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반 졸업식이 있어 오랫만에 간현암 등반을 했다. 15년전인 2008년 첫 완등했던 깍쟁이(10b) 재등을 노려봤는데 보기좋게 까였다.
원인을 생각해보니 최근 며칠동안 술만 퍼왔던 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처음부터 만만하게 보고 크럭스
하단에서 시간을 너무 끌었다.
결국 2차 클럭스를 넘지 못했다.
뒤이어 처음 해보는 엘리다에서도 크럭스는 넘었지만 이후 펌핑을 극복하지 못하고 내려왔다.
약이 올랐다. 예전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체력도 더 젛아짐 줄 알았는데...
이후 삼봉쉼터에서 해승형 길성이와 저녁을
먹으면서 산악전문지도사 수업중인 학생들과 졸업생들과의 자리에서 주는대로 마시다 보니 꽐라가 됐고,
이후 아무 생각없이 잠이 들었다.
일요일 아침
아침 해장으로 배 한 조각을 먹고
후식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고 간햔암으로 다시
달려갔다.
바름 골수 산빛등 많은 동문분들이 여기저기서 등반중이었지만 간현암은 예전의 감현암이 아니었다.
인기루트인 깍쟁이 앞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암벽화가
줄지어 늘어서 있어야 하는데,
등반자는커녕 텅비어 있는 깍쟁이.
몇몇 클라이머들이 허니문과 YS에 붙어있고,
왼쪽 멀티 루트엔 여러팀들이 등반중이다.
다시 깍쟁이 등반
허옇게 분칠이 된 홀드를 찾아 간결한 무브로 움직이다보니 어느새 크럭스를 넘어서고 마지막 퀵이 눈앞에 보였다.
탑에는 예전과 다른 앵커가 걸려있었는데 처음 접하는
앵커였다.
성중이가 해승형 서울 올라가기 전에 점심 같이 하자해서 어제보다 좋은 날 한판하고 빨리 삼봉쉼터로 가자고 서두른다.
서둘러 등반하고, 서둘러 하강하고
바삐 삼봉으로 돌아왔는데, 재복이는 이미 꽐라가 되어있다.
아침부터 배를
안주삼아 두꺼비를 잡았는데
그 이유가 본인 귀빠진 날이라고 ...
깍쟁이 복수에 맘을 뺏기다보니
총무 생일이라고 그렇게 강조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서둘러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술잔도 채워주고
낮술에 꽐라가 된 재복이를 재우고,
이후 졸업식
단촐한 졸업생 과 동문산악회 회원들
가을 날은 무척 맑고 좋았는데
졸업식이 끝나자 하나 둘 동문들이 떠나고
마지막으로 남았던 우리도 삼봉 쉼터를
떠나왔다.
첫댓글 죄송합니다. 술 좀 줄일께요
아녀 그런 날도 있지!
생일 축하해,
누구도 알아서 축하해주지 않으니 허탈했을거여
하여튼 축하하고
도봉산에서 한 잔 찌끄리자!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