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청년이 배가 고파서 찾아왔습니다.
아버지가 도박에 빠져서 아들인 자기까지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놓고 혼자 도망가버렸답니다.
우리 오랜 손님이 드디어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리어카를 빌려서 고물을 줍는 일입니다.
정부미를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배달하는 일을 하는 분이 배가 너무 고프다면서 밥 좀 먹게 해 달랍니다. 드시라고 했습니다. 고맙다면서 쌀을 20Kg 한 포를 선물로 주십니다.
점잖게 생긴 분이 밥 좀 먹게 해 달라고 합니다. 놀라울 정도로 많이 드십니다. 며칠을 굶은 분 같습니다.
멸치볶음을 봉지에 쓸어담고 도망갔던 분이 나타났습니다. 왜 멸치볶음을 봉지에 몰래 담아갔느냐니까 고양이가 아파서 그랬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 하고 식사라게 했습니다.
권여사께서 핸드백을 집에 가져다 놓고 와서 김치거리 다듬어주고 계십니다.
꼴베 형제가 생일날 고등어 자반 구이를 먹고 싶답니다.
고등어자반 한 손에 5천원입니다. 여덟손을 샀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구워줄 것입니다.
내일은 베드로 바오로 대축일입니다.
저의 본명 축일이기도 합니다.
마른 장마가 계속되다가 베드로 바오로 대축일 지난 다음에야 비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7월 1일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합니다.
새벽에 베로니카와 모니카와 함께 베베모 가족은 청송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늘은 곧 큰비가 쏟아질 듯 했습니다.
청송 3교도소에 갔습니다.
저는 바오로 형제를 면회했고, 베로니카와 모니카는 프란치스코 형제를 면회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감호자입니다. 감호법은 지금은 없어진 법이지만 감호법에 의해 처분을 받은 사람들은 아직도 청송 3교도소와 천안교도소에 수용되어 있습니다. 감호법이 없어질 즈음에 어떤 사람이 만약에 징역 25년형에 감호처분을 받았다면 감호법이 없어졌더라도 징역 25년을 살고난 다음에 감호 7년 미만을 살아야만 한답니다. 참 이상야릇한 법 적용입니다.
면회를 마치고 진보로 나왔습니다. 우리밀 칼국수 식당에서 맛있는 국수를 먹고 떡집과 수퍼마켓에 가서 떡과 케이크와 빵 그리고 사탕과 과자와 수박을 샀습니다. 사회복귀과에도 선물할 커피믹스도 한 통 샀습니다.
청송 1교도소에 들어갔습니다.
교도소에서 소그룹 자매상담을 합니다. 15명에서 20명 정도의 그룹 모임을 매월 한 번씩 가집니다. 천주교와 기독교 그리고 불교에서 이런 소규모 그룹 모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도소 내의 집회장소에서 만납니다. 한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의 모임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도하고 소식을 나누고 준비해 간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룹 모임에 참석한 재소자들에게 영치금과 필요한 물품들을 나눠줄 수도 있답니다.
모임을 하는 동안에도 교도관이 지키고 있답니다. 그렇지만 다른 경우에 비해서는 아주 자유로운 모임입니다.
청송에는 1995년에 처음 찾아갔습니다. 벌써 20년도 넘었습니다. 한 달에 두 번씩 찾아가서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재소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다가 허리가 무리가 가서 한 달에 한 번 찾아가는 것으로 줄었습니다. 매 달 찾아갈 때는 두 곳의 교도소를 방문합니다.
이번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베로니카께서 어느 형제에게 언제 출소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열여덟 해가 지나면 출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몇 년째 자매상담 모임에서 만났는데 아직도 출소하려면 열여덟해나 남았다니 더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청송 1교도소 민들레 자매상담에 나오는 형제들은 거의가 10년, 20년, 30년 아니면 무기징역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나이도 서른 살 청년에서부터 칠십 노인까지 다양합니다. 연세가 칠십이 다 된 노인이 앞으로도 거의 20여년을 더 징역을 살아야 나올 수 있다니....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처음 형제들을 만나면 얼굴에 어둠이 가득합니다. 희망이라곤 없습니다.
그런 형제들이 베로니카와 모니카의 자상한 도움으로 얼마 후에는 얼굴에 웃음이 어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놀랍게 변합니다. 희망을 가집니다. 기적입니다.
십여년 전입니다. 모니카와 함께 청송교도소에 어느 날 들어갔는데 세상에 모니카와 나이가 거의 비슷한 24살 청년들이 푸른 수의를 입고 자매상담에 나왔습니다.
그 청년이 겨우 나이 스물네 살. 십년 전에는 소년원에 있었고, 십년 후에도 교도소에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 청년이 베로니카의 작은 도움으로 변하더니 중입검정고시, 고입검정고시, 대입검정고시까지 마쳤습니다. 이젠 8월에 출소합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도 돈이 필요하지만 돈을 마련할 길이라곤 거의 없습니다. 만 원만 있어도 품위있게 수용생활을 할 수 있는데 그것마저 없으면 참으로 힘이 듭니다. 간혹 아프거나 눈이 나빠서 안경이 필요해도 돈이 없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치아가 상해도 무척 어려워집니다.
베로니카께서 영치금을 나눠 줍니다. 필요한 것들은 자상한 누나처럼 챙겨줍니다. 먹을 것도 충분히 챙겨 갑니다. 참 좋습니다.
마침기도를 하고 다음 만날 기약을 하고 교도소를 나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나와서 민원실에 가서 영치금과 필요한 물건들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오후 4시쯤이 되어야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섭니다.
안동에서 고속도로 들어갈 때 모니카와 운전을 교대합니다.
모니카가 폭우 속에서도 능숙하게 운전을 잘 합니다. 비가 너무와서 저녁 먹는 것도 포기했습니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도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용인휴게소에서 제가 운전을 해서 인천까지 돌아왔습니다. 도착하니 밤 아홉 시입니다.
라면을 끓여서 저녁을 먹는데 억수로 비가 쏟아집니다.
모니카의 말을 듣고 곧바로 집으로 온 것이 정말 잘 한 일입니다.
딸의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깁니다.
첫댓글 어두운 곳에 밝은 빛이 되어주는 사랑!
베베모 세분의 사랑은 항상 특별합니다. 여행길이 아름다워요~
교도소 형제님들과 진솔한 마음으로 교감하는 베베모가족의 모습이 감동입니다. 감동^^
삶의 가장 아름다운 방식을 조금씩 조금씩 익혀갑니다.
오늘도 밥짓는 냄새에서,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하는 민들레 국수집 풍경에서 참행복을 느끼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비가 너무 쏟아지는 바람에 다녀오시는데 어려움이 많으셨겠습니다...
빗길에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세분의 뜨거운 사랑덕분에 세상의 이면이 아름답습니다^^
빗속을 뚫고서 청송교도소로 희망을 전하러 가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민들레 교정사목을 읽으면서 깨달음 만큼 실천하면서 살겠다는 마음이 큽니다. 저도 조금은 그래야하지 않나...반성하게 됩니다.
비가 오는 폭우 속에서도 형제님들을 보러 가신 민들레 수사님과 베로니카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묵묵히 전해주는 사랑! 민들레국수집의 교정사목은 언제나 감동입니다.
이런 더운 날 일수록 힘드실 분들이 많을텐데...
안쓰럽고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런 분들의 친구로 민들레 국수집이 있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민들레 수사님과 베로니카님 VIP 손님들 대접하시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동화같이 아름답네요~ 이제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희망터전이 되었습니다.
함께하는 모든 이웃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 국수집 화이팅!!
사랑은 참으로 신비합니다.
마음속을 환하게 밝혀 주네요.
민들레 국수집 참 고맙습니다.
민들레 국수집 앞으로도 화이팅!♡
날마다 어려운 이웃들의 뒷바라지를 해주는 민들레국수집.... 더 큰 발전을 기도합니다. 지금까지도 너무 잘해주셨기에...
앞으로도 민들레 국수집 파이팅!!
민들레국수집 안에서 민들레같이 환한 사람 꽃이 피네요. 희망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기 위해, 조만간 따사로이 질 꽃송이가...
빗길을 뚫고서 교도소 형제님들에게 주님의 사랑으로 함께 하시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먼길을 마다 하지 않으시고 면회와 후원을 하시네요.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아픈사연을 가진 이들에게 사랑의 마을을 품고 있는것이면 언제나 기쁨속에서 사는 것이라 믿을수 있는 삶은 정말 은총입니다.
민들레 국수집 덕분에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장맛비속을 뚫고서 민들레 교정사목 풍경 멋집니다.
어두운 곳에 빛이 되어 주고 사랑으로 환하게 밝혀주는 민들레 수사님 최고!
민들레 교정사목을 보며 따뜻한 마음을 담아갑니다....
사회를 밝고 행복하게 해주시는 서영남 대표님께!
가난하고 배고픈 이들의 작은 쉼터!
민들레국수집의 무궁한 발전과 봉사하시는 모든분들게 주님의 축복과 은총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늘 함께하는 기쁨을 봅니다.
빗길을 뚫고서 감동입니다.
교도소는 어두운 곳 사랑이 없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민들레 교정사목을 보면 꼭 그런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민들레는 늘 사랑이 이렇게 넘쳐서 좋습니다. 베베모 가족 다녀오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민들레 수사님과 베로니카님의 사랑은 참 특별한 것 같습니다. 놀라운 사랑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