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생과 초등학생 조카 2명이 졸업했다. 조카들의 졸업앨범을 구경했다. 그런데 누님이 “중학교 앨범이 규격이나 표지가 초등학교 앨범보다 좋고 면수도 더 많은데 초등학교 앨범이 더 비싸다”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마침 사진관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어 물어보니 중학교는 앨범 제작을 공개입찰 하는 반면 초등학교는 그렇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더욱이 금년부터는 앨범이 중소기업 경쟁 물품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앨범은 학생 각자가 비용을 부담해 구입하는 개인 물품이라 다른 학교운영비와는 근본이 다르다. 그런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좀 더 질 좋고 내용이 충실한 앨범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도 초등학교는 입찰은커녕 품평회조차 안 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다 못해 시장에서 신발 하나 사려고 해도 가게를 돌아다니며 비교해 보는 것이 아닌가. 한 학교 당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대의 앨범 제작비가 드는데 공개입찰을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상당수 학교가 앨범 하나 투명하게 처리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계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작은 것부터 교육계가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