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이 되는 것과 재벌로 사는 것은 다릅니다. 어느 쪽이 쉬울까요? 재벌은 이렇게 답합니다. 재벌이 되는 것은 쉽다. 재벌은 누구나 될 수 있다. 그러나 재벌로 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흔히 말하는 대로 돈이 붙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일반 사람들과 다릅니다. 보는 것도 다르고 본 것에 가격을 정하는 것도 다릅니다. 우리 대기업 회장님들이 얼렁뚱땅 기업 총수가 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남다른 능력이나 지혜 또는 담력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남다른 친화력이나 결집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규합하고 결집해서 이끌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만한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단하다 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단한 업적까지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그렇게 축적한 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으로 사회적 평을 받게 됩니다. 개인에 대한 평일 수도 있고 그 기업의 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밀접한 관계가 있지요. 기업의 정신이 총수의 생각과 뜻을 담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은 과연 돈을 왜 그렇게 축적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무슨 목적이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일반 사람들이라면 요즘 흔히 노후자금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기업 확장, 직원복지 확대, 후진 양성, 자손에게 남겨줄 유산 등등 여러 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약 개인적인 위기에 부딪쳤다면 그 쌓아놓은 부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따라서 그 개인의 인품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대재벌의 손자가 남치를 당했습니다. 당연히 뉴스 감입니다. 이제 후로는 그 대처하는 방법이나 논의되는 모든 과정이 세상에 보도될 수 있습니다. 때로 아이를 구해내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아무튼 매스컴은 좋은 기사 거리가 생겼기에 기를 쓰고 달려듭니다. 엄청난 금액의 몸값을 요구합니다. 물론 재벌에게는 크게 어려움이 되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맞바꿀 수도 있습니다. 납치범들은 바로 그것을 기대하고 저지르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재벌 할아버지의 대응은 상식을 벗어납니다.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것이지요. 더 큰 뉴스 감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 손자를 사랑하지 않는가?
세계 제일의 부자 J. 폴 게티는 따로 사람을 고용합니다. 전직 CIA 요원 플레처에게 사건을 의뢰합니다. 플레처는 협상가입니다. 물론 경찰도 가만있을 수는 없지요. 그런데 유괴사건이 발생한 곳은 이탈리아 로마이고 가족이 거하는 곳은 런던입니다. 그래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부에게 일어난 사건입니다.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경찰이 쫓고 있지만 진전이 잘 되지 않습니다. 아이 엄마 ‘게일’만 마음이 급합니다. 할아버지 재벌은 꿈쩍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돈이 없는 엄마는 친손자를 할아버지가 나 몰라라 내버려두지 않으리라 기대해보지만 움직이는 기색이 없습니다. 물론 플레처가 이 모양 저 모양 애쓰고 있습니다. 몸값을 반 이하로 끌어내리는 데까지 성공합니다.
처음 납치한 일당은 경찰에 의해서 처단됩니다. 그러나 그 사이 이미 납치범 하나가 아이와 함께 사라집니다. 유괴한 아이를 거래하는 경우도 있구나 싶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니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물건을 건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일반 생명체도 돌보려면 신경이 써지는데 청소년입니다. 더구나 얼굴까지 노출된 상태입니다. 자기네가 오랜 시간 데리고 있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이지요. 그래서 보다 큰 조직체로 넘겨줍니다. 물론 배당금을 약속 받습니다. 새 조직체는 보다 적극적입니다. 그만큼 유괴된 아이가 어려움을 당하지요. 어떤 결과로 끝날지 모릅니다. 엄마의 가슴이 타들어갈 것입니다.
유괴를 당하면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이의 생명입니다.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이가 살아서 돌아와야 합니다. 오래 전 게일은 시할아버지로 인해 강제 이혼을 당했습니다. 물론 남편은 마약중독자로 폐인이 되었습니다. 거액의 위자료를 포기하면서까지 아이 양육권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유괴당한 것입니다. 기댈 곳은 친 손자로 친분을 쌓아온 할아버지와의 정입니다. 그런데 정작 할아버지는 다급함이 없이 협상액 거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플레처도 결국은 진절머리를 냅니다. 마음 같아서는 저주를 퍼붓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 늙은이야, 쌓은 돈에 파묻혀 죽으라고 말입니다.
그 할아버지도 손자의 몸이 실제 가해를 당한 것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우여곡절을 지나며 살아 돌아옵니다. 그 사이 이 할아버지 결국 홀로 쓸쓸하게 세상을 뜹니다. 그런데 그렇게 쌓아둔 부를 사용하지 못하게 스스로 장벽을 쌓아두었던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도대체 왜 돈을 벌고 쌓아둘까요? 실화를 바탕으로 엮은 이야기랍니다. 하기야 요즘도 열심히 모으는 사람들 많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그런 성품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돈의 가치는 사용해야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종이쪽지 아닙니까? 돈을 어떻게 버는가보다는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사람됨이 드러납니다. 영화 ‘올 더 머니’를 보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첫댓글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고
행복하세요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복된 하루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