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죽지 않는 신비
동명 성당 주임 / 구기석 안드레아 신부
스페인의 아발라 데레사 성녀(1515~1582)는 미사 중 이런 체험을 했습니다.
"성녀 글라라 축일에 성체를 보시러 가는데 글라라 성녀가 빛을 발하며 말할 수 없이 곱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녀는 내게 용감하게 계획대로 진행하라 하면서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때부터 성녀에게 큰 신심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녀가 한 약속은 참으로 그대로 이루어졌는데 우
리 수도원 근처에 있는 글라라 수도원 중 한 수도원이 우리의 생활을 도왔습니다. 주님은 또한 많은 일을 돌보아
주셨는데 그건 틀림없이 축복받으신 성녀의 전구 덕분일 것입니다." (자서전 33장)
글라라 성녀(1194~1253)는 1250년대에 돌아가신 분이고, 데레사 성녀는 1580년에 돌아가신 분입니다. 여러
가지 걱정에 휩싸여 있던 데레사 성녀에게 시간적으로 약 300년 앞서 돌아가신 글라라 성녀가 빛 속에 나타나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미사 중에 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도 참으로 놀라운 체험을 합니다. 엘리야는 예수님보다 850년 전 인물이고 모세는 예수님 보다
약 1300년 전 인물인데 빛 속에서 나타나서 예수님과 대화를 합니다. 베드로는 순간 세상 것을 다 잊어버리고
자기도 모르게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마르 9,5)하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신앙의 신비입니다. 우리는 죽어도 죽지 않고 천국에서 천사처럼 영원히 삽니다. 성부 하느
님을 사랑하는 아들로 계산하면서 동시에 베드로 사도에게 신앙의 신비를 체험하게 하셨습니다.
영원히 하는 천상의 방문자들을 이 세상에 보내시면서!
사순 제2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