 일하고 싶은 건지, 자신은 팀에서 리더, 서포터, 조용히 있는 사람, 남들 앞에 나서는 사람 중 어떠한 역할에 가까운지, 3년 후에 자신이 커리어에 매우 성공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만일 자신의 일에 별로 행복하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 그 밖에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주로 물었다. 또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자 만일 아시아나 항공사 마케팅 매니저라면 어떻게 대한항공보다 더 잘 마케팅 할 수 있는가 등을 물었다. P&G내에서는 마케팅부서에 있어도 영업이나 물류 쪽도 많이 다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일도 할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다. 나중에 Q&A세션에서 P&G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외지사로 파견되느냐고 묻자 지금 200명 직원 중에 40명이 타국 지사에서 왔고 많은 브랜드매니저들이 한번씩은 해외에 1,2년씩 갔다 오며 미국에도 2명이 마케팅 디렉터로 가있다고 하셨다. 또 샐러리에 대해선 코카콜라, IBM 같은 다른 다국적 제조업체보다는 높지만 은행이나 컨설팅보다는 낮다고 하셨고 승진은 보통 입사 3,4년 후 브랜드매니저가 되고 3,4년 후 associate manager, 3년 후 director가 되는 등 매우 빨리 승진할 수 있지만 능력이 없으면 나가야 한다고 하셨다. 인터뷰어가 무척 소탈하고 편안하고 솔직하셔서 매우 즐겁게 인터뷰를 했고 나중에 피드백을 묻자 너무 잘해서 피드백 줄 것도 없고 영어도 자신보다 훨씬 잘한다고 칭찬해주셔서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소식이 없어 알아보니 떨어졌다.
아마도 나보다 더 훌륭한 지원자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인터뷰어가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인 특유의 친절함 때문에 내가 착각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10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2명을 뽑는 치열한 경쟁에서 최종인터뷰까지 간 것은 내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험기간에 일방적으로 스케줄을 잡고 합격여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은 무척 실망스럽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
첫댓글 에구..엄청나네요..
겁이 덜컥 나네요..-_-;;
감사합니닷~^-^ 근데 정말 불안하네요~ㅠ.ㅠ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이런 갑자기 떨리기 시작한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스크랩해 갔습니다. 생생한 설명 감사합니다..그런데 넘 빡세다는;;;
좋은 게시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