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일상 속에 잃어버린 자아를 찾기 위해 수련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물질적인 풍요가 모든 것을 구원해 줄 것이라는 믿음은 이미 유효기간을 넘어선 지 오래. 정신적인 안정을 얻고 마음의 부자로 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점점 의미있게 다가선다.
기와 명상, 요가 등 다 양한 수행법을 통해 행복의 가치를 새롭게 다지는 요즘 세태에 주목해 본다.
WHO는 이미 1998년 기존의 건강개념(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 영적인 건강’을 추가함으로써 종교생활과 대체의학의 영역을 인정했다.
이전에 건강의 개념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로 단 순히 질병이나 장애 부재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라는 정도. 그러나 3년 전 ‘육체뿐 아니라 영혼까지 맑고 역동적인 상태’라는 폭넓은 해 석이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또 의학계에선 마음이 불편한 상태, 즉 스트 레스가 만병의 근원임을 검증해 냈다.
따라서 마음을 추스르는 것만으로 도 인간은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수련은 행복해지기 원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덤벼볼 수 있을 만큼 일반적인 체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러한 흐름을 ‘소울러시’라고 표현했다.
서부개척 시대 전 미국인들이 황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떠났던 ‘골든러시’처럼 , 숨가쁜 도시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도심 속의 선방 혹은 산중 수련원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빗댄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추산한 국내 수련 인구만도 이미 150만 명을 넘어섰다.
유명 수 련단체 중 하나인 단학선원의 경우 전국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수련장만 300곳이 넘고 직장 및 시·군·구민회관 등의 수련장소까지 포함하면 3, 000여 곳에 이른다.
마음수련 신드롬은 일반인들 사이에만 부는 게 아니다.
재벌그룹 회장이 나 정치인, 문화예술계 인사 중에도 의외로 많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 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기수련 옹호자. 회사에 수련장과 심신수련 담당과 장을 두고 사원들에게 단학수련을 시키고 있을 정도. 최 회장은 단학선 원의 창시자인 이승헌씨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 회장도 단전호흡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 중에도 수련을 하는 이들이 많다.
조 순 전 한나라당 총재와 서 상목 의원은 단전호흡을, 국민회의 이길재 의원은 기수련을 한다.
한나 라당 이기택 전 선거대책위 공동의장도 요가에 심취해 있다.
문화예술계 인사로는 김도향씨가 대표적인 인물. 1970년대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부른 인기가수인 그는 이미 10여 장에 달하는 명상음악을 작곡, 명상음악을 통해 신체리듬을 조절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신 드롬의 중심에 서있다.
주로 집에서 기수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수 송창식도 골수. 기전문가들은 “송창식의 목소리에는 강한 기파장이 담 겨있다”고 할 정도다.
‘부채도사’로 알져진 개그맨 장두석은 아예 서 울 강남구에 명상센터를 운영할 정도로 명상에 심취해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 한성주의 경우에도 ‘마음수련교육원’의 수련을 통해 이 혼의 상처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련문화가 대중화된 계기로는 1984년 정신세계사에서 나온 소설 ‘단’ (丹)의 성공을 들 수 있다.
물론 1970년 대에 ‘국선도’(당시는 정각도 )가 대중수련의 길을 열기는 했으나 신체단련 위주의 수련이었다.
같은 시기 공중 부양으로 화제를 모았던 ‘초월명상’과 잠재의식을 강조한 ‘마인드 컨트롤’이 가세함으로써 외국에서 수입된 수련법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1985년 단학선원이 등장, ‘기 신드롬’을 일으키며 누 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수련시대를 열었다.
현재 수련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정신세계원 강좌를 살펴보면 최근의 트렌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 중 4~5월 중 진행되고 있는 강좌로는 영적 치유를 위한 최면교실, 심령정화 기수련, 영성 치유, 오 라 리딩, 기공사 양성, 중국 민간요법 꽈샤, 기와 사랑의 약손요법, 염 력, 시조 소리, 금연 소리선, 바디 리콜, 바른 자세, 리발란싱, 요가 니 드라, 정인점혈, 기적의 천의선도, 신 탄트라, 소리기공과 유체 이탈, 기적의 손, 명상영어, 애니어그램, 타로카드 점, 점성학 등 제목만으로 는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다채롭고 범위도 넓다.
마음수련 방법은 크게 기존 종교에서 파생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로 나눌 수 있다.
종교수행의 대표격인 불교의 경우 ‘참선’ ‘기도’ ‘ 염불’ 등 전통적인 수행법뿐 아니라 동남아, 티벳 등 다른 불교권의 수 행법이 도입되어 인기를 끌고있다.
기독교도 주로 교회나 성당의 공동체 생활을 중시하던 것에서 최근엔 개신교의 ‘뜨레스 디아스’나 천주교의 ‘묵상’ ‘관상’ 등 신앙단체나 수도회에서 개발된 영성 훈련법이 신 도들과 일반에 공개되면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또 원불교 , 천도교 등 민족종교들도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개발해서 전승해 온 마 음공부법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마음수련법에 대한 관심이 갑작스레 증가되면서 종교나 국적을 알 수 없는 수련법도 함께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초월명상, 마인드 컨 트롤, 오쇼 명상, 아난다 마르가, 산트마트 명상, 라자요가, 아봐타 프 로그램 등이 전파 중이다.
대부분 인도의 힌두식 수련법을 미국과 유럽 에서 수정보완됐다 한국으로 역수출되는 과정을 거친 것들이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위파사나 수련법. 반복적인 ‘바라봄’을 통 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하는 수행법인 위파사나 는 석가모니 부처를 깨달음에 이르게 했다는 수행법이다.
이처럼 종교의 틀을 벗어난 수련활동을 통칭해 ‘뉴 에이지’라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처음에는 전문가의 교육을 듣거나 도움을 받아야 하지 만 일정한 단계에 들어가면 혼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이밖 에도 오쇼 명상, 아난다 마르가, 산트마트 명상, 라자요가 등 수십 개의 수련법이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련법을 행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심신의 안정을 찾고 자아를 찾는 데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두통, 환청, 환각, 불면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는 대부분 전문가의 지도 없이 혼자만 의 생각대로 한다든가, 책을 통해 무절제한 가운데 수련을 행한 경우다.
특히 일부 종교단체와 수련단체에서는 수련자에게 영적 체험을 시켜주고 이를 대단한 능력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하지만 무리한 종교생활이나 수 련은 영적 감수성이 민감한 사람이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사람 에게는 심각한 정신증상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 이러한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상당수. 물론 원인이 반드시 수련에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환자들 대부분 수련 직후 그런 증세가 시 작되었다고 한다.
수련 도중 뭔가 불편하다고 느끼면 즉시 중단해야 하 는데 게중에는 그것이 기가 열리는 과정이라며 더욱 무리하게 시도해 악 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적 체험과 정신병리 현상은 의사들마저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과 치료로도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환자 중에는 20대와 수련 6개월 이내의 초보자들의 비율이 가장 높다.
이 분야 연구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이러한 부작용은 수련 자체의 문제 라기보다 방법상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한다.
또한 증상에 대비하기 위해 서는 어떤 효과를 바라고 수련에 임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 중 요하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