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꽃 산울타리에 피어라, 가랑머리 누나의 꽃. 봉숭아 빨간 꽃 누나의 꽃 손톱에 물들이던 꽃. 실눈에 내려보는 손톱 그 빨간색 첫눈 오기도 전에 지워질까 애태우던 누나의 꽃. 이 가시나야, 넋잃고 있지 마라. 휘딱휘딱 밭매러 가자. 어머니의 재촉에, 얄망궂게 내려다 보던 곱고 하얀 누나의 손톱. 그해 손톱달 뜨는 날 첫눈 오는 날, 누나는 우리 누나는 가랑머리 풀었어라, 족두리 쓰고 꽃가마를 탔답니다. 임 없어 홀로 외로운 꽃을 누나가 애태우던 꽃을 올해도 어김없이 산울타리에 핀 꽃을 지금, 나는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150868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