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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달전쯤 텔레비젼에서 즐겨보는 주말 드라마를 보다가 평범한 한장면에서 갑자기 시선을 멈췄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함께 길을 걷다가 여자 주인공이 슬며시 남자의 어깨에 기대더니 남자의 팔에 팔짱을 끼는 장면이었다... 나는 순간 두군거리는 심장의 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팔짱을 끼고 다닌 이후부터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 때면 아내는 자신의 얼굴을 내 어깨에 얹어 놓곤 하였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어느 날부턴가 나에게서 아내의 팔이 슬며시 멀어졌다. 아이들이 크고 나서는 팔짱을 끼던 아내의 팔이 저만큼 멀어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고 말았다. 끼던 팔짱이 벗겨지고 떨어져 나가고 멀어질 때까지 아내도 나도 그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팔짱의 빗장이 벗겨지자 우리부부는 연인사이에서 함께 길을 걸어도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나란히 걷는 동무 사이로 번해버린 것이었다. 아아, 나는 그 그리웠던 젊은 날에 우리들이 함께 하였던 팔짱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함께 성당을 가던 일요일 아침, 나는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우리 다시 팔짱을 낍시다"... 그러자 아내는 마치 징그러운 벌레를 보듯 진저리를 치면서 말하였다. "엣끼 여보슈. 팔짱은 젊은 사람들이나 끼는 거예요." "어때서. 우리들이 어때서." 우리들 같은 중늙은이들이 팔짱을 끼고 다니면 남들이 웃는다구요. 보세요 팔짱을 끼고 다니는 중늙은이들이 있는가..." 아내는 사람들이 들끓고 있는 성당의 앞마당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나는 아내가 가리킨 그곳을 바라보았다. 마침 미사시간이 되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지만 아내의 말대로 팔짱을 끼고 있는 중년 부부는 단 한 쌍도 발견할 수 없었다. "난 팔짱을 끼고 싶소. 낍시다." 내가 옛날처럼 오른쪽 어깨를 동그랗게 벌리자 아내는 내 어깨를 소리가 나도록 때리면서 말했다. "미쳤나봐. 이 할아버지가." 난 안다 팔짱을 끼지 않는 것은 우리가 나이가 든 중 늙은이여서가 아니라 그래서 남들이 흉볼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우리 기쁜 젊은 날처럼 나에 대한 사랑의 열정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지 못하기 때문임을. 나는 아내의 팔짱을 다시 받고 싶다. 아내에게서 팔짱의 대접을 받고싶다. 강제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넘쳐흐르는 사랑의 표시로. 그리하여 우리부부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팔짱을 끼고 다니는 그런 다정한 애인 사이가 되고 싶다. 아니다 할아버지가 될수록 더욱 팔짱을 끼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나이가 들어 함께 늙어 간다는 것은 결국 두몸의 두 사람이 한몸의 한사람으로 되어간다는 의미이므로. 나는 안다. 언젠가는 아내가 어깨에 다시 슬며시 팔짱을 끼게 될 것임을 마치 손가락에 결혼 반지를 슬며시 끼워 넣듯이. 그날 나는 새 신랑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 매화가 참 예쁘지요? 향긋한 봄 향기가 느껴지네요 책을 읽다가 사랑하는 여러분을 위해 옮겨 왔답니다. 봄과 더불어 신혼 때처럼 새신랑 새 신부 기분을 느끼시라고요 방금 사목 방침으로 정했거들랑요^^* 앞으로 성당에 오실 땐 꼭 팔짱을 끼고들 오십쇼 안 그러시면 입당을 불허할 예정입니다요...ㅎㅎㅎ 배우자가 정, 말을 안들어 주시면 저라도 대신 해드릴께요^^* ㅋㅋㅋ 사랑도, 행복도 노력하고 용기 있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쑥스러워 마시고 그렇게들 한번 해보세요∼ 무서운 본당 신부님 때문이라고 핑게대시고요^^* 못 이기는체 하시면서 말입니다ㅎㅎㅎ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그렇게 함으로써 내 배우자가, 우리부부가 행복을 느끼며 항상 젊고 멋있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야 아, 그 무엇인들 못하겠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니 망설이지 마세∼용 그럼 기대 해보겠습니다. 즐거운 시간들 되세요^^*】 주 신부 |
첫댓글 남편과 전 걸음걸이 차이가 많이 납니다. 팔장을 끼게 되면 남편의 빠른걸음 때문에 자세가 이상해집니다. 제 다리보다 앞서가는 팔때문에 끌려가는 자세가 되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