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호
-세종시 근로자 평균 급여가 수출도시 울산보다 높은 건 공무원 비중이 높기 때문
-일본 공무원 급여는 보통 국민/근로자와 연동. 우리는 가장 잘나가는 기업과 연동
-한국 공무원 처우의 심리적 비교기준은 ‘사’자 직업과 민간기업의 엘리트 사원들
세종시 근로자 평균 급여가 수출대기업이 밀집된 울산 보다 높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연히 공무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저출산 문제처럼, 과도하고 불합리한 고용임금 격차처럼. 과도한 (정규직)고용보호처럼 누구나 다 아는 한국의 고질병인데 치유 엄두를 못 냅니다. 이거 정권교체해도 더불어당이 180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 못 고칩니다.
일본은 ‘공무원급여법’이 있고(우리는 없습니다), 법에는 공무원 급여를 정하는 기준과 원칙이 있습니다.
얘긴 즉 비교 대상 기업 규모는 50인미만 36.9퍼센트, 50인 이상 63.1퍼센트이고, 여기에다가 역할(직급), 근무 지역, 연령, 학력을 고려합니다. 우리는 상시근로자 100인이상 기업의 사무관리직이 비교 대상입니다.
일본은 보통 국민/근로자의 임금과 연동시켜놓았다면, 우리는 가장 잘 나가는 기업과 연동시켜 놓았습니다. 한국은 그 어떤 나라 보다 기업규모에 따라, (대기업의 경우)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장기 근속이 확실한 한국 공무원의 임금은 여기에 연동되어 있으니,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 안될 수없습니다(싱가포르는 예외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1년에 무조건 10%는 잘라내어 교체합니다).
한국 공무원의 심리적 비교 기준은 (치열한 공무원 시험 경쟁을 통과했으니) ‘사’자 직업과 민간기업 엘리트 사원일 겁니다. 보통 국민/근로자의 처지를 이해하고, 이들을 대변하는 것이 공무원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습니다.
이런 글 10여년 전부터 참 많이 썼는데, 박근혜 정권에서는 미적거렸고, 문재인 정권은 아예 문제를 더 악화시켰습니다. 현대판 양반인 공무원 고용임금연금 개혁 없이 숫자만 대폭 늘렸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약체라서 또 뭉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당이 180석이라서 약체라는 것이 아닙니다. 보수와 국힘당이 공유하는 가치와 정책이 흐릿하고, 동지적 연대도 없고, 이념적 도덕적 자부심도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중요도, 치명도, 황당도, 난이도, (정치적)민감도 등을 따지면 한 10위권에는 들 것 같은 문제인데, 차기 정부에서 해결의 가닥이라도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