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가 원정 3연패 후 6연승을 달리며,
현재 선두 서울 삼성과는 1.5경기 차, 2위 고양 오리온과는 1경기 차 단독 3위에 올랐습니다.
2라운드 들어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는데 그 기세가 꽤 대단해 보이네요.
하지만, 상대팀 상황과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 6연승에 의미를 부여할만한가 의문이 듭니다.
6연승 기간 중 외국인 선수가 메이스 혼자 뛰고 있는 창원 LG를 두번이나 만났습니다.
그리고 부산 KT 역시 외국인 선수가 1명인 상황에서 경기를 가졌었죠.
1라운드에서 패했던 울산 모비스와 공동 4위 맞대결이었던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거둔 승리 정도는 의미가 있었지만,
팀 상황이 좋지 않았던 전주 KCC와의 승리 역시 경기력 자체는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2라운드 전주 KCC를 상대로 어려운 승리를 거뒀는데, 1라운드에는 전주 KCC의 외국인 선수가 한명임에도 더 어려운 경기를 했었죠.)
여러 불안 요소가 있는 가운데서도 연승을 할 수 있었던건 안양 KGC가 잘했다기보단 타팀들의 상황이 좋지 않았죠.
그런 점에서 내일부터 있을 안양 KGC의 2라운드 잔여 4경기는 지금까지의 연승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토요일 선두 서울 삼성을 만난 후 주중에는 2위팀 고양 오리온을 만납니다.
다시 돌아오는 주말에는 3위 다툼을 하고 있는 원주 동부와 꾸준히 플옵 경쟁을 하고 있는 서울 SK 백투백이 기다리고 있죠.
안양은 1라운드 4패 중 3패를 상위권팀 서울 삼성, 고양 오리온, 원주 동부를 상대로 당했습니다.
모두 10점차 이상의 큰 패배였죠. 안양 KGC가 현재 단독 3위라도 상위권팀들은 전혀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번 시즌 전체적인 안양 KGC의 경기력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지난 시즌과는 많은 부분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앞선에서 팀의 압박수비와 속공을 이끌던 박찬희가 떠나고 한희원, 전성현이라는 외곽 옵션이 추가되었다는 점과
이정현과 함께 팀의 외곽을 책임졌던 마리오가 단신의 스피디한 가드 사익스로 바뀌었다는 부분이죠.
그리고 한가지 더하자면, 속공 가담이 가능했던 운동능력 좋은 센터 찰스 로드가
안정적으로 골밑 득점이 가능한 데이비드 사이먼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기록적인 부분을 보자면, 지난 시즌 대비 3점슛 성공 개수와 성공률에서 많이 하락한 상황인데,
(지난 시즌 경기당 3점슛 성공 7.9개, 성공률 32.9%, 이번 시즌 경기당 3점슛 성공 5.9개, 성공률 30.1%)
마리오가 떠났다해도 전성현, 한희원이 추가되었는데 이 옵션들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찰스 로드의 부재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애초에 안양 KGC는 3점슛 찬스를 만들어 던지는 팀이 아니었죠. 대부분 개인능력이나 속공 상황에서 던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로드가 빠르게 상대 골밑까지 뛰어들어가는 사이 외곽에 공간이 많이 났었고, 이런 상황이 3점슛 성공으로 이어지곤 했었죠.
좋아진 부분은 리바운드와 2점슛 성공률입니다. (경기당 34.7개 → 38.0개, 53.7% → 54.8%)
외곽 공격력은 약화되었지만, 사이먼의 합류와 지난 시즌 대비 폼이 좋은 오세근의 존재로 골밑은 더 강화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강점의 변화가 상위권팀들을 상대로는 나타나지가 않습니다.
바로 언더사이즈 빅맨 외국인 선수의 존재 때문이죠.
언더사이즈 빅맨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1라운드 경기에서 골밑의 우위는 KGC가 가지고 갔었지만, 외곽이 침묵했죠. 반대로 고양은 외곽이 폭발)
서울 삼성, 원주 동부와의 경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라틀리프-크레익 콤비는 안양을 상대로 무려 43점을 합작했고, 벤슨-맥키네스 콤비는 39점 25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이먼이 수비력이 좋은 빅맨은 아니고, 오세근의 몸상태가 좋아졌다곤 해도 과거처럼 힘으로 상대 외국인 선수와 싸우고
민첩하게 빈공간을 커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봤을때, 인사이드가 좋은 팀을 상대로는 안양 KGC의 강점이 약점으로 바뀌게 되죠.
(또 다른 인사이드 강팀이라고 할 수 있는 창원 LG와의 경기도 메이스-김종규가 51점 22리바운드를 합작했죠. 다만 외인이 1명 없어 이길 수 있었습니다.)
둘러 말하긴 했지만 상위권팀들을 상대할 때 오는 골밑 약세의 원인은 결국 키퍼 사익스의 존재입니다.
사익스 선수 자체에 대해선 나쁘지 않게 생각합니다. 안양에 뽑힌 후 저 역시 개인적으로 영상과 기록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D리그에서도 나쁘지 않았고, 지난 섬머리그에서는 매우 좋았었죠.
외곽슛에 대한 개선이 눈에 띄었고, 무리하기보단 패스를 돌릴 줄 안다는 부분에서 활약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봤습니다.
다만, KBL이 더욱 언빅판이 되어버렸다는게 문제겠죠.
(실 예로 크레익은 타리그에서 그렇게 네이밍 있는 선수는 아니었죠. 하지만 KBL에선 다릅니다. 신장제한이 있기 때문이죠.)
상대 수비를 휘져어 줄 빠른 가드에 대한 니즈는 안양 KGC에게 지난 시즌부터 있었습니다.
마리오가 외곽슛과 운동능력을 활용한 순간적인 돌파 능력은 있었지만, 기술자로서의 능력은 조금 부족했죠.
좁은 공간을 뚫고 들어갈 드리블 스킬이나 다양한 상황에서 샷을 성공시킬 기술은 부족했습니다.
(그도 당연한게 마리오 리틀은 대학 때까지 3&D 옵션이었죠.)
박찬희의 이적 요구를 떠나서도 개인득점도 하며 팀도 살려줄 기술자에 대한 필요를 김승기 감독은 느끼고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조잭슨의 성공은 그러한 요구에 더욱 기름을 부었다고 보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김승기 감독은 기술과 스피드를 가진 가드 포지션의 선수를 찾았고, 사익스를 선발하게 됩니다.
때마침 여러 이해관계로 박찬희는 떠났고, 상대적으로 포워드진은 여유가 있어보였으니 선발을 망설일 이유는 없었죠.
하지만, 조잭슨의 고양 오리온을 기대했던 김승기 감독의 계획은 여러부분에서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일단 키퍼 사익스는 조잭슨과 전혀 다른 유형의 선수라는 점이죠.
그리고 국내 선수 활용과 수비에서 김승기 감독은 추일승 감독에 비해 두수는 접고 들어가야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한가지 더하자면 헤인즈-이승현-장재석-최진수로 이어지는 고양 오리온의 빠르고 액티브한 인사이드와 다르게
사이먼-오세근의 안양 골밑은 무게감과 안정성이 장점이라는 부분입니다.
사익스 개인의 능력도 문제지만, 김승기 감독이 기대했던 사익스 효과를 보기엔 안양의 구성과 현재 상황이 전혀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중하위권팀(사실 그것도 여러모로 운이 좋았던 대진)을 상대할 때는 스쿼드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지만,
상위권팀들은 그정도로 말랑하지 않죠. 결국 이러한 형태가 계속 유지된다면 중하위권팀들에게도 종종 덜미를 잡힐거라 봅니다.
사익스 선수 개인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섬머리그 때 향상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외곽슛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대학 졸업 후 D리그 밖에 경험하지 못했기에 다양한 지역방어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고요.
스피드나 운동능력 자체는 좋은데, 이 부분을 스스로도 전혀 활용할 줄 모르는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마무리를 점프 스탑 후 올라가는 모습이 많은데 메이드도 잘 안될뿐더러 본인의 스피드를 스스로 죽여버리더군요.
수비에 있어서는 볼맨 수비에 대해 계속 어려움을 겪어서 최근 상대 슈터 위주로 바짝 붙어 따라다니던데,
일시적인 묘수일뿐 장기적으로는 다시 수비적인 단점이 들어날거라 봅니다.
기본적으로 기대했던 상대 수비를 찢고 득점과 어시스트를 마음대로 올리는 모습은 아직까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익스가 단지 D리그에서처럼 1/5 역할을 감당하는 가드였다면 전혀 문제가 안될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KBL이고 외국인 선수에게 팀의 절반 이상을 의지하는 비정상적인 리그죠.
그리고 피지컬적으로 외국인 선수에게 국내 선수가 전혀 상대가 안되는 리그이기도 하고요.
사익스의 몸상태가 아직 100%가 아니고 여전히 적응하는 단계이기에 점점 더 좋아질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했어도 당장 내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이 승리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사익스를 가지고 서울 삼성, 고양 오리온, 원주 동부를 플레이오프에서도 이길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
결국은 교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될테고 점점 교체 가능한 단신 외국인 선수 숫자는 줄어가겠죠.
팀이 단독 3위인데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겠다는 결정을 쉽게할 수 없겠지만, 순위가 떨어진 후 바꾸는건 더욱 의미 없는 일입니다.
개인적인 생각들을 두서없이 쓰긴 했는데, 안양에게 이번시즌은 매우 중요합니다. (구단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정현과 오세근은 시즌 종료 후 FA인 상황에서 둘 모두 이번시즌 최선을 다하고 있죠.
시즌 후반기 강병현, 최현민, 이원대의 복귀라는 전력 상승 요소도 있는 상황입니다.
조금만 집중하고 힘을 내면 어느때보다도 좋은 전력으로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때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익스의 부진과 사익스 효과를 전혀 살리지 못하는 코칭스텝의 무능은 너무 안타깝네요.
6연승기간 젊은 선수들을 키우겠다고 코트 위에 방치해놓고 지켜보던 김승기 감독의 모습은 팀의 연승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정식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준비하고 맞이한 시즌인데, 본인 스스로도 고집만 부릴게 아니라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줬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KGC의 최근연승은 약간 허수도 들어가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정도 좋았고 상대방팀 상황도 KGC에게 좋은 방향으로 흘렀죠.
이번주부터 3-4경기를 보게되면 정확한 판단이 서지않을까 싶네요.
초반판도는 삼성 오리온스 동부와 KGC까지 4팀이 상위권으로 보여지는데
이팀들과는 용병싸움이 안되요.
1. 크레익& 라틀 2. 맥키&벤슨 3. 헤인스&바셋
라틀,벤슨은 사이먼으로 제어하겠지만 크레익 맥키 헤인즈는 사익스로 매치업시킬수도없고, 양희종으로 제어하기는 쉽지않아보입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해 보이기도합니다. KBL에서 용병끼리 다이다이 떠주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플옵에서는 패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다마님.. 블레이클리영입은 어떻게생각하시는지요?
블레이클리 정도면 훌륭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빅에 대한 수비가 아주 좋진 않지만, 사이먼과 오세근의 부담은 물론이고 때에 따라 볼을 들고 플레이함으로 이정현 역시 좀 더 여유가 생기겠죠. 슛에 대한 약점은 있지만 후보군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회만 돌아온다면 꼭 잡고 싶은 선수입니다. LG가 이페브라로 가고 KT가 맷볼딘으로 가게 된다면 안양에게도 기회가 올텐데, 김승기 감독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지금까지 모든 팀들과의 경기를 본 결과 지금 이 상태로 삼성 동부는 이길 성 싶지가 않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사익스 교체해야합니다. 오세근 사이먼 이러다 곧 지칩니다.