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채색화인 민화와 프랑스 최고의 예술품인 바카라가 조우하고 있다. 한국 민화와 바카라 전시회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313 메종 바카라 서울에서 2023년 4월 21일부터 5월 2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민화가운데 특히 책가도가 중점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프랑스 바카라 제품과 조선 민화 책가도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그들의 독특한 특징과 함께 스스로 또는 함께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전시회여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정성옥 작가 등 9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의 바카라는 1764년 창립된 크리스탈 명가이며 모던하면서 세련된 취향으로 왕들의 크리스탈이라고 불리운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 민화 그가운데 책가도(책거리)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평가받는 정성옥 작가의 작품도 전시돼 있다. 정성옥 작가는 책가도(책거리)는 조선 궁중에서 궁중화원들이 그렸던 정물화이며 처음 궁중에서 그려졌지만 점차 서민들의 일상속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한다.
*정성옥 작가의 책거리*
이 작품처럼 책거리는 책장의 틀이 없이 탁자나 서안위에 책을 기본으로 상징성이 가득한 기물들이 민화특유의 해학과 독특한 조형미로 재탄생되어 있다. 특히 이 책거리에는 출세와 장수 그리고 욕망 등 행복을 추구하는 염원들이 가득 차 있다고 정 작가는 설명한다.
*전시회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정성옥 작가*
책거리 민화는 화려함과 장식성을 높이기 위해 사실적인 묘사를 넘어서 다소 과장되게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또한 오방색에 몇가지 중간색을 섞어 다채로우면서도 화려함을 높이기도 했다. 책거리 민화는 시각적인 면이 강하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안다면 더 즐겁게 관람하고 그 작품의 깊이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책과 두루마리는 출세를, 붓은 과거급제, 모란과 작약은 부귀를 의미한다. 연꽃은 행복을, 수박과 오이 참외는 다산을,거문고는 승진을, 수석은 장수를 상징한다. 문방사우에서 시작된 책거리(책가도)는 책과 물건을 담는 현실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꿈과 이상을 펼치면서 그려진 작품이다. 또한 상상의 공간속에서 맘껏 그려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과 프랑스의 작품이 실로 우연한 조우를 했다는데서 큰 의미를 갖는다. 책가도가 민화의 장르로 자리잡게 된 것이 바로 조선 22대 정조때이다. 그시기는 프랑스의 루이 15세때와 비슷하다. 조선의 정조대왕은 문화 예술분야에 조예가 깊었고 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프랑스의 루이 15세 역시 예술을 사랑하고 프랑스 예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의 바카라는 바로 루이 15세때 창립되고 발전을 이룬 제품이다. 조선의 정조대왕과 프랑스의 루이 15세가 250년의 세월이 흐른후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그 시대상과 예술혼이 담긴 작품을 통해 조우하게 된 것이다. 그 두 인물의 예술정신이 기막히게 만나 어우러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의 바카라와 한국의 전통 예술인 책가도가 만나 그들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개성이 서로 융합되고 조화를 이뤄 더욱 멋지고 풍성한 느낌을 갖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책가도와 프랑스의 바카라가 함께 어우러지듯 이번 전시회가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이 더욱 깊고 폭넓은 교류를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23년 4월 3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