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세계 최대급의 규모를 자랑한다. 광활한 북미 대륙에 펼쳐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높은 소득수준, 그리고 가족을 중시하는 특유의 문화적 배경 등이 맞물려 있는 미국은 다양한 아웃도어 문화가 발달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지닌 고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을 지니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는 매년 엄청난 숫자의 RV가 생산되고 있는 것은 물론, 유럽이나 아시아등과는 확실하게 구분되는 그들만의 독자적인 RV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미국의 RV들에서는 그들만의 대륙적인 색깔이 진하게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크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클래스A 모터홈은 물론, 이보다 더욱 거대한 컨벤셔널 트럭 기반의 모터홈까지 생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대형화 경향은 피견인형 RV인 트레블 트레일러(Travel Trailer, 이하 카라반으로 대체함)도 마찬가지다. 캠프야에서는 미대륙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초대형 카라반, 제이코(Jayco, Inc.) SEISMIC을 소개한다.
제이코는 미국 최대 규모의 종합 RV제작사로, 다양한 종류의 카라반과 모터홈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제이코의 SEISMIC은 카라반과 유사한 피견인형 RV다. 미국식으로는 ‘토이 하울러(Toy Hauler)’로 분류되는 차량이다. 토이 하울러란 카라반 내부에 거주 공간 외에도 ‘차고’로 사용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형태의 차량을 말한다. 차량 내부를 오직 거주를 위한 공간으로만 사용하는 트레블 트레일러나 유럽식 카라반과는 달리, 차량 내부에 ATV나 모터사이클, 수상레저용 장비, 규모에 따라 심지어는 자동차까지 적재할 수도 있는 공간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SEISMIC은 제이코의 토이 하울러 중 가장 대형의 차량이다. 전장은 세부 사양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짧은 사양이 45피트(약 13,716mm)에, 가장 긴 사양이 45피트 7인치(약 13,894mm)에 이른다. 전고 또한 사양에 따라 최저 13피트 4인치(약 4,064mm)에서 최고 13피트 6인치(약 4,115mm)에 이른다. 전폭은 모두 8피트 6인치(약 2,591mm)로 동일하다. 길이만 13미터 후반에 폭은 2.6미터에 육박하고 높이는 4미터를 넘는다. 국내의 대형 고속버스가 대체로 12m의 전장에 2.5m 미만의 전폭, 3.5m 내외의 전고를 갖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로 초대형의 카라반인 셈이다. 심지어 차축은 무려 3축이다.
제이코 SEISMIC의 차량 중량은 사양에 따라 최소 15,415파운드(약 6,992kg)에서 최대 16,025파운드(약 7,269kg)나 나간다. 차량 총중량은 모든 사양이 20,695파운드(약 9,387kg)로 동일하며, 차고의 적재량은 최소 4,670파운드(약 2,118kg)부터 5,280파운드(약 2,395kg)까지다. 총 중량이 10톤에 육박하는 제이코 SEISMIC는 일반적인 토우 바(Tow Bar) 형태의 견인장치로는 체결 및 견인이 불가능하다. 제이코 SEISMIC는 대형 트레일러에 사용되는 핍스휠(Fifth Wheel) 방식으로 견인되기 때문이다. 또한 견인 차량으로는 적어도 최대 견인중량 10톤 가량의 헤비듀티급 픽업트럭이 필요하다.
제이코 SEISMIC은 그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드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모든 레이아웃에서 차체 일부가 외부로 확장되는 기능이 존재하고 일부 사양에서는 접이식 파티오(Patio)까지 마련된다. 접이식 파티오는 SEISMIC 4113, 4213, 4212 모델에 마련되어 있다. 차체 뒤쪽을 차고로 사용하는 토이 하울러인만큼, 뒤쪽은 램프도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부분은 선택사양 추가를 통해 파티용 데크로도 꾸밀 수 있다. 차체 우측에는 총 2개의 어닝을 설치할 수 있다.
실내의 레이아웃은 차체 후면의 차고 공간, 차체 중앙부의 거실 공간, 차체 전면부의 주 침실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최대 취침 인원은 사양에 따라 최소 7명에서 최대 10명까지지만, 4인 가족과 같은 제한된 수의 인원이 여유롭게 사용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침대는 주 침실과 차고 공간의 변환형 침대, 그리고 거실에 배치된 소파와 소파 상부의 접이식 침대 등이 마련되어 있다.
주 침실은 전 모델에 퀸사이즈 침대가 기본으로 설치된다. 또한 침실은 문이나 거실과 독립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며 가정집의 침실과 유사한 구성을 갖는다. 침실에는 기본적으로 옷장 기능을 겸하는 벽장과 수납용 콘솔, TV 등을 제공하며 화장실 겸 욕실 역시 주 침실에 인접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SEISMIC 4125 모델의 경우에는 아예 화장실 겸 욕실이 거실과 주 침실을 분리시키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주 침실의 바닥은 카펫으로 이루어진다.
거실은 미국의 가정집과 유사한 넓고 넉넉한 공간으로 구성된다. 특히 미국 지역의 RV들에서 나타나는 외부 확장형 구조로 인해 차량의 실제 크기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영위할 수 있다. 그리고 구조 상의 문제로 각종 시설들이 소형화되는 경향이 있는 유럽계 카라반과는 달리, 소파부터 테이블, 주방에 이르는 대부분의 설비가 풀사이즈로 구비되어 있다. 거실 바닥은 리놀륨 소재가 사용된다.
주방은 풀사이즈 싱크대를 비롯하여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등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용량만 510리터에 달하는 냉장고가 기본으로 준비된다. 주방에는 사양에 따라 아일랜드형 테이블이 설치되기도 한다. 청수탱크 용량은 146리터, 오수탱크 용량은 174리터이다.
화장실 겸 욕실은 일반 가정집의 그것에 준하는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다. 샤워 부스가 별도로 분리되어 있으며 샤워부스 사용 중에도 다른 구성원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4250 모델의 경우에는 주 침실과 비슷한 수준의 공간이 할당되어 있다. 이 외에 거실 측에도 화장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으며, 레이아웃에 따라 샤워부스까지 구비할 수도 있다.
차고 공간에는 오토바이나 ATV, 제트스키와 같은 레저용 장비는 물론, 자동차까지도 실을 수 있다. 차고 공간은 차량 내지는 장비를 외부로 빼낸 경우에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한 선택사양으로 램프도어를 파티용 데크로 꾸밀 수도 있다.
미대륙의 스케일을 제대로 보여주는 엄청난 크기의 3축 토이 하울러, 제이코 SEISMIC의 가격은 111,049달러(MSRP, 한화 약 1억 2,448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