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은 단풍을 보기도 전에 사람들 틈에서 먼저 지친다. 그러나 어디든 숨겨진 비경은 있는 법! 전문가들은 손가락을 높이 쳐들지만,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 운치 있는 곳이 있다. 덜 알려져 더욱 좋은 가을 단풍・억새 코스 베스트 7을 소개한다.
되면 장흥은 또 다른 이름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억새의 고장’으로 말이다. 그리고 억새의 무대가 되는 곳이 바로 천관산(723m)이다. 다도해를 바라보며 우뚝 솟은 천관산은 빼어난 풍광으로 지리산,내장산, 월출산, 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힌다.
높진 않지만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이 웅장하다. ‘억새 산행’이라면 대덕읍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게다가 4푼(分) 능선쯤인 탑산사까지 자동차로 오를 수 있어 산행 초보자에게도 부담 없는 코스다. 탑산사에서 닭봉이나 구룡봉을 거쳐 오른 뒤 환희대, 연대봉을 지나 불영봉으로 하산하는 것이 적당하다.
8부 능선 지점인 닭봉, 닭볏 모양 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닭봉을 지나 10여분을 가니 드디어 억새가 한두 개씩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에 얌전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소박하다. 이내 억새밭이다. 길도 완만해진다. 은빛 물결을 감상하며 쉬엄쉬엄 오르기에 좋다.
억새는 허리 높이까지 자라 있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도착한 곳은 환희대와 연대봉 사이의 능선. 온통 억새다. 연대봉과 구룡봉 사이 2.8km의 억새밭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다. 억새밭은 변화무쌍하다. 바람이 일면 파도 치는 바다가 되고,바람이 잔잔해지면 눈 덮인 평원이 된다. 바다를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
진 억새밭은 가을 천관산의 백미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등 뒤로는 온통산이다. 억불산에서 시작해 해남 두륜산, 영암 월출산까지 고봉이 줄을 잇는다. 다도해를 배경으로, 또다시 겹겹이 선 능선을 배경으로 억새를보는 방향을 이리저리 바꿔본다. 똑같은 억새가 금빛과 은빛으로 우아한 자태와 도도한 모습으로 색깔과 모양을 달리한다. 가냘픈 억새지만 수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고흥반도 뒤로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억새 밭에는 붉은 비단이 깔린다. 붉은 비단을 밟고 선 모든 것이 붉게 물든다.
장흥군 문화관광과 061- 860-0224
view point
천관산문학공원 등산로 입구에 천관산문학공원이 있는데, 국내 유명 문인 54명의 육필 원고가 새겨진 문학비가 객을 맞는다. 널따란 공원은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천관산 산책로 못지않은 절경을 이룬다.
don’t miss
천관산 억새제 억새제 행사는 10월 7일 오후 12시 30분부터 4시까지 진행되며 억새제례, 억새아가씨 선발, 우리가락놀이마, 장흥특산물 판매 등의 행사가 이뤄진다. 이에 앞서 6일 저녁 대덕읍 대덕중학교에서는 전야제 행사가 있다.
how to enjoy
- 천년학 세트장
장흥의 갯것이 모두 모인다는 회진포엔 문학을 테마로 한 여행지가 즐비하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세트장이 있고, 영화의 배경이 된 소설인 <선학동 나그네>를 쓴 이청준의 생가가 있는 진목마을도 가깝다. 천관산 문학공원 천관산 문학공원은 이청준, 한승원, 차범석 등 국내 유명문인 54명의 육필원고가 새겨진 문학비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 지난 2000년에 만들었다.
-문학공원
오르는 길 양편에 삐죽삐죽 솟은 돌탑이 장관이다. 대덕읍 주민들이 쌓아 올린 600여 개의 돌탑이다. 돌탑을 지나 문학공원 자연석들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다. 문학공원은 천천히 걸으며 돌아보기에 알맞은 넓이다. 강진에서 장흥 가는 23번 국도변. 입장료 없음.
- 수문항
장흥 동쪽 끄트머리의 수문항은 키조개로 유명하다. 소설가 한승원 씨가 수문항 가까운 해창에 ‘해산토굴’이라는 작업실을 마련하고 집필하고 있다. 수문항 한편에 잘 다듬어진 산책로는 한승원 작가가 가끔 산책을 즐기는 곳이라고 한다. 장흥읍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옥서워터파크 방면으로 간다.
what to eat- 바다회집
천관산과 가까운 대덕읍에 있다. 가을의 별미 전어회, 전어구이는 물론 바다횟집만의 특별한 양념으로 맛을 내는 장어 양념전골, 그리고 각종 자연산 활어회를 맛볼 수 있다. tel 061-867-2332
관산읍 병영식당횟집
청정 득량만에서 생산되는 각종 활어회와 함께 각종 활어와 갖은 양념, 신 물김치, 된장, 식초 등을 혼합한 냉국으로 장흥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토속음식이 많다. tel 061-867-2276
- 바다하우스
보성차밭과 가까운 안양면에 있으며, 청정 득량만에서 생산되는 바지락 회와 키조개 회를 먹을 수 있다. 장흥 득량만은 유명한 키조개 산지로 언제나 신선한 키조개를 재료로 한 음식을 낸다. tel 061-862-1021 -- 천관산 관광농원
관산읍에 있는 통돼지 바비큐 요리 전문점으로 닭 훈제, 숯불구이,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를 내놓는다. tel 061-867-7790
where to stay잠잘 곳이 많지 않다. 장흥읍에서 29km 떨어진 관산읍 농안리에 천관산휴양림이 있다. 휴양림 주변 음식점에서는 득량만에서 잡은 키조개 구이와 바지락 회를 맛볼 수 있다. 휴양림 숲속의 집(5~15평,061-867-6974) 이용료는 3만2000원~6만원. 수문항에서 보성군 경계를 넘으면 율포해수욕장에 모텔이 있다. 회진포 쪽에 3~4개의 모텔(다모아 모텔 061-867-5000)이 있지만 허름한 편이다.
recommended course장천재 코스 천관산 등산로는 10여 코스가 있다.그러나 모든 길은 연대봉으로 이어진다. 장천재에서 오르는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다. 5시간 정도 소요. 천관산 억새평원 중, 특히 정상 능선의 억새는 매년 억새제가 열릴 정도로 장관이다. 탑산사 코스 장흥군 대덕읍 입구에 탑산사로 들어가는 길이 있고 차량으로 10여분간 오르다 보면 산행 이전부터 짙은 가을의 냄새에 젖는다. 탑산사 입구의 넓은 주차공간 아래 천관산 문학공원이 조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