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댁 인친(姻親) 및 처부모(妻父母)의 호칭
사위와 며느리의 부모가 서로 부르는 말 ‘사돈(査頓))’은 고려(高麗) 이래 우리말에 연면(連綿)히 사용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비록 한자(漢字)로 쓰이기는 하였으나 중국 문화에서 들어온 말이 아니다. 이는 ‘몽고어(蒙古語)’ 낱말을 한자(漢字)로 음차(音借)한 것이기 때문에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 혹은 ‘한어대자전(漢語大字典)’ 등 중국 사전에서는 ‘올림말, 標題語’가 아니었다. 그러한 연유로 ‘査頓’은 일본에서 간행된 ‘諸橋轍次’의 ‘大漢和辭典’에 역시도 나타나지 아니한다.
만주, 몽고어에서 ‘사돈집’을 ‘친가(親家)’라 하고, ‘바깥사돈’을 일컬어 ‘친가공(親家公)’, ‘안사돈’은 ‘친가모(親家母)’, ‘사돈의 형제들’을 ‘친가백백(親家伯伯)’ 등이라 하였는데, 조선조에 만몽어(滿蒙語)를 배우는 서적에서 이 낱말들은 각각 ‘사돈집, 사돈집아비, 사돈집어미, 사돈집아자비’ 등으로 번역되었다. 여기 예시한 ‘親家, 親家公(親家翁, 親翁), 親家母(親母)’는 물론 한족(漢族)에서 또한 ‘사위와 며느리의 부모가 서로 부르는 말’이기도 하여 ‘속칭으로 남녀 양쪽 혼인한 집안의 부모가 서로를 부르는 말 운운-俗稱男女兩姻家之父母相呼曰親家,父曰親家翁亦曰親翁, 母曰親家母亦曰親母 云云’이라 한 ‘중문대사전’의 기록을 볼 수 있다. 물론 이아석친(爾雅釋親) 이래 중국의 전통 문화에서 이는 ‘婚姻-婦家婚/壻家姻’이었다.
이후 우리말에서 쓰인 사돈댁 인친(姻親) 관련의 호칭어 및 관계어가 다양하여져 현재 우리들 주위에서 흔하게 쓰이는 어휘들을 모아 보면 다음과 같다.
1. 사돈의 가정을 높임…사돈댁(査頓宅)-사돈집, 사가(査家), 사갓집, 사가댁(査家宅), 사댁(査宅) 등
2. 사돈의 조부모, 부모의 사돈의 부모를 높임…노사장(老査丈) 혹은 존사장(尊査丈)-노사장어른, 존사장어른, 노사장밭어른, 노사장안어른 등
3. 사돈의 부모와, 부모의 사돈 기타를 높임…사장(査丈)-사장어른, 밭사장(바깥사장)어른, 안사장어른
※ 원칙 ‘사장어른’은 사돈의 부모, 존장을 높이고자 한 말이었으나 경상도 지역 반가(班家)에서는 사돈 끼리 연령 차이가 심한 ‘사돈’을 높여 사용하기도 함.
4. 사돈을 높임…사돈(査頓)-사돈, 사돈어른, 밭사돈(바깥사돈), 안사돈, 밭사돈(바깥사돈)어른, 안사돈어른, 사장어른, 사부인(査夫人) 등
※ 사부인(査夫人)은 전통적으로 쓰인 말이 아니고 현대에 이르러 신창(新創)한 말이라 하나 지금은 표준어로서 거의 손색이 없음.
5. 문어(文語)에서 사돈 서로가 자신을 낮춤…사제(査弟)-편짓글 등 문어(文語)에서 밭사돈 혹은 안사돈 사이에서 자신을 겸양(謙讓)하여 쓴 말
6. 사돈집의 자녀, 손자녀 등을 대우하여 말함…사돈 도령, 사돈 총각, 사돈 처녀, 사돈 아가씨 등
7. 사하생(査下生)…상대편 사돈의 자녀를 일컬음
8. 곁사돈-사돈의 형제를 일컬음
9. 곁사장-부모의 사돈의 형제를 일컬음
10. 사형(査兄)-혹은 사형간(査兄間)…현대 경상도 지역 양인가(兩姻家)의 사하생(査下生)들로 평교간(平交間)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일컬은 말임
또 경북 지역의 연령층이 높은 세대에서는 처부모(妻父母)를 호칭하여 ‘장인어른, 장모님’이라 하되 현재 경향(京鄕)을 막론하고 ‘아버님, 어머님’의 호칭이 일반화되어 가는 현실을 크게 비판한다. 그러나 ‘처부모’에 대한 ‘아버님, 어머님’의 호칭은 1992년 ‘국가(국립국어연구원)’가 '어문관계법‘의 일종으로 제정 공포한 ’표준화법‘에서도 인정하였으므로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세월이 흘러가면 ‘언어’도 변한다는 철리(哲理)를 거역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상은 변하여 ‘부모’의 자식이 ‘아비’의 ‘성(姓)’만을 따르지 않고 ‘어미’의 ‘성(姓)’도 따를 수도 있게 변한 처지가 아닌가? (존경하는 은사. 김규선박사님의 글중에서)
첫댓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글인것 같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늘 궁금었었는데 좋은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렇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