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어제 잘 아는 선배의 전역식에 갔었다.
48년생, 해사 26기. 해병대의 요직을 두루거친 경력.
발안의 해병대 사령부는 (剛속에 柔가 있듯이) 호수와 산을 안고서 부잣집 정원의 모습이더군.
이 사령부는 소장으로 예편하는 이 선배가 부지선정을 기획하였다 한다.
이 사령부에 얽힌 몇 가지 재밌는게 있더군.
원래 해병대 창설지는 진해의 "덕산리"라는 곳인데, 경기도 발안의 이곳에 정하고 보니
여기도 "덕산리"였다나? 현재, 사령부 입구에 "덕산대"라는 큰 비석이 서 있다.
또한 사령부 본관을 지을 자리에 큰 바위가 있었는데 오래전부터 이곳 주민들이 그 바위를
"사령바위"로 불렀다네~
하여 그 바위를 부수지 않고 비껴지었고 바위는 지금도 그대로 보존 해 두었다 한다.
이곳은 호수와 산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풍광과는 다르게 상당히 터가 센곳이라데~
하여, 이를 누를 수 있는 기가 센 단체가 들어와야 한다는 풍수였다고...
이래저래 이곳은 해병대 사령부의 적지였다나?
장군 전역식은- 전두환,노태우등의 것만 봐 와서 였을까?- 생각보단 조촐하더군.
이 선배, 몇년전 장군으로 별을 달았을때 길가에 걸어놓은 축하 플래카드도 내가 사진 찍어드렸는데...
기억하는가?
<1983년 아웅산 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있을 때,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인한 수해와 관련,
북한은 1984년 우리측에 돌연 수재물자의 제공을 제의했었지.
우리 정부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그 해 가을 인천항에서 수재물자의(주로 쌀로 기억됨) 인도가 이루어졌지.>
<내 그 때를 지금도 잘 기억하는 건,
군부대의 철조망과 어울리지 않을 듯 하면서도
(쓸쓸한 느낌으로 어울리던) 연약한 코스모스들이 많이 피어 하늘거리며 있었고,
가을 특유의 햇빛, 시골스런 항토흙, 길가의 잡초들...
그런것을 느끼며 그 부대를 당시 방문 했었거든.>
<이 선배는 당시 소령으로서 김포의 한 부대에서 작전 장교로 있었는데
물자 전달 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 할까봐 완전 비상대기 중이더군.
하여, 기껏 찾아갔다가 얘기도 못하고 온 적이 있었지.>
전역식을 보며 20여년 전의 그런 생각이 문득 회상되어지는데,
이번은 우리가 북한에 구호품을 보내주는 이때에 36년간 몸담고 있던 군을 이 선배는 떠나더군.
강건한 청동상 같던 청년장교에서 이젠 초로의 민간인으로 돌아가는 선배의 옆 얼굴을 보며
우리의 보편적인 자화상이 문득 스치네~
"수줍던 몽우리에서 화려하게 꽃 피우고 의연하게 저녁을 맞이하는..."
그러나 시드는 꽃, 저무는 해라고 실망은 말자.
내년에도 꽃은 여전히 피고 예쁠 것이며 내일도 해는 빛날 것이며...혹, 그렇지 않더라도
황혼도 나름대로 멋있으니까!
꽃은(피고) ...
노을은(지고)... 그러나 아름다운 황혼.
첫댓글 최근 짬짬이 찍어둔 사진으로 글 한번 엮어 봤슴다. ^^ 오늘은 근로자의 날. 쉬는 날인데...특별한 계획 짜지 않고 그냥 편하게 하루 쉬어야 겠구먼. 이것저것 보고~ 쓰고~ 정리하며...
아~~~니??? 부장도 근로자냐??? 허~~ 그거참!!! 이래서 직장생활을 하는거구만~~여하튼... 맹진이는 조~~~오~~~켔~타!!!
난 안 쉬고 싶은데...회사 전체가 다 쉬니 우쩌겠냐?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