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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장애학생 여가활동 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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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최 현 정 스웨덴 메라르델란대학교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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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장애인의 삶의 질을 더욱 확고히 공표한 UN의 ‘장애인 권리 협약’을 보면, 장애인의 문화생활, 레크리에이션, 여가 생활과 스포츠 참여 등(제30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인간이 접하는 인간 삶의 영역에서 ‘놀이(play)’, ‘여가(leisure)’가 갖는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서,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와 물리적 지원·통합을 넘어 그들 개개인의 삶의 질에 초점을 두고 이를 향상시키고자하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북유럽의 대표적인 복지국가 스웨덴에서 장애학생들에 대한 여가 활동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스웨덴의 전반적인 학교교육 및 특수교육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고, 각 ‘코뮨(kommun, 이하 지방자치단체)’안에서 어떠한 시스템으로 장애·비장애학생들이 여가활동을 즐기는지를 여가활동센터(fritidshem), 청소년 여가활동센터(fritidsgard), 특수학교(sarskola)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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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스웨덴의 학교 시스템
스웨덴 행정의 가장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지방자치체는 총 290개가 있으며, 이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육, 보건, 사회 정책, 주택, 보육, 노인복지, 환경, 긴급구호 등 행정적인 일들에 대해 계획·시행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다. 각 지방자치체의 책임 아래 장애를 가진 아동과 그 가정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 지역에 속해 있는 각종 학교와 센터(보육센터, 여가활동센터 등), 시설 등이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그림1>은 스웨덴의 전반적인인 학교 시스템을 나타낸 것이다. 특수교육 제도를 살펴보면 정신지체, 정서장애, 학습 장애 등으로 인해 일반학교에서 학업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sarskola), 중도·중복장애학생을 위한 훈련학교(traning skola), 시각장애·청각장애, 중복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specialskola)로 나뉜다. 대부분의 장애학생들은 일반학교에 통합되어 있으며, 영·유아기 단계부터 장애·비장애의 구분 없이 모든 아동들은 부모들의 사정에 따라 이용하는 기관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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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모두를 위한 여가활동(fritid far alla)’
스웨덴 정부 부서 중 문화부(kulturdepartementet)는 문화, 미디어, 다양한 여가 활동 등을 위해 전체 예산의 1.3 %를 차지하고 있다. 각 주(lan)나 지방자치체에서는 지방의 특색과 자연적 환경, 기관, 단체, 주민들의 요구들을 고려하여 다양한 여가 활동 프로그램들을 지원한다. 각 주나 지방자치체의 홈페이지에는 ‘문화 및 여가 활동(kultur & fritid)'에 대한 정보들을 필수적으로 제공하고 있고, 특히, 청소년들의 건전한 여가 활동이나 야외 활동, 게임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청소년 여가활동센터(fritidsgard)’이나 ‘청소년센터(ungdomsrad)’, ‘야외활동(friluftsliv)’, 스포츠, 문화 활동 프로그램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매주 다양한 활동들을 선택하고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나 모임에 참여할 시, 장애로 인해 특별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지방자치체에서 ‘장애인법(Lagen om Sarskilt Stad och Service, LSS)’에 근거하여 여가활동이나 캠핑 시 필요한 보조원, 경비에 대한 보조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다음은 구체적으로 학교 단위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어떠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지 대표적인 여가활동기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유·초등학생을 위한 ‘여가활동센터(fritidshem)’ 스웨덴의 자녀양육에서 영·유아기에 있는 아동들에게 가장 중시되는 것은 ‘놀이’이다. 따라서 의무교육기관의 교육과정 안에는 모든 학생들의 학습과 발달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놀이’를 강조하고 있다. 장애로 인해 특별한 치료를 위해 병원 또는 그와 비슷한 치료적인 환경에 머무르는 아동들을 제외하고는 스웨덴의 모든 아동들이 가족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고려할 때, 장애아동들이 영유아 때부터 일반 아동들과 더불어 영·유아보육 기관,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통합된 교육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여가활동 또한 일반학생과 장애를 가진 학생이 구별되지 않고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학습과 여가활동을 즐기는 통합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부모의 사정에 따라 여가활동센터와 개방형 여가활동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여가활동센터는 6~12세의 아동들이 주요 이용을 하며, 특히 부모가 취업, 학업 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 6시 30분까지 연중 운영(여름 휴가 4주 제외)된다. 또한 개방형 여가활동센터는 10~12세의 특별한 보호, 감독이 필요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지역사회에 있는 다른 학교들의 방과 후 활동이나 클럽 활동을 위해서도 이용되고 있다. 특히, 이들 여가활동기관들은 단순히 유치원이나 학교 이외의 시간에 특별한 활동을 하는 것 이상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1994년부터 이들 여가활동기관들이 유·초·중등학교와 같은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따르게 되었고, 2001년부터는 여가활동센터의 교사들이 유·초·중·고등학교 교사양성 프로그램 안에서 함께 양성되고 있는 환경이 여가활동센터가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이게 된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이는 청각장애나 시각장애, 언어장애, 중복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장애학생들이 일반학교에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는 스웨덴의 학교 시스템을 고려할 때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즉, 일반학교 교육과정 틀 안에서 운영되는 특수학교(sarskola)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 또한 일반학생들과 같이 그들의 부모의 사정에 따라 오전과 오후 시간에 이들 기관을 이용하고 있다. 2008년 통계 자료에 의하면 6~9세 아동 79.8%, 10~12세 아동의 13.1% 가 여가활동센터에 등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여가활동을 위한 비용은 얼마나 될까? 2002년 1월부터 이들 양육기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비용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부모의 소득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유치원의 경우는 그 비용이 각 가정의 소득수준의 1~3%, 초중학교의 경우에는 1~2%를 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한 가정의 자녀수가 많을수록 이용하는 비용에 대해 혜택을 주고 있다.
2. 청소년 여가활동센터(fritidsgard)
지방자치단체와 기관·종교 단체 등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는 청소년 여가활동센터는 주로 10세부터 18세의 청소년 또는 지역주민들이 방과 후나 공휴일, 방학 등에 이용하고 있다. 그 한 예로 링세핀(Linkaping : 스톡홀름 주변의 주)에 있는 ‘뤼드 여가활동센터(Ryds fritidsgard)’의 경우, 오후에는 10~12세까지의 소년·소녀들을, 보통 밤 시간인 11시까지는 13~16세까지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제공하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여러 개의 청소년여가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모든 주민들을 대상으로 또래 모임을 주도하고 스포츠, 여가 활동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한 비용은 각 모임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무료이거나 음료수나 식사비용 정도를 지불하는 정도로 저렴하다. 다양한 활동들을 지원하는 여가활동센터들은 개방 시간과 연령별로 이용할 수 있는 활동 및 요일을 소개하고 있으며, 청소년 클럽모임, 탁수, 당구, 스포츠, 음악 클럽, 컴퓨터, 요리 등의 다양한 활동들을 제시하고 있다.
3. 특수학교(sarskola)의 여가활동 특수학교에서의 계획한 여가 활동들은 크게 앞에서 소개한 지방자치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과 학교 안에서 교육과정과 함께 흡수되어 이루어지는 활동들이 있다. 각 지방자치체의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6~12세의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에게는 특수학교와 여가활동센터가 함께 계획한 프로그램을 수업 중 또는 방과 후에 제공한다. 12세 이상의 학생들은 ‘장애인 특별법(LSS)’을 기본으로 법이 보장하는 서비스들을 포함하여 학생들이 원하는 여가활동들을 할 수 있다. 다음은 한 특수학교에서 정한 여가활동 프로그램의 활동 목표를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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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 학생들이 놀이 상황에서 예술적인 재료를 가지고 그 자신의 방법대로 표현하기 2) 각 학생들이 자신의 신체 개념과 장애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3) 각 학생들이 가능한 한 기능적이고 독립적이 되도록 하는 것 4) 각 학생들이 여가활동센터에서 제공하는 활동 속에서 재미있고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것 5) 각 학생들이 일상생활 하는 데 사회적인 역할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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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활동 프로그램은 각 학생의 교육목표와 학교 일과 안에 여가활동들이 자연스럽게 계획되어 있다. 표1은 실제로 한 특수학교(sarskola)에서 이루어지는 여가활동계획을 예시로 제시한 것이다. 각 활동들은 지역사회와 연계되어 그 내용에 따라 최소한 주일에 한 번 또는 매일 매일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여가활동들은 장애학생들의 특성과 요구,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의 상호 협조에 의해 체계적으로 짜여 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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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활동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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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
활동예시 |
1 |
요리(Mellanmal/Bek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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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기르고,음식을 준비하고 요리기능 향상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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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준비한 점심 식사하기,빵 굽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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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음악 / 드라마(Musik / Drama) |
야외에서 음악과 리듬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증진시키기 |
리듬, 댄스, 신체이해 등 |
3 |
전통문화(Traditioner) |
스웨덴전통에 대해 알고, 전통 행사의 의미와 내용 이해하기 |
전통 행사들에 대한 내용 및 파티 등 |
4 |
자유놀이 (Fri Lek) |
놀이 촉진과 놀이 안에서 또래들과 교류하기 |
매일 여가활동센터에서 놀이 시간 편성 |
5 |
테마주간(Tema) |
시간과 스케쥴을 관리하고 계획하기 |
테마 주를 계획하여 음악, 일상생활 훈련, 그림과 만들기, 요리 등의 활동 등을 손님들을 초대하여 발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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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나가면서
이상과 같이 살펴본 스웨덴 장애학생들을 위한 여가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애·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나라 전체의 사회복지 시스템 안에서 조직된 기관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 글의 접근 또한 사회시스템, 교육, 특수교육 순의 연역적인 접근으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그들의 학교생활에서 또는 방과 후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스웨덴의 경우를 통해 최근 한국 장애학생의 여가교육에 주는 몇 가지 제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스웨덴 여가활동센터들은 단순히 학생들의 흥미에 한정되어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의 사회 참여를 촉진하고 양육의 의미로써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 학교 안에서의 방과 후 활동이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법적, 사회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질 때 여가교육활동이 교육과 양육의 연장선에서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스웨덴 특수학교에서의 여가활동은 학교의 교육과정 속에 흡수되어 보다 기능적이고 실용성 있게 계획되어져 있다. 한국 특수학교의 경우, 이미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매우 유익한 방과후 프로그램 또는 장애학생들의 치료와 교육 모두에 목표를 둔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학생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요구를 모두 수렴하기에는 학교 내에서의 국한된 프로그램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교와 교육과정이 서로 연관된 지역 사회에서의 전문화된 여가활동센터들이 보다 요구되어 진다. 이미 한국의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명제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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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Skolverket.(2008), Child care in Sweden, Stockholm: Sweden. 2) Skolverket.(2009), Karta over Utbildiningssystemet, Stockholm: Sweden. 3) Regeringskansliet.(2009). Kulturdepartementet: Ungdomspolitik, Kultur och Fritid. Stockholm: Sweden. 4) Specialpedagogiska Skolmyndigheten. (2009). Fritids pa Skolan. Harnosand: Swed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