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때 의문스런 것을 묻다
- 임종 조념과 장기기증에 관하여
1. 몸과 마음의 관계는 어떠한가?
그리고 8식 간의 상호관계는 어떠한가?
대답》 : 5 근 (안 · 이 · 비 · 설 · 신)으로 구성된 이 몸은 제 8식의 상분(相分 : 인식의 대상)이며, 제 8식이 스스로 변화해내고 스스로 반연(自變自緣)하는 대상이다.
[제 8식은 근신(根身: 몸)을 변화해 나타내고 다시 근신을 집수(執受)한다. 여기서 집執은 거두어 유지시킴(攝持)을 말하고, 수(受)는 마음으로 하여금 감수작용을 일으키는(令生覺受)것을 말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있어 일생의 생명은 이전에 지은 업력에 의하여 제 8식이 근신을 집수하기 때문에 온몸이 전체적으로 따뜻하고(체온이 있음), 모든 신진대사의 기능이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에 일생의 업연(業緣 : 선악의 과보를 받을 원인이 되는 업보의 인연)이 다 되었다면 더 이상 근신을 두루 집수하지 않고 차츰차츰 부분적으로 몸에 대한 집수를 버리게 된다. 이렇게 몸이 점차적으로 식다가 온몸이 완전히 식어버리면 그땐 이미 식이 몸을 떠난 것이고, 이때를 수명이 다한 ' 명종(命終: 목숨을 마침)' 상태라 부른다. 제 7식은 제 8식을 의지해 현행(現行: 모든 법이 현재에 나타나는 것)을 일으키지만 도리어 제 8식의 견분(見分: 인식의 주제)을 진실한 법과 진실한 나 라고 여기는데, 시작이 없는 옛적부터 제 7식과 제 8식은 쇠사슬처럼 서로 얽혀 있으면서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다.
7.8 식을 의지해 현행을 일으키는 제 6식은 제 7식을 근(根)으로 삼고 있지만, 제 7식이 나(我)를 집착하는 한 제 6식 역시 아집(我執)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범부중생이 마음을 일으키고 생각을 움직이는 것은 전부 번뇌가 있는 유루심(有漏心)이 되고, 신 · 구 · 의 삼업은 모두 유루업이 되고 만다. 그리고 전 5식(前五識)은 6, 7, 8식과 5근을 의지해 현행을 하므로 5근이 못쓰게 되면 5식은 더 이상 현행을 일으키지 못한다.
2. 불법에서는 사망'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어느 때가 진정한 사망' 시간이라 할 수 있는가?
대답》 의학에서 '사망'이란 호흡이 멈춘 상태(숨이 끊어짐), 내지는 심장의 박동이 멈춘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불법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불법에서의 '사망' 기준은 제 8식이 몸을 버리고 떠난 상태, 즉 온몸이 싸늘하게 식었을 때를 말한다.
(식이 떠남 → 몸이 식음 → 수명이 다함)
그렇다면 숨이 끊어지고 나서 온몸이 완전히 식을 때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그 시간은 일정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영혼(神識)이 몸을 빠져나가는 시간의 더딤과 빠름은 사람의 일생 동안의 행실과 인품, 덕성 등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착하거나 지극히 악한 사람의 경우는 빠져나가는 시간이 굉장히 빠르고, 보통사람의 경우는 비교적 느린 편이다.
빠른 자는 굉장히 빨라서 숨이 끊어진 지 얼마 안 되어 온몸이 완전히 식어버리는가 하면, 더딘 사람은 엄청 더뎌서 숨이 끊어진 뒤에도 24시간, 심지어 이틀이나 사흘이 지나서야 비로소 싸늘하게 식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는 숨이 끊어진 뒤 몇 시간에서 24시간 이내로 몸이 완전히 차갑게 식는다. 의학계의 통계에 의하면 숨이 끊어진 뒤에 체온이 한 시간마다 1도씩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 역시 대략적인 얘기일 뿐 사람마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불법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전신이 아직 완전히 식지 않았다면 제 8식은 아직 몸을 떠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직은 '명종'이 아닌 ' 임종' 단계에 속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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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수(執受)는 지니고(執) 수용(受)한다는 뜻이다. 불가사의하여 가히 알 수 없는 8식의 집수능력은, 8식이 스스로 지니고 있는 마음과 밖에서 반연해 오는 경계가 일치해서 마음의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집수라 한다.
** 현행(現行): 모든 법이 현재에 나타나서 나오는 것. 우리 마음의 주재자라고 할 제 8아뢰야식이 갖추고 있는 마음의 세력 또는 마음의 작용을 종자(種子)라 하는데, 이 종자에서 일체 만상이 생기는 것, 혹은 그렇게 생긴 법(現行法)을 현행이라 한다.
•>출처: 임종,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