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 보건소에 가서 치매 검사를 받았습니다.
치매 증상이 있어 간 것이 아니라 금년이 운전면허 갱신 연도라 안 받으면 안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경찰서에 가면 몇 마디 물어보고 발급을 해 주었는데 지금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나이를 먹은 게 죄랄까요. 7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받으려면 몇 가지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 1단계가 치매안심센타에서 실시하는 인지선별검사를 받는 것이고, 2단계가 도로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교통안전교육을 받아야 하고, 3단계가 면허시험장 또는 경찰서에서 실시하는 적성검사를 받는 것인데
이 3단계에서 필요한 서류는 운전면허증, 사진(여권사진) , 수수료, 건강검진 결과서입니다.
그러니까 이 단계를 다 거치고 단계마다 발급하는 확인증을 첨부해야 합니다.
나는 이런 절차가 있는 줄도 모르고 5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경찰서에 가니 이런 절차를 밟고 확인증을 갖고
오라는 겁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했는데, 교통안전교육은 인터넷으로 받은 다음 확인증을 받았고
건강검진은 종합병원에 가서 일반검진으로 해결하였고 치매검사는 어제 보건소에 가서 약 30분 정도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치매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를 핸드폰 문자로 몇 번 받았으나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로 여겨져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번엔 부득이 안 할 수가 없어서 치매안심센타를 찾았던 것입니다.
치매안심센터가 있는 보건소에 가니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할머니들이 이미 검사를 받고 있거나 검사를 받은 후
쉬고 있었는데 그것도 검사라고 약간은 긴장이 되었습니다. 검사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행여 검사가 잘 못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설마 하는 심정으로 순번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검사장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세 종류의 서류를 작성하고 나서 검사관은 질문을 시작했는데, 기본적인 사항으로 성명, 생년월일, 주소를
물은 다음 " 자신이 하는 말을 기억했다가 그것을 그대로 복창하라 " 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 철수는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가서 11시까지 야구를 했다 " 를 읽으면서 이 문항을 그대로 말하라는
것이었는데 이 질문은 나중에 다시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기억력 테스트인 셈이었는데요 이 부분은
두 번 다 무사히 통과하였습니다 ㅎ. 젊어서부터 암기력 하나는 자신이 있었던 터라 이 상황에서도 그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ㅋ.
다음으로 야채나 과일 이름을 아는 대로 대라는 것이었는데 이 부분에서도 20개 정도는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냥은 78세, 만으로는 76세가 되는 노인이 사과, 배, 감, 대추 .. . . . 배추, 무, 파 . . .를 주절거리고 있자니
한심한 생각도 들고 어쩌다가 내가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검사관으로부터 " 잘하셨다 " 는 칭찬을 들으니
그나마 안심이 되었습니다. 혹시 나중에 치매검사를 받을 님들에게 참고가 되시라고 안내를 드립니다만,
이 외에도 간단한 도형 그리기가 있었고, 주사위 그림을 내밀며 이게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아, 나는 대답을 못 했습니다.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점수가 깎였는데 결과는 총 30문항 중 27개를 맞추어 정상 판정을 받았고
합격 확인증과 아울러 작은 담요 한 장과 파스 한 팩까지 선물을 받아 들고 가벼운 걸음으로 귀가를 했습니다.
이번 검사는 운전면허를 갱신하기 위한 필수적인 코스였는데, 준비를 위하여 몇 군데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혹시 나라에서 고령자의 운전을 막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 이렇게 절차를 까다롭게 하여 강제로라도 면허를 반납받으려고
취하는 조치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하는 게 맞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지능력이 떨어진 노인의 운전은 불안한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난해 9월에 현직에서 물어난 후부터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운전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안 할 수 없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아직은 면허를 반납할 수 없어서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를 밟았고 이제 건강검진 결과가 나오는 2주 후에는 새 면허를 받을 예정입니다.
젊은 운전자도 사고를 많이 내는 판국에 어쩌면 그 사고 통계를 노인들에게 씌우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없지는 않지만
내가 생각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급적 운전을 자제할 계획이고 혹여 운전을 하더라도 철저히
교통법규를 지키며 안전운전을 해야 되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첫댓글 치매검사 문항이 전국적으로 같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검사후 선물이 많네요
파스에 작은담요 까지
우린 합성재질 시장바구니 한개였는데 ㅎㅎ
큰언니 님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문항은 공통인 것 같습니다. 선물은 다르지만요 ㅎㅎ
부채까지 종이백에 넣어서 한 보따리 가져왔습니다.
아! 나도 운전면허 갱신하려면 이거 치매검사를 해야하는거군요?
나는 내년초에 운전면허 갱신해야하는데 신경쓰입니당
치매검사가 겁은 안나는데 귀찮을거같아요 하하하하하
치매검사에다 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안전교육까지 받아야 합니다.
귀찮지만 의무사항이니 어쩔 수 없더군요. 미리 걱정하실 건 없을 것 같습니다.
반납은 하기 싫더군요. 감사합니다.
잘하셨네요.
저는 벌써 세 해 전에 운전을 놓았는데
더러 더러 서운한 생각도 들데요.
없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지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필요해서 갱신을 하기로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정상으로 통과되심을요
내자신을 위해서라 생각하심
맴이 편안하지싶네요
해피하루~요
그렇습니다.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그런데요 거의 통과됩니다. 치매가 있는 사람은 검사도 받을 수
없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잘 하셨습니다.
가끔은 국가 공공기관에서 하는 설문 문항에서
좀 떨뜨럼한 표현은 모두가 느끼는 가 봅니다.
우리나라, 참 잘 사는 나라이지요.
치매 검사를 해주고도 선물도 주고 ...
이번, 백신 예방주사 맞는 절차와
전화, 문자를 통하여 안내하는 것
공무원들의 친절과 질서, 서비스,
백신 맞는 곳까지 대형 새버스가
왔다갔다 하는 걸 보니
참 천국이 따로 없다로 느꼈습니다.
참고사항이 되겠습니다.
잘 읽었네요.
지금은 어딜가나 노인의 복지시설이 잘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치매검사도 정중하고 세심한 배려가 있었습니다. 고맙지요.
위원님 감사합니다.
저는 국가에 반납하였습니다.
어쩐지 운전 하기 싫어저서
반납하고 후회도 들었습니다.
그냥 가지고 있어야 했다 싶어집니다.
반납은 좀 생각해 보는 좋을 듯 싶었습니다.
갖고 있더라도 별도의 부담은 없으니까요.
기왕 반납하신 거 편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독일에서는 면허증을 자진납부 하면 6개월동안 교통권을 준다고 합니다.
저는 좀더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 이지만,
80이 되면 운전 그만 하고 싶은데 장담을 못하겠네요.
일단 아이들 한테 그렇고 선언을 해놨으니 지켜야 되겠지요...ㅎ
그 문제는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겠지요.
운전면허 유효기간이 3년이니 그때 가서 저도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현아 님 감사합니다.
무사히 통과함을 축하해야 되나요.
약간은 서글픈 일이나,나이가 들면 젊은이보다
사고률이 많은것 같으니 국가의 시책을 이해해야 하겠지요.
선물도 주고 우리나라 좋은 나라입니다. ㅎ
3 년 유효기간이 좀 짧네요.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사고율이 많은 건 인정해야지요.
수검자에게 선물도 주고 환경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정상 판정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쭉 27점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그러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