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녹색병원 정형외과엘 다녀왔다.
설 이후부터 손목과 손가락이 또 많이 안 좋아져서..
작년 시월부턴가 갑자기 손목과 연결된 엄지손가락 윗부분은 물론이고
손가락 마디까지 시큰하고 찌릿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일상생활에서 손을 써야 하는 모든 부분에서 불편할 정도로.
심하면 가만있어도 저릿하고... 조금 덜 쓰면 낫다 싶기는 했지만,
이러다가는 (눈보다 손 때문에) 밥벌이도 못 하게 되겠다 싶은
불안한 맘이 들기도 했다.
들은바로 손목터널증후군이 아닌가 의심되던 차에
아는 분이 확실히 진단을 받아보고 대처하라 하여,
그분한테 전해들은 곳으로, 그래도 양심적으로 보는 병원이라 하길래
(환자를 상품(돈을 벌어들이는)으로 취급하는 이 시대의 병원이 나는 진짜 싫여~~;; )
우리 집 가까이도 아닌 면목동까지 찾아간 것!
예약을 하지 않고 간 탓에 한 시간 이상 기다려
2분 정도나 면담(진찰이라고 할 수 없었지)했을까나..
하튼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은 치료할 정도가 아니니)
좀더 심해진 담에 오라나? - -;;
(헐~! 넘 양심적인 건가..ㅋ)
일반 정형외과에서 당연히 시키는 촛농찜질도
안 해 주더라, 그냥 집에서 뜨거운 물로 하면 된다며..
그러니 어쩌겠는가, 처음 방문한 녹색병원
별무소득으로 걍 돌아올밖에...
(복도 벽에 죽 내걸린 임옥상과 이철수 화가의
그림, 판화는 실컷 봤네. 꼭 갤러리에 온 것처럼...)
그렇다면..
내가 너무 엄살을 부렸단 말인가?
수도꼭지 올리고내리기, 문고리 돌리기, 양치질 같은
손가락이나 손목에 힘을 줘야 하는 아주 사소한 놀림에도
지장이 있을 정도니 그런 것만은 아니겠고..
이참에 문제점을 한번 짚어 볼거나~
문제를 알아야 방책도 나오는 거니까.
생각해 보면 마음 한구석에 걸리는
찝찝한 부분들 확실히 있었다!
가령 도구 또는 환경의 문제점?
예를 들면, 청소기를 바꾸고 나서부터
왠지 손목에 무리가 온다 싶었다.
바꾼 청소기에는 먼지를 따로 모으는 기다란 플라스틱 통이
손잡이에 달려 있는데, 그냥 바닥만 미는 게 아니라
솔을 달아 가구 위의 먼지를 빨아들이는 내 방식에서는
청소기 손잡이를 들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그게 꽤 무겁게 느껴졌거든.
환경의 문제점이라면,
불편하게 만들어진 부엌과 싱크대 구조가 쓸데없이 손목을 쓰게 만드니..
둥게둥게 쌓여 있는 그릇 하나를 꺼낼 때도, 그리고
무거운 조리기구들조차 내 손목을 힘들게 했을 터이다..
그뿐이랴! 지금으로서는 손목을 조금이라도 덜 써야 할 텐데, 그러려면
뻑뻑한 수도꼭지도 바꾸어야 하고, 몇 번은 돌려야 켜지는
오래된 가스레인지도 바꾸어야 할 게다.
또, 방법의 문제점도 있겠지~
손빨래에 대해 경고하는 사람들 많았는데
두어 해 전부턴 빨래 쥐어짤 때 손목이
기분 나쁠 정도로 새큰했건만,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했으니... 요즘은 되도록 손빨래 안 하려고 하지만 말이다.
이젠 바로 빨아야 하는 행주나 걸레 같은 것까지도 꼭 짜기 힘든 형편이니..
고르게 일을 하지 않고 한꺼번에 몰아쳐 하는 것도 몸에 무리를 줄 터!
그리고 수돗물을 받으면서 한 손으로 냄비 따위를 들기도 하는데, 이것도 노!노!노!
그 밖에
컴퓨터의 무절제한 사용(일로 장시간 쓰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오락용으로^^;),
그리고 집안의 쓰리디(3D) 일은 거의 내 차지라는 거,
약한 손목을 고려해 근육 운동을 충실히 하지 않은 점, 등등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제일 큰 문제점은 나 자신이네!
안 하면 안 하고 말지, 하게 되면
힘들어도 끝장을 보는 ‘스톼일’이라는 거지, 내가~~;;
누구 말마따나, 이런 성격을 고쳐야지.. 그러지 않는 한!!
첫댓글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늘어나는 흰머리, 노안, 언제 큰돈 잡아 먹을지 모르는 이(빨), 목디스크, 심장, 폐장, 위장, 간장, 발췌장. 신장, 섹슈얼리티는 사라지고 젠더만 남은 아랫몸, 아픈 관절, 시린 손발끝...어쩔 수 없지요. 양손에 가시, 막대 들고 막고 쫓아본들......ㅎ
ㅎㅎㅎ 옛말씀 그른 거 하나 없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