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243]韓愈(한유)70,秋懷詩(추회시)-3-
秋懷詩(추회시)
韓愈(한유)
[三]
彼時何卒卒(피시하졸졸),我志何曼曼(아지하만만)。
犀首空好飲(서수공호음),廉頗尚能飯(염파상능반)。
學堂日無事(학당일무사),驅馬適所願(구마적소원)。
茫茫出門路(망망출문로),欲去聊自勸(욕거료자권)。
歸還閱書史(귀환열서사),文字浩千萬(문자호천만)。
陳跡竟誰尋(진적경수심),賤嗜非貴獻(천기비귀헌)。
丈夫意有在(장부의유재),女子乃多怨(여자내다원)。
<원문출처> 秋懷詩/ 韓愈
本作品收錄於:《昌黎先生集》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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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시간은 어찌 그리 분주하며, 나의 뜻은 어찌 아득하기만 한가.
공손연은 헛되이 술 마시기 좋아하였고, 염파는 아직도 밥을 잘 먹는다네.
국자감(國子監)에는 날마다 일이 없어, 말을 몰아 원하는 곳에 가려하네.
문을 나서면 길은 아득히 멀어, 가고 싶은 마음을 스스로 억제하네.
집에 돌아와 책들을 살펴보니, 책 속의 문자는 많기가 그지없네.
묵은 자취 뜻을 누가 다 찾으리, 내 비천한 기호 헌납할 가치 없네.
대장부는 존재감에 뜻을 두지만, 여자들은 이에 원망이 많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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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卒卒(졸졸) : 분주하다. 총망하다.
○ 曼曼(만만) : 아득히 먼 모양. 끝이 없는 모양.
○ 犀首空好欽(서수공호음) : 공손연은 헛되이 술 마시기 좋아하였다. 犀首(서수)는 위나라 음진(陰晉) 사람으로 성은 공손(公孫)이고 이름은 연(衍)이다. 초나라 유세가인 진진(陳軫)이 서수를 설득하려고 만나 ‘그대는 어째서 술마시기를 좋아하오?’하자 서수가 ‘할 일이 없기 때문이오.’라 하였다.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장의열전(張儀列伝)>
○ 廉頗尚能飯(염파상능반) : 염파(廉頗)는 아직도 밥을 잘 먹는다네. 전국시대에 조나라 도양왕(悼襄王)이 염파를 등용하고자 사자를 보내 염파가 늙었지만 쓸만한가를 보게 하자 염파는 이것을 알고 한 말의 쌀로 지은 밥을 먹고, 고기 열 근을 먹었으며,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아직도 쓸만하다는 것을 보였다. 그러나 곽개(郭開)의 방해로 등용되지 못했다.<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
○ 學堂(학당) : 국자감.
○ 日無事(일무사) : 매일 하는 일이 없음. 서수(犀首)처럼 능력이 있지만 일이 없다는 뜻.
○ 欲去聊自勸(욕거야자권) : 마음에 안 드는 일을 그만두고 은둔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자제한다는 뜻.
○ 書史(서사) : 서적. 경서(經書)와 사기(史記).
○ 浩千萬(호천만) : 많은 모양을 형용하는 말.
○ 陳跡(진적) : 옛일. 옛 자취.
○ 賤嗜(천기) : 천한 기호. 인품이 천함.
○ 貴献(귀헌) : 훌륭한 사람에게 헌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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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창려선생집(昌黎先生集)에 실려 있으며 원화(元和) 7년(812) 무렵 지은 시로 추정되며 완적(阮籍)의 영회시(詠懐持:82수)의 영향을 받아 추회시(秋懷詩)의 제목으로 지은 시로 11수 중 제3수이다. 원화(元和) 3년(808년)에 국자박사(國子博士)가 되었으나 국자감에서 일이 없어 허송세월을 하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서수와 염파에 비유하면서 은둔하고픈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한유(韓愈,768년~824) : 중국 당(唐)을 대표하는 문장가 · 정치가 · 사상가이다. 당송 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자(字)는 퇴지(退之), 호는 창려(昌黎)이며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출처] [昌黎先生集(창려선생집)] 秋懷詩(추회시) 11수 중 제3수 - 韓愈(한유)|작성자 swings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